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인권위 업무혁신 TF “위원장 등 주요 간부 의도적 업무 태만”

“경직된 조직문화로 인권 현안 제역할 못 해”

국가인권위원회 업무혁신 태스크포스(TF)가 인권위원장 등 주요 간부들이 본연의 업무를 의도적으로 방기하고 태만하면서 인권위가 지난 정권에서 제 역할을 못 했다고 지적했다.

6일 국회 운영위원회 소속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인권위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업무혁신 태스크포스(TF) 보고서’에 따르면 업무혁신 TF는 인권위가 인권 현안에 적절한 대응과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인권위는 지난 6월 안석모 당시 사무총장을 단장으로 한 직원 15명 규모의 TF를 구성해 내부 혁신안을 검토하도록 했다.


TF는 지난 2009년 MBC PD수첩 제작진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 수사·기소와 2010년 국정원의 박원순 변호사 손해배상 청구 등 9개 이슈를 인권위가 제역할을 못 한 사례로 뽑았다. 이어 “이런 사례는 이명박 정부 이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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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는 인권위원장 등의 의도적 방기와 태만이 인권위가 본연의 역할을 하지 못한 이유로 들었다. 경직된 조직 분위기로 직원들이 서로 눈치만 보다가 한참 뒤에야 여론의 압박에 못 이겨 ‘면피성’ 위원장 성명을 내놓는 뒷북 대응이 일상화됐다는 것이다. TF는 “현병철 위원장 시절 주요 이슈들이 전원위원회에서 현 위원장의 적극적인 저지로 부결되거나 회의 통과가 지극히 어려워지면서 실무자들이 적극적 대응에 큰 부담을 가지게 됐고 의지도 지속적으로 감퇴했다”며 “인권위가 적시성을 놓친 핵심적인 이유는 현안 대응에서 정무적 판단권이 있는 위원장을 포함한 간부들의 의도적 방기와 태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권위의 의도적 태만 분위기는 이성호 현 위원장 취임 뒤에도 본질적으로 달라진 것이 없었다”고 했다.

TF는 인권위가 단발성 권고나 의견표명 중심으로 역할을 제한한 것도 문제로 꼽았다. 이에 TF는 “적은 인력에 비해 업무부담이 과도한 점, 인권위원이 법조인이나 교수 출신 중심으로 선정돼 문제 해결을 위한 조직자 역할을 할 엄두를 내지 못한 점 등이 원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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