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김재철 전 MBC사장이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연합뉴스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과 공모해 ‘공영방송 장악’의 실행자 역할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는 김재철 전 MBC 사장이 6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이날 오전 10시쯤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한 김 전 사장은 “제 목숨을 걸고 단연코 MBC는 장악할 수도 장악될 수도 없는 회사”라며 자신에 대한 의혹을 일축했다. 김 전 사장은 “MBC 공채 기자로 입사해 31년 만에 사장이 됐다”면서 “내가 국정원 담당자를 왜 만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국정원 담당자로부터 (방송장악 관련) 문건을 받거나 듣거나 본적도 없다”며 “MBC는 본부별로 운영되는 체제라 보도국장이나 편성국장에게 내가 특정 기사나 프로그램을 빼라고 지시하는 일은 해서도 안 되고 있을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김우룡 전 이사장이 국정원 문건을 받았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김 전 이사장이 문건을 받았다고 하지 않는가”라며 “검찰이 나를 철저히 조사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 MBC 사장이었던 김 전 사장은 국정원으로부터 ‘MBC 정상화 문건’의 내용을 전달받아 김미화씨를 비롯한 연예인을 방송 프로그램에서 하차시키고 퇴출 대상으로 분류된 기자·PD 등을 업무에서 배제한 의혹을 받는다. 그가 재임했던 기간 MBC에서는 간판 시사 프로그램 폐지, 기자·PD 해고 등이 잇따랐다. 2012년 총파업 이후에는 파업 참여 직원들이 기존 업무와 무관한 부서로 발령돼 인사권 남용 논란이 일기도 했다.
국정원 정치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박찬호 서울중앙지검 수사팀 팀장은 김 전 사장이 원세훈 당시 원장 등 국정원과 ‘방송장악’을 공모한 것으로 판단해 국정원법상 직권남용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MBC노조) 조합원 50여명은 이날 서초동 중앙지검 입구에서 피켓 시위를 벌여 김 전 사장 처벌을 촉구했다. /김연주인턴기자 yeonju1853@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