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우주는 돈, 뉴스페이스 열리는데...돈맥 캐는 외국·감 못잡는 한국

각국 기업·정부 수십억弗 투자

주도권 잡기 발벗고 나섰는데

한국은 규제 꽁꽁·예산 쥐꼬리



“우주산업이라는 ‘여행’은 상업적 관점에서 봤을 때 이제 시작입니다.”

지난달 말 미국 샌프란시스코 실리콘밸리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 취재진과 만난 미항공우주국(NASA) 연구원 출신인 파벨 매찰렉 스페이스노 대표는 우주를 향한 새로운 비즈니스에 잔뜩 들떠 있었다. 인공위성 영상을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경제지표를 도출해주는 스페이스노는 지난 2014년 설립 이후 벤처캐피털(VC) 등으로부터 잇따라 거액의 투자금을 받았다. 매찰렉 대표는 “최근 몇년간 실리콘밸리에 있는 민간 우주항공 업체에 투자된 돈만도 수십억달러가 넘는다”며 “이윤 극대화에 최적화된 민간 영역과 경험이 풍부한 정부가 힘을 합친다면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꿈’으로만 여겨졌던 우주항공 분야가 ‘돈’ 되는 시장으로 빠르게 탈바꿈하고 있다. 미국우주재단(Space Foundation)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우주항공 산업 규모는 3,290억달러로 지난해 한국 국내총생산(GDP) 1조4,112억달러의 4분의1 수준에 달했다. 투자은행(IB) 메릴린치 분석에 따르면 30년 뒤에는 2조7,000억달러까지 치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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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주항공 시장의 팽창은 대기업은 물론 스타트업 등 민간업체들이 이끌고 있다. 일론 머스크가 세운 스페이스X를 비롯해 블루오리진·버진갤럭틱·오비탈인사이트·플래니터리리소시스·카펠라스페이스 등이 잇따라 두각을 나타내며 시장의 파이를 빠르게 키우고 있다.

각국 정부도 ‘뉴스페이스(New Space)’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우주시장 개척국인 미국은 물론 일본·중국·룩셈부르크·네덜란드 등도 예산 지원과 규제 완화 등으로 우주항공 분야에서 미래산업의 활로를 찾고 있다. 반면 한국은 우주항공 인프라가 열악한 상황에서 GDP 중 관련 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0.04%로 미국(0.25%), 러시아(0.22%), 일본(0.07%) 등 선진국보다 크게 낮을뿐더러 민간기업에 대한 제도적 지원 등에도 소극적이어서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나카스카 신이치 도쿄대 항공우주천문학과 교수는 “민간이 주도하는 현재의 흐름이 우주항공 분야를 더욱 빠르게 성장시킬 것”이라며 “정부는 민간업체가 힘을 쏟을 수 있도록 관련법을 정비하고 로켓 발사 등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힘써야 우주항공 생태계가 잘 구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샌프란시스코=양철민기자 도쿄=박홍용기자 chopin@sedaily.com

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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