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바른정당, 10개월 만에 제 갈 길

통합파 오늘 탈당 선언

자강파는 당대표 후보 토론

교섭단체 지위 잃어 국회 3당 체제로

바른정당 통합파 김무성(오른쪽) 의원이 5일 밤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도중 자리를 옮기고 있다./연합뉴스바른정당 통합파 김무성(오른쪽) 의원이 5일 밤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도중 자리를 옮기고 있다./연합뉴스


‘새로운 보수’를 꿈꾸며 의기투합했던 바른정당이 창당 10개월 만에 사실상 분당(分黨) 수순을 밟게 됐다. 통합파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적 정리로 복당 명분을 얻은 상황에서 자강파는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예정대로 강행할 방침이다. 당장 이번 주에는 한쪽은 탈당을, 다른 한쪽은 당 대표 경선토론회를 한다. 그렇게 ‘이별의 시간표’는 다가오고 있다. 현재 20석인 바른정당은 6일 탈당으로 그동안 간신히 유지해온 교섭단체 지위를 잃게 된다. 국회는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국민의당 등 3개 교섭단체 체제가 된다.

바른정당은 5일 사실상 마지막 의원총회를 열고 4시간 가까이 진로에 대한 최종 의견을 나누었지만 끝내 뜻을 하나로 모으지는 못했다. 유승민 의원은 이날 의총을 마친 뒤 “서로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며 “전대는 13일 그대로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이제는 국민들께 판단을 맡길 수밖에 없고, 나는 당을 지키겠다는 사람이니 바른정당이 국민께 약속했던 그 길로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통합파인 김무성 의원은 “전대 연기 의견이 다수였지만, (전대) 출마자 중 일부가 연기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해서 결렬됐다”며 “한국당과의 통합을 선언하고 절차에 들어가겠다”고 탈당 계획을 전했다. 김 의원은 “많은 노력을 했으나 국민들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고 자인한다”며 “현재 주어진 상황이 워낙 어렵고, 지지해준 보수 계층 국민들이 무조건 통합을 요구해서 그 뜻에 따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의총에서 김무성 의원을 중심으로 한 통합파는 ‘한국당의 박 전 대통령 출당이 충분한 복당 명분이 된다’는 입장을 강조했고, 유승민 의원이 주축이 된 자강파는 ‘진정한 개혁이 아니다’라며 자체 전당대회를 예정대로 열겠다는 생각을 재확인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정병국 의원 등이 당 대 당 통합을 목표로 한 ‘바른정당-한국당 통합전당대회’를 주장하며 중재안을 제시, 일부 의원들의 입장 변화를 이끌어냈지만, ‘전대 일정을 연기할 수 없다’는 자강파의 벽에 막혀 최종 설득에는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기사



앞서 남 지사는 이날 오전 “오늘 우리가 화합의 길을 만들지 못하면 분열에 대한 역사적 책임이 뒤따를 것”이라며 바른정당 전대 연기와 한국당과의 통합전대를 요구했다. 하지만 자강파는 의총 전 국회의원회관에서 당 대표 경선토론회를 열어 자체 전대 의지를 다시 한 번 내비쳤다. 현재 전대에는 유승민·정운천·박유근·하태경·정문헌·박인숙 후보(기호순) 등 6명이 출마한 상태로 이들은 지난 3일 열린 첫 토론회에서 모두 한국당과의 통합에는 선을 분명히 긋고 “끝까지 바른정당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바른정당은 당장 6일부터 제 갈 길로 찢어진다. 통합파 의원들은 6일 오전 10시 국회 정론관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열어 ‘통합 성명서’를 발표하고 바른정당 탈당을 선언하기로 했다. 탈당 선언에 동참하는 의원은 김무성·강길부·주호영·김영우·김용태·황영철·이종구·정양석·홍철호 의원 등 9명이다. 같은 날 자강파는 방송 3사 초청 당 대표 후보 경선 3차 토론회를 연다.

송주희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