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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TV조선X정봉주 ‘시그널’, 사회적 약자 위한 ‘성숙한 컬래버레이션’

정봉주가 TV조선에서 새로운 도전을 한다. 시사 프로그램의 MC를 맡게 된 것. 사회의 음지에 있는 이들을 구출하고 이 사회를 조금이나마 더 나은 방향을 발전시키겠다는 포부다.

TV조선 새 교양프로그램 ‘시그널’ 기자간담회가 3일 오후 서울 중구 조선일보 씨스퀘어 빌딩 라온홀에서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정석영 PD, 허윤무 PD와 진행자 정봉주 전 국회의원이 참석해 프로그램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정봉주/사진=TV조선정봉주/사진=TV조선


‘시그널’은 사회적 약자가 위험해 처한 위기의 현장에서 보내는 구조신호를 뜻하는 것으로 구조의 손길이 필요한 사회 곳곳으로 제작진이 직접 출동해 상황을 파악하고, 사태 해결 및 사후 관리까지 책임지는 솔루션 프로그램.

‘시그널’은 TV조선과 정봉주의 만남이라는 데서 가장 먼저 눈길을 끈다. 정치적으로 진보적인 입장을 견지하는 정봉주와 언론 중에서도 보수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TV조선이 ‘한솥밥’을 먹는다니 다소 의아하기도 하다.

정봉주와 제작진도 이 점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다. 정봉주는 우선 “반대도 있고 우여곡절도 있었다. 제 주위 TV조선 기자들과 ‘불빨(불멸의 빨갱이)’들에게 물어봤다”며 “TV조선 기자들은 50대 50으로 찬성과 반대가 나뉘었고 불빨(진보적 입장의 사람들)은 90%가 찬성했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이어 “국정농단 실세를 드러낼 때도 TV조선과 한겨레도 의도하지 않았든 의도했든 컬래버레이션 했다. 방송국에 대한 문제는 국민들 사이에서 해소가 된 것 같다”며 “다른 생각을 가진 방송국에도 출연해서 말을 섞는 게 우리 사회가 더 성숙해지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출연 이유를 설명했다.

제작진들은 정봉주에 대한 신뢰와 애정을 드러냈다. 정 PD는 “‘나꼼수’ 애청자였다. 당시 정봉주 전 의원의 캐릭터를 가장 좋아했다”고 밝혔다. 허 PD는 이에 덧붙여 “사회적 약자가 보내는 구조 신호에 응답하는 MC는 정봉주라는 사람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믿음을 표현했다.

정석영 PD/사진=TV조선정석영 PD/사진=TV조선


결국 정봉주와 제작진들이 입을 모아 말한 것은, TV조선이라는 플랫폼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 정봉주라는 사람, 그리고 ‘시그널’이라는 프로그램의 본질에 맞게 방송을 진행하다보면 사회가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정봉주는 “저희가 착한 사람도 아니고 정의롭게 살아온 사람도 아니다. 나쁜 짓을 교묘하게 하고 살아온 보통 사람이다. 다만 프로그램을 통해 사회의 양지가 여전히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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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고발 프로그램은 이미 많은 방송국에서 시도한 콘텐츠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등이 이미 자리를 잡았다. ‘시그널’은 과거 방송된 SBS ‘긴급출동 SOS’와 비슷한 양상을 띄기도 한다.

여기에 정봉주는 “식상하지 않냐는 이야기도 들었다”며 “이는 사회를 구조적으로 바라보며 생긴 우려다. 식상함이라고 외면한 현장에서 당하고 있는 당사자가 있고 함께 피해를 입는 공동의 피해자도 있다”고 경각심을 일깨웠다.

이어 “그들은 어디에 이야기를 하나. 우리는 무척 작은 실마리로부터 접근하지만 그것이 가져오는 사회적 파장은 미미하지 않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우리가 개시장에 대해 방송함으로써 구청이나 지역 주민들이 폐쇄결정을 한다면, 오랫동안 그 일을 원했던 사람들의 헌신과 노고에 응답하게 되는 것이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사진=TV조선/사진=TV조선


첫 방송은 바로 오늘(3일)이다. ‘시그널’ 첫 회에서는 개시장에서 노예와 같은 삶을 살고 있는 2급 지적장애자 주인공을 구출하는 내용이 전파를 탄다. 이에 대해 정봉주는 “대한민국에서 개 도축은 합법도 불법도 아니다. 법이 미비하다. 많은 동물보호단체, 시민단체가 도축장을 폐쇄하라고 오랫동안 대응하고 있다. 그런데 어느 누구도 말끔한 정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아마 우리 프로그램이 방송이 되면 긍정적인 후폭풍이 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 PD 역시 “우리는 피해자를 구출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다. 그러다보면 사회적 관심도가 높아지고 거기에 대한 법안이나 여러 가지들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기대 한다”며 “우리 방송으로 인해 구청이나 경찰에서 실태조사에 들어가기도 했다. 저희 제작진에게는 소박한 목표가 있다. 저희가 방송한 분야에 만큼은 관심을 끌어오도록 하고 싶다”고 마무리했다.

한편 ‘시그널’은 3일 오후 11시 첫 방송된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양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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