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20대 청년·대학생 100명 중 16명은 대출경험이 있으며 이 중 11%는 연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청년 연체경험자 세 명 중 한 명꼴(32.3%)로 금융채무불이행 등록에 따른 ‘신용불량자’ 꼬리표를 단 것으로 나타나 이들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5일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청년·대학생 금융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내년 청년·대학생 햇살론 600억원 추가 공급 등 연내에 지원방안을 확정,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위는 서민금융진흥원·신용회복위원회·자산관리공사 등과 합동으로 지난 5월부터 한 달 동안 전국의 청년(만 19~31세의 대학생이 아닌 성인남녀)과 대학생 1,7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정책서민금융상품·채무조정 이용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토론식 심층집단면접도 병행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학생의 경우 한 달 평균 50만1,000원을 벌고 102만2,000원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생 다수가 수입을 용돈(88.4%)과 아르바이트(30.4%)에 의존했다. 연간 학자금 수준은 74.4%가 500만~1,000만원이며 학자금 납부는 부모에게 의존하는 비중이 88.1%로 높았다.
청년의 경우 한 달간 평균 157만6,000원을 벌고 89만3,000원을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평균 흑자를 내고 있지만 자금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비율이 61.3%로 대학생보다 높았다. 주요 원인은 생활비(79.5%) 때문으로 나타났으며 취업준비자금(13.4%), 주거비(10.4%), 대출상환(8.4%), 학자금(4.0%) 등에 대한 부담도 컸다.
대출현황을 보면 청년이 대학생에 비해 대출경험이나 대출잔액이 많았다. 청년 응답자의 20.1%가 대출경험이 있었고 이 중 13%는 캐피털·카드사의 고금리 대출을 받은 적이 있었다. 고금리 금융기관 대출금리는 캐피털·카드사 9.6%, 저축은행 14.3%, 대부업체 17.0% 등으로 10%를 넘는 경우가 많았다. 청년 대출경험자의 대출금액은 평균 1,303만원으로 대학생(593만원)보다 2배 이상 많았다. 대학생의 경우 10명 중 1명 이상(12.5%)이 대출을 이용했는데 주로 장학재단이나 은행을 통해 평균 593만원을 빌렸다.
청년과 대학생을 합하면 전체 응답자의 16%에 이르는 277명이 빚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11.2%가 제때 원리금을 갚지 못해 연체가 발생했다.
특히 청년의 경우 대출경험자의 15.2%가 연체를 경험했는데도 채무조정 활용 빈도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체경험자 3명 중 한 명꼴(32.3%)로 금융채무불이행 등록을 해본 적이 있었지만 이들 중 70%가 채무조정제도를 모르거나 자격요건에 미달해 채무조정 경험이 전무했다. 새희망홀씨 등 정책서민금융제도에 대한 전반적인 인지도 역시 낮았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저소득가구 청년·대학생 중심 지원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우선 2,500억원 규모로 공급되고 있는 청년·대학생 햇살론은 내년 중 600억여원을 추가 공급할 수 있도록 재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금융당국은 채무조정 상환 방식을 다양화하는 등 청년·대학생의 재기지원을 위한 연체관리, 채무조정 등 개선방안을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마련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