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현대미술 전문지 ‘아트리뷰’가 매년 선정하는 미술계 영향력 있는 인사 100인(이하 ‘파워100’)에 한국인 큐레이터와 갤러리스트, 작가 등 4명이 고루 이름을 올렸다.
5일 ‘아트리뷰’ 홈페이지에 따르면 정도련(44) 홍콩 M+ 시각문화박물관 부관장 겸 수석큐레이터가 59위를 기록해 한국인 중에서는 최상위에 랭크됐다.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에서 미술사 박사과정을 마친 정 큐레이터는 2009년 뉴욕현대미술관(MoMA) 최초의 한국인 큐레이터로 회화조각부에서 일했다. 이후 2013년에 홍콩의 현직으로 자리를 옮겼다. 파워100에는 첫 진입이다.
김선정(52)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는 72위로 명단에 재진입했다. 김 대표이사는 2013년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파워100’에 이름을 올린 후 3년 연속으로 순위에 들었으나 지난해만 주춤했다.
지난해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명단에 들었던 이현숙(68) 국제갤러리 회장은 작년보다 2위 하락한 79위를 기록했다. 이 회장의 국제갤러리는 한국 화랑으로는 유일하게 세계 최정상급 아트페어인 ‘아트바젤’ 이사회에 속해 있다. 특히 그는 한국의 1970년대 추상미술을 대표하는 ‘단색화’를 국제무대에 본격적으로 알려 주목 받았다.
한국의 미술가로는 설치작가 양혜규(46)가 85위로 처음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주로 대규모 설치, 조각 작품을 선보이는 양 작가는 ‘볼프강 한 상‘의 내년도 수상자로 결정되는 등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올해 5월에는 독일의 미술 명문인 프랑크푸르트 국립학교 슈테델슐레 순수미술학부의 정교수로 임명됐다.
한편 세계 미술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사로는 독일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미술가 히토 슈타이얼(51)이 뽑혔다. 지난해 광주비엔날레에 작품 ‘태양의 공장’이 선보여 관객들의 눈길을 끌었고 현재는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기획전 ‘역사를 몸으로 쓰다’에도 영상작품이 전시 중이다.
프랑스 출신 개념미술가 피에르 위그가 그 뒤를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그는 10년에 한 번씩 열리는 독일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의 올해 전시에 대규모 작품을 선보였고 지난해 서울시립미술관의 비엔날레 ‘미디어시티 서울’에서도 작품을 보여준 바 있다. 페미니스트 성향의 사이보그 연구자 도나 해러웨이가 3위, 5년제 미술행사로 올해 열린 독일 카셀도쿠멘타의 총감독 아담 심칙이 4위, 뉴욕·런던에 화랑을 두고 있으며 곧 홍콩 분점도 개관할 예정인 세계적 갤러리스트 데이비드 즈위너가 5위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1위였던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 런던 서펜타인갤러리 디렉터가 6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