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현장의 이야기

TALES FROM THE FIELD




딱 맞는 군!▶레고 사에서 돈을 받고 레고를 만드는 남자
- 에릭 바르세기, 레고 마스터 빌더

여러 사람들이 레고 전문가 에릭 바르세기와 대담을 나눴을 때, 그는 배트모빌 조립을 막 끝낸 직후였다. 배트모빌의 길이는 5.1m, 높이는 2.1m에 달한다. “너무 커서 집 밖으로 잘 가지고 나가지도 못한다”는 것이 에릭 바르세기의 말이다. 그는 지난 2013년 동료들과 함께 <스타워즈>에 나오는 X윙 전투기를 실물 크기로 만들기도 했는데, 제작에는 플라스틱 브릭 530만 개가 사용되었고, 완성된 전투기의 무게는 약 21톤, 날개 너비는 13m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레고 작품이 됐다. 바르세기는 자신의 일이 하루 종일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것이라며 농담 삼아 말한다. 그는 레고 사에서 놀라운 공개 행사나 소매점용 주요 전시물 제작을 유상으로 의뢰하는 7명의 미술가 중 한 명이다. 그는 레고 마스터가 되는 비결을 이렇게 소개한다.


제1단계: 레고 브릭을 접하라.
정석은 ‘배우고 나서야’ 잊어버릴 수 있는 것이다. 레고 키트를 사서 설명서대로 조립해 보라. 디자이너들은 언제나 브릭을 다르게 조립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므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완성한 다음에는 분해해서 완전히 새롭게 만들어 보라.

제2단계: 밑바닥부터 시작하라.
레고는 22년 전 바르세기를 고용해 전시용 모델을 접착제로 조립하는 일을 맡겼다. 그는 어떤 때는 똑같은 키트를 수백 번이나 조립하기도 했다. 아무리 장난감이라도 이쯤 되면 지겹다.

제3단계: 모델 제작자가 되어라.
도제 과정이다. 상사가 생각해낸 모델을 제시하는 대로 만들어야 한다. 심지어 바르세기는 휴가 때도 직접 모델을 만들었다.

제4단계: 레고 마스터가 되다
드디어 해냈다. 레고가 인정할 정도의 능력을 갖추게 되면, 나만의 작품을 만들게 해준다. 절대 게으름은 안 된다. 바르세기는 “나는 지금도 배우는 중이다. 언제나 새로운 부품과 새로운 색상이 나온다. 그리고 이것들을 꿰어 맞추는 방법은 그야말로 무한하다”고 주장한다.

“레고 작업 중 가장 난처했을 때는 노란색 브릭이 다 떨어졌을 때다.“






수의학 연구▶과학을 위해 소의 뱃속에 손을 넣는다
- 마티아스 헤스 조교수, 캘리포니아 대학 데이비스 캠퍼스

나는 소의 내장에 매료되었다. 소에게는 4개의 위가 있는데, 그 중 제일 큰 제1위에는 식물을 매우 효과적으로 분해하는 미생물이 살고 있다. 미생물에 의한 식물의 분해 과정을 연구하면 소에게 더 영양이 풍부한 식사를 줄 수 있고, 또한 소가 배출하는 온실 가스도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인간의 내장을 최적화하는 방법도 알 수 있다.

이러한 문제들을 연구하기 위해, 나는 인공 소 내장 체계를 설계했다. 이 장비는 맥주 발효 장치처럼 생겼다. 이 장비를 작동시키기 위해서는 생생한 제1위 내용물 표본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문자 그대로 소의 뱃속에 손을 넣어야 한다. 그러려면 소에 누공 처리를 해야 한다. 수의사가 소의 배에 구멍을 낸 다음, 피부와 제1위를 연결하는 관을 설치한다. 그리고 관의 외부 쪽은 플라스틱 스토퍼로 막는다. 이 작업은 소에게 어떤 피해도 주지 않는다. 소는 이 작업 중에 식사를 하기도 한다.

누공 처리가 완료되면 손을 집어넣어 제1위 내용물을 꺼낼 수 있다. 액체는 관을 통해 꺼내기 쉬우나 고체는 어려울 수 있다. 손을 깊이 집어넣기만 하면 될 것 같지만 소의 제1위 속에도 내용물이 가득 있고, 소의 위 근육도 끊임없이 움직이기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자칫하면 팔이 안 빠질 수도 있다. 좋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그런 경우 팔에 힘을 빼고 소의 위 근육이 이완되기를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아니면 나처럼 교수가 돼서 그런 힘든 일은 학생들에게 맡겨도 된다. 걱정마라. 그리고 즐거운 일이라고 생각하라.

그래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소는 연구실에 있는 인공 소다. 전원도 마음대로 켜고 끌 수 있고 모든 변수를 제어해 예상 가능한 결과를 내놓을 수 있다. 그리고 팔이 안 빠질 걱정도 안 해도 된다.






위로 아래로▶과학 연구실의 식스 플래그
- 플래그 래리 치콜라, 식스 플래그의 수석 사내 엔지니어

나는 식스 플래그의 모든 놀이기구의 총책임자다. 북미 지역 18개 지점에 있는 어린이용에서부터 롤러코스터에 이르기까지 모든 놀이기구를 다 책임진다. 그리고 현재는 세계에서 제일 높은 드롭 타워인 주만자로에 새 지붕을 다는 일을 검토 중이다.

이 놀이기구의 좌석에는 철망으로 된 지붕이 있는데, 이 지붕은 탑승자들이 높이 126m까지 힘차게 올라갔다가 자유낙하를 할 때 탑승자들을 보호한다. 우리들은 지붕을 더 크게 만들고 싶다. 그래야 향후 특정 부분의 디자인 변경이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기저항을 늘려 속도를 낮추고 싶지는 않다. 따라서 공기저항을 적게 받아 공기를 빠르게 가를 수있도록 가벼운 철망을 찾아야 한다. 그래서 나는 랩탑을 센서에 연결했다. 이 센서는 1초에 1,000번씩 기압을 측정한다. 나는 센서와 랩탑, 그리고 여러 철망 표본들을 가지고 주만자로에 올랐다.


나는 놀이기구가 작동되는 동안 랩탑이 계속 열려 있기를 원했다. 그래서 안전벨트를 잘 매고 랩탑을 꽉 붙들자고 생각했다. 우리는 지붕의 공기저항을 30% 줄여주는 소재를 찾았다. 중량도 우리가 현재 사용하는 것의 절반밖에 되지 않았다. 다행히도 25번만 놀이기구를 탑승한 끝에 그 소재를 찾을 수 있었다. 덕분에 멋진 경치는 실컷 감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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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성전▶왕좌의 게임
토미 듄, <왕좌의 게임>의 갑옷 및 병기 제작자

내가 만든 캐터펄트, 트레뷰 셋, 초대형 석궁은 진짜 같은 외관과 질감을 자랑한다. 만들 때는 가용한 모든 역사 자료를 살펴본다. 나는 모든 문명권과 시대의 무기들에 관한 자료들을 모으느라 25년을 들였다. 그러나 내가 만든 무기들은 내 오리지널이다.

명심해 둘 것이 있다. 이 무기들은 원래 사람을 죽이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 유감스럽게도 내가 사는 세계에서는 그런 용도로 무기를 만들 수 없다. 안전이라는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우리 엔지니어들이 로마 시대와 중세 시대의 공성 병기들을 따라 만들 때는, 그 모양은 실물과 똑같으면서도, 그 힘은 카메라 밖으로 탄환을 날려보낼 정도에 그쳐야 한다.

이 문제는 시청자들의 눈을 속이는 것으로 해결한다. 시청자들의 눈에 보이는 것은 매우 큰 윈치지만, 이 윈치가 만들어내는 비틀림은 덩치에 안 맞게 매우 작다. 밖으로 보이는 윈치는 가짜고 그 속에 들어 있는 금속제 작은 윈치가 진짜이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무기의 힘을 줄일 수 있다. 우리가 쏘는 탄환은 고도 9m, 사거리 15m정도밖에 안 날아간다. 실전이라면 적 궁수의 활 사거리보다 더 멀리 날려 보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우리가 만든 무기의 10배는 더 멀리 날아가야 한다.

또 하나 문제는 비용 대 효과다. 이런 무기는 만드는데 많은 비용이 들고, 제작 시간도 최대 8주나 걸린다. 따라서 1회용으로 사용할 수 없다. 우리가 <왕좌의 게임>을 위해 만든 어떤 캐터펄트는 높이 3.6m, 폭 2.4m, 무게는 1.5톤이다. 끈을 사용해 술통을 날린다. 그러나 삽을 사용해 화염환을 날릴 수도 있게 설계했다. 물론 역사 속 캐터펄트에는 이런 장치는 없었다. 그러나 25년 동안 이런 무기를 만들어오는 동안 그런 것을 문제 삼은 사람은 없었다. 나는 진짜 옛 병기를 만드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문제로부터는 자유롭다.




엄청난 크기의 물건▶배를 만들어라
카리 윌킨슨, 미미시피 주 패스커굴라에 위치한 잉걸스 조선소의 프로그램 관리 부사장

내가 일하는 곳은 800에이커 면적의 조선소다. 대학을 마치고 이 곳에 처음 왔을 때 거대한 장비와 배를 보았다. 그리고 해군 함선 관련 공학에 대해 아는 것이 없음을 깨달았다. 잉걸스는 미 해군에서 지금 쓰는 배 중 70%를 만들었다. 현재 건조 중인 배만 해도 11척이나 된다. 이 곳의 직원수는 약 12,000명이다. 이 곳에서 제일 힘든 일은 배 한 척에 들어가는 수백만 개의 부품들이 빈틈없이 잘 들어맞는 지를 확인하는 것으로, 유감스럽게도 그것이 내 일이다. 길이가 240m나 될 정도로 큰 배를 만들 때는 유닛 방식으로 제작한다. 마치 레고처럼 여러 유닛으로 나누어 제작한 다음에 결합하는 것이다. 어떤 유닛은 4층 높이인 것도 있고 어떤 유닛은 단층 높이이기도 하다. 받침대 위에 용골을 설치하고, 그 위에 가장 낮은 곳에 들어갈 유닛을 올린 다음 물, 냉각, 추진 체계 등이 필요한 배관 및 전기 공사를 한다. 공사는 진수 이후에도 계속된다. 진수 이후에는 도장, 갑판 공사, 가구 공사 등이 이어진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변기에서부터 엔진 냉각수까지 모든 것을 점검한다. 이런 식으로 배 한 척을 만드는 데는 무려 3~6년이 소요된다. 완공될 때쯤이면 배가 마치 가족 같다. 크루즈 여객선은 만들어 본 적이 없지만, 해상 시운전은 많이 해 봤다. 그 때의 느낌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엔진을 처음으로 움직여 자력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배보다 더 좋은 장소는 세상에 없다.

내 생각에 가장 거대한 기계는 우주 엘리베이터 같다. 이 기계가 실용화되면 물건을 우주로 보내는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줄 것이다. 그리고 그 실용화 앞에 불가능은 없다.
제이슨 라이트, 펜실베니아 대학의 천체물리학자






별을 향해 날아라▶눈물과 로켓 연료가 나의 힘
빅터 싱어, 전 오비털 ATK 구조공학자

내가 처음으로 만든 행성간 운항 로켓 모터는 고체연료 로켓인 스타 24다. 아직도 그 로켓이 어떻게 생겼는지 그릴 수 있다. 직경이 24인치(약 61cm)였고, 거의 원형에 가까운 형상에 노즐이 하나 나와 있다. 나는 그 노즐을 설계했다.

NASA는 1978년에 금성 대기 탐사를 위해 발사한 파이오니어 비너스 다중탐사용 우주선에 이 로켓을 사용했다. 이 로켓의 용도는 우주선이 궤도에 진입한 후 속도를 줄여 금성으로 떨어지게 하는 것이었다. 금성으로 돌입한 우주선은 데이터를 확보한 후 타 버린다. 발사 전 주에 우리 회사는 스타 24를 최종 조립동에 가져다놓고 로켓에 작별을 고했다. 운반 상자 속에 있던 로켓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난다. 나는 운반 상자 안에 들어가 로켓을 안고 울었다. 다른 행성으로 가는 로켓의 제작에 참여했다는 것은 엄청난 자랑거리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 로켓은 내 일부다.






위험한 비행▶타박상을 입는 고도
마크 포이어스트, 보잉 사의 시험비행조종사

나는 어릴 적부터 비행기를 좋아했고, 시험비행조종사가 되고 싶었다. 요즘 나는 보잉사의 747을 조종하고 있다. 그 중에는 세계에서 제일 긴 여객기인 747-8도 있다. 우리 시험비행조종사들은 항공기를 극한상황까지 몰고 간다. 위험한 기동도 해본다. 그래야 공학자들이 항공기의 안전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엔진 하나를 끄고 기수를 숙이고 조종사의 개입이 없는 상태에서도 항공기가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는지도 확인해 본다. 요즘 항공기들은 이런 상황에서도 신속히 복구된다. 했던 것 중 제일 재미있는 것은 100만 파운드(453톤)의 중량으로 이륙하기다. 100만이라니 딱 떨어지는 숫자 아닌가!

747-8 기종의 최대 이륙중량은 99만 파운드(448.47톤)다. 우리는 항공기를 이 무게에서 이륙시키는 방식을 실험하고 있다. 보통은 연료를 연소시키면 무게를 줄여 떠오를 수 있다. 따라서 1만 파운드(4.53톤)의 연료를 연소시켜 버리면 항공기의 무게는 99만 파운드가 되어 이륙이 가능해진다.

그러나 항공기가 이렇게 무거워지면 경착륙에서 오는 충격을 기체 구조가 흡수하기 어려워진다. 따라서 착륙 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항공기가 손상을 입으면 상사에게 그 경위를 해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편집부

파퓰러사이언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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