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1면에 몇 번 실렸나요?” 주먹구구식 국감 평가

민주당, 중앙지 1면 상단·하단, 기타면, 지방지 및 경제지 등급 나눠

소속 의원 절반이 우수 의원? 나눠먹기도 심각

국정감사는 막을 내렸지만 보좌진들은 여전히 분주하다. 바로 공천 심사 기준으로 활용되는 당내 우수 국감 의원 선정 때문. 하지만 이 같은 우수 의원 선정이 언론 보도 실적과 같은 정량 평가 방식으로 이뤄지는 등 주먹구구식 평가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언론 보도 실적을 가장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채택하고 있다. 기준은 언론 보도 횟수, 매체 종류, 기사 분량, 지면 배치 등이다. 가령 신문 1면 기사나 지상파 방송 톱 뉴스로 보도되면 30점, 인터넷에만 나오면 5점을 주는 방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25일 원내공지를 통해 우수 의원 선정을 위한 언론보도 성과 종합 자료를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본지가 입수한 공문에 따르면 민주당 원내행정실은 각 의원실에 ‘국정감사 언론보도 성과 등 종합표’, ‘언론 성과 보고’ 등의 별첨 양식을 송부했다. ‘국정감사 언론보도성과 등 종합표’ 에 따르면 민주당은 방송보도, 지면 및 인터넷 언론 보도 횟수를 집계해 우수 의원 선정 기준으로 활용한다. 방송의 경우 지상파, 보도 및 종합편성채널, 기타 및 지역 방송 세 가지로 분류하며 출연 횟수를 기준으로 한다. 지면의 경우 중앙지 1면 상단, 중앙지 1면 하단, 중앙지 기타면, 지방지 및 경제지 네 가지로 분류한다. 한 의원실 보좌관은 “우수 의원에 선정되려면 방송에 최소한 두 번은 보도돼야 한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면서 “언론에 노출되지 않으면 높은 점수를 받기 힘든 구조인지라 보좌진들도 보도 성과에 목을 메고 있다. 평가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손쉬운 방법이겠지만 이게 적절한 방식인지는 모르겠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우수 의원 평가가 나눠 먹기 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국민의당은 국감 기간 동안 ‘오늘의 국감 의원’을 선정해 발표했다. 선정된 의원은 총 19명으로 당 소속 의원 절반 가량이 우수 의원으로 선정된 셈이다. 국민의당 원내행정기획실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윤영일·이용주 의원, 13일 최명길·김수민 의원, 16일 김경진·정인화 의원, 17일 황주홍·김관영 의원, 19일 박주현·채이배 의원, 20일 신용현·최경환 의원, 23일 김중로·김종회 의원, 24일 김광수 의원, 27일 오세정 의원, 30일 황주홍·김삼화 의원, 31일 이용호 의원이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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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외에도 국민의당은 종합 평가를 통한 우수 국감 의원 선정을 추진하고 있다. 당내 정책실과 공보실이 각각 국감장에서의 질의 내용과 화제성 및 언론 보도 횟수를 바탕으로 후보를 추리고 지도부에 전달하는 방식이다. 국민의당 행정실은 각 의원실에 언론 보도 성과 자료 제출을 요청한 상태로 알려졌다.

하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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