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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700 돌파...엇갈리는 전망] "실적 개선 가시화" vs "막연한 기대감 한계"

"내년 글로벌 경기 회복 기조에

중소기업 지원 정책 수혜 예상"

"바이오 외끌이...상승동력 취약

코스피 대형주 강세도 발목잡아"



파월 효과에 들떴던 증시는 코스피보다 코스닥을 주목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874억원, 228억원 규모로 매도했지만 개인이 1,379억원어치를 사들이면서 1년 3개월 만에 지수를 700선 위로 올렸다. 700 회복의 일등공신은 단연 셀트리온(068270) 등 바이오주다. 코스피 이전을 앞둔 셀트리온은 올 들어 62.75%나 급등했다. 코스피시장은 외국인의 매수세를 기관이 이어받으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장 막판 은행주와 한국전력(015760) 등 정보기술(IT)주 상승에 밀렸던 종목들이 기관의 매수세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였다.

코스닥시장에 오랜만에 활기가 돌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IT 위주의 코스피 상승 온기가 코스닥으로 충분히 확산되고 있지 않고 바이오 업종 등 미래성장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이 코스닥을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코스닥 기업들의 실질적인 실적 개선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점차 높아지는 것은 긍정적이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동안 코스피에 비해 못 올랐다는 점에서 투자 매력은 있다”면서도 “현재 코스닥 자체의 동력이 상승세를 만들어내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쉽게 상승 탄력이 꺾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 들어 코스닥 상승률(10.93%)은 코스피(26.22%)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 이날 700선을 돌파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상승 동력은 취약하다는 분석이다. 남동준 텍톤투자자문 대표는 “현재 코스닥은 셀트리온 등이 오르면 상승하는 구조”라고 한계점을 지적했다. 현재 코스닥시장에서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12%, 바이오·제약 등 헬스케어 업종 전체의 비중은 약 41%에 달한다.


기본적으로 펀더멘털이나 상승률 면에서 코스피 대형주들이 여전히 더 매력적이라는 점도 코스닥의 발목을 붙잡는다. 남 대표는 “올해 대형주 상승률이 워낙 높다 보니 투자자들도 굳이 중소형주, 코스닥 종목에까지 눈을 돌리지 않는 상황”이라며 “심리적으로 대형주들의 상승이 중소형주로 확산되길 기대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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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코스닥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는 높아지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코스닥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이 10조원대를 기록한 후 내년 13조원, 오는 2019년 15조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실적 개선세가 가시화되면 코스닥도 내실 있는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종우 센터장은 “내년 상반기 코스닥은 코스피에 못 미치는 상승폭을 나타낸 후 조정을 거쳐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며 “현재 주도업종인 바이오와 함께 4차 산업혁명 관련주가 코스닥 상승장을 이끌 것”이라고 관측했다.

전 세계적인 경기 개선, 신성장산업과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 강화도 코스닥을 눈여겨보게 하는 요인이다. 윤정선 KB증권 연구원은 “내년 글로벌 경기회복 기조와 함께 문재인 정권 2년 차에 접어들며 다양한 정책적 수혜기업이 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코스닥은 개인과 외국인을 중심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추세다. 지난해 코스닥에서 1조206억원을 순매수했던 외국인은 올 들어 2조832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개인도 연초 이후 코스닥시장에서 3조4,477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이밖에 일평균 거래대금도 지난 8월 2조6,900억원에서 이달 들어 4조600억원 수준까지 증가했다.

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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