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토요워치]삼성전자 뉴스룸·SKT 인사이트…"고객 직접 소통" 기업 미디어 봇물

국내외 기업들이 자체 구축한 ‘브랜드 채널’들.국내외 기업들이 자체 구축한 ‘브랜드 채널’들.




삼성전자 뉴스룸, SKT 인사이트, 채널CJ, HMG TV, 채널 현대카드….


최근 미디어로 진화하는 대기업들의 브랜드 플랫폼 이름이다. 이른바 ‘기업 미디어’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들은 상품 홍보나 기업설명, 브랜드 관리 등의 차원을 넘어 영상·인포그래픽·뉴스 등 다양한 자체 콘텐츠를 쏟아내며 이른바 ‘브랜드 저널리즘(Brand Journalism)’을 선보이고 있다.

이들의 변신은 기존의 신문·방송 외에 인터넷 포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종편, 유튜브, 모바일 등 신규 미디어가 봇물을 이루면서 마케팅 효과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미디어가 지나치게 많아지고 파편화한 탓에 자사의 제품이나 서비스, 경영 철학, 감성을 소비자와 직접 소통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얘기다.


이들은 자사 브랜드에 기반해 여행·음악·트렌드 등 통합적인 콘텐츠를 제공, 소비자 방문을 늘리고 신뢰를 쌓고 있다. 플랫폼 자체가 미디어화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일부 기업들은 브랜드 자체를 하나의 문화 현상이나 트렌드, 차세대 사업 모델로 만드는 단계로 진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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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2015년부터 공식 블로그를 ‘삼성전자 뉴스룸’으로 바꿔 운영하고 있다. 신제품 소식은 물론 기존 언론에서 볼 수 없는 임원 인터뷰도 나온다. 정보기술(IT), 인공지능(AI) 등 최신 기획기사와 칼럼도 있다. 이 뉴스룸의 페이스북 계정은 팔로어 수만 340만명에 이른다. 많아 봐야 팔로어 수가 수십만명에 불과한 국내 언론사보다 훨씬 많다.

지난해 만들어진 ‘채널 현대카드’도 성공 사례다. 다큐멘터리·요리강좌·취향배틀·북토크 등 영상 콘텐츠를 현대카드만의 관점으로 다양하게 풀어낸다. 3~30분 정도의 영상들은 수준이 높은 탓에 ‘무한도전’ ‘꽃보다 청춘’ 등 인기 TV 프로그램에 비교될 정도다. 이 때문에 현대카드 콘텐츠가 단순한 광고를 넘어 대중적인 문화 브랜드로 정착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SKT도 지난 7월 ‘SK텔레콤 인사이트’ 사이트를 열고 텍스트와 이미지 중심에서 벗어나 인포그래픽, 데이터 저널리즘 등 정교한 정보를 제공한다. 기존 언론사의 디지털콘텐츠 부서 못지않다. 현대자동차그룹도 2월 기존 블로그를 확대 개편한 ‘HMG 저널’과 ‘HMG TV’를 신규로 열고 다양한 뉴스쇼와 정보를 선보이고 있다. GS칼텍스는 ‘미디어허브’를 통해 자사 대표 슬로건인 ‘I am your energy’를 모든 콘텐츠의 주제로 삼아 오프라인까지 이어지는 캠페인을 전개하기도 했다.

사실 ‘브랜드 저널리즘’이라는 용어는 맥도날드의 총괄마케팅책임자(CMO)였던 래리 라이트가 2004년 처음 사용한 용어다. 당시 맥도날드는 ‘누구든 합리적인 가격으로 외식을 즐길 수 있는 행복한 곳’이라는 인식을 고객에게 심어주는 데 성공하며 위기에서 탈출했다. 이후 코카콜라의 ‘코카콜라 저니’, 제너럴일렉트릭(GE)의 ‘GE리포트’, 레드불의 ‘레드불TV’ 등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퉈 적용했다. 시스코의 경우 2011년 ‘더 네트워크’라는 뉴스 플랫폼을 구축해 관련 포럼 등 차세대 비즈니스 창출 기회로 삼기도 했다.

그만큼 우리 기업의 ‘브랜드 저널리즘’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해 앞으로 성장 기회가 크다는 얘기다. 한계도 있다. 기존 미디어와 더불어 콘텐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들 콘텐츠가 기업 홍보나 광고로만 인식될 경우 순식간에 외면 받을 수 있다.

강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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