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스포츠 문화

송포유 <2> 그리운 이름…'어떤 날'

단 두 장의 앨범으로

대중음악사 뒤흔든 마력




한 시대를 풍미한 뮤지션과 그 시절을 살아낸 사람들. 둘의 농밀한 관계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견고해진다.

가객 조동진이 생을 달리했다는 소식을 듣고 한동안 잊고 지냈던 포크 듀오 ‘어떤 날’을 떠올린 건 그 정서적 연대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리라.


500원짜리 커피 한잔이면 700원짜리 백판을 하루 종일 들을 수 있었던 1980년대 후반.

음악 좀 듣는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에게 조차도 ‘어떤 날’은 신기루 같은 존재였다.



1984년, 스물네 살의 조동익(조동진의 동생)과 풋풋한 열아홉 살의 기타리스트 이병우는 단 두장의 음반으로 한국 음악시장을 뒤흔든 프로젝트그룹 ‘어떤 날’ 결성한다.


1986년 발표된 그들의 첫 앨범 ‘1960 1965’은 청춘의 단상을 담담히 녹여낸 가사와 놀랍도록 세련되고 신선한 사운드로 새로운 음악에 목말라 하던 청중들의 귀를 단숨에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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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우가 직접 디자인 한 앨범재킷의 숫자는 두 멤버가 태어난 해를 적어놓은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

첫 곡 ‘하늘’부터 마지막 곡 ‘오후만 있던 일요일’까지 한국적 포크 감성과 뉴에이지가 절묘하게 조합된 아홉 곡들은 시간의 경계를 허물며 30여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빛을 발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그런 날에는’ 이 담긴 두 번째 앨범이자 마지막 앨범 ‘어떤날 Ⅱ’(1989)에서는 더 짙어진 재즈의 향기를 즐길 수 있다. ‘비우고 채우고 다시 비우기를 반복하는’ 속에서 완성된 그들의 음악은 청중을 더 깊은 음악의 심연으로 떠민다.

이병우의 첫 기타 솔로앨범 ‘내가 그린 기린 그림은-航海’ (1989년)이병우의 첫 기타 솔로앨범 ‘내가 그린 기린 그림은-航海’ (1989년)




‘어떤 날’ 이후 1989년에 발표된 이병우의 첫 기타 솔로앨범 ‘내가 그린 기린 그림은 -航海’ 의 소개를 빼 놓을 수 없다.재기 넘치는 뉴에이지 사운드와 ‘머플리와 나는 하루 종일 바닷가에서’ 같은 감성적 테마가 어우러진 음반은 가을과 겨울이 교차하는 길목을 더 풍성하게 만든다.

박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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