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은 경기도 평택부터 서울 광화문까지를 바쁘게 오가며 실속있게 채워진다. 특히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많이 한국을 찾은 (4회) 버락 오바마 전 미 대통령도 하지 않았던 국회 연설을 24년 만에 하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정오께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조윤제 주미대사 내외의 영접을 받고 21발의 예포 속에 한국에 도착한다. 25년 만의 미국 대통령 국빈방문으로, 우리 장관급 인사가 공항에 마중 나간다는 게 차별점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2014년 방한 때는 조태용 외교부 1차관이 나갔다.
방한 첫 일정은 평택 주한미군기지인 ‘캠프 험프리스’ 방문이다. 캠프 험프리스는 지난 7월 용산 미군기지가 옮겨간 곳으로, 미국 대통령이 캠프 험프리스를 찾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4년 오바마 전 대통령 방한 때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함께 용산 연합사령부에 방문했다. 비무장지대(DMZ)는 방문하지 않는 것으로 확정됐다. 가장 최근에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2012년 방한 때 찾았고 조지 W. 부시 전 미 대통령도 2002년에 DMZ를 밟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캠프 험프리스에서 양국 군 장병과 점심을 함께한 뒤 북핵 문제와 한미 연합 방위에 대한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후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이 이어진다. 단독회담과 확대회담 순이다. 이어 자연스럽게 상춘재로 ‘친교 산책’을 하며 여기서 김정숙 여사,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와 합류한다. 이어 공동기자회견이 예정돼 있는데, 두 정상이 각각 정상회담 결과를 발표한 후 질문을 받는 형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저녁에는 청와대 영빈관에서 양국 내외와 각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하는 만찬이 개최된다. 양국 문화·예술·정치·경제계 인사 120여 명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클래식과 한국의 퓨전 전통음악, 케이팝(K-POP) 콘서트 등이 계획되고 있다. 2014년 오바마 전 대통령 방한 때는 경복궁을 산책하는 문화행사가 있었는데, 트럼프 대통령 방한 때는 각종 공연으로 이를 갈음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날인 8일 트럼프 대통령은 오전 중에 주한미국대사관 직원과 가족들을 격려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어 국회를 방문해 정세균 국회의장 등과 사전환담을 갖고 본회의장에서 연설을 할 예정이다. 미국 대통령이 국회에서 연설하는 것은 1993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이후 24년 만이다. 또 이번 아시아 순방 중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국회 연설을 하는 의미가 있다고 청와대는 평가했다. 청와대의 고위 관계자는 “국민의 대표 기관인 국회를 통해 우리 국민들과 직접 소통한다는 의미가 있고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 및 정책 비전에 대해 연설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25년 만에 국립현충원을 방문해 헌화를 하는 것도 관전 포인트다. 여기에서 한국군, 미군 전사자에 대한 넋을 기리고 경의를 표할 예정이다. 미국 대통령의 현충원 참배는 1992년 ‘아버지 부시’로 불리는 조지 H.W. 부시 대통령 이후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