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메가딜의 승부사들 <1>김앤장M&A팀] 수십년 다진 글로벌 맨파워...도시바 20조 빅딜 성사

70년대 기업 차관업무로 성장

글로벌 네트워크·최대 전문인력

국내 M&A자문시장 1위 토대로

국내 유일 '인수후 통합' 서비스도

최근 국내 기업들은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한 돌파구로 인수합병(M&A)을 활용하고 있다. 이에 국내 주요 로펌들도 M&A 자문 역량을 키워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정상급 실력을 인정받는 상황이다. 서울경제신문은 이제 아시아를 넘어 세계 최고를 노리는 주요 로펌의 M&A팀을 소개하고 이들의 성공 비결과 원동력을 살펴본다.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인수합병(M&A) 자문 실무를 주도하는 김진오(왼쪽부터) 변호사, 박종현 변호사, 이영민 변호사. 김앤장은 창립 초기인 1970년대부터 다져온 전세계 네트워크와 국내 최대 수준의 M&A 전문인력을 내세워 국내 M&A 자문 1위를 달리고 있다.  /권욱기자김앤장 법률사무소의 인수합병(M&A) 자문 실무를 주도하는 김진오(왼쪽부터) 변호사, 박종현 변호사, 이영민 변호사. 김앤장은 창립 초기인 1970년대부터 다져온 전세계 네트워크와 국내 최대 수준의 M&A 전문인력을 내세워 국내 M&A 자문 1위를 달리고 있다. /권욱기자








“20조원이라는 규모보다도 국가적으로 중대한 딜(계약)이었죠. 하지만 따낼 수 있다는 확신이 없었어요.”

지난 3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난 박종현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한미일 연합(SK하이닉스·베인캐피털·애플·호야)의 2조엔(약 20조3,000억원) 규모 도시바 메모리 반도체 인수 계약을 자문했던 때를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당시 일본 정부와 도시바는 반도체 라이벌인 SK하이닉스에 사업부를 매각하는 것을 꺼려 했다. 애플은 계약 참여를 놓고 오락가락했다고 한다. 김앤장이 협상에 참여한 즈음에는 오히려 웨스턴디지털 연합이 계약을 가져갈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박 변호사는 “우리 M&A팀 변호사들은 미국과 일본을 수십 차례 오가며 각 기업 최고경영진과 논의를 거듭하고 일본 정부 관계자를 설득했다”며 “끈질긴 협상에 베인이 일본 시장에서 쌓은 신뢰관계가 더해져 마침내 사인에 이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앤장은 올해 도시바 메모리 인수 계약(김앤장 자문 규모는 약 4조원) 자문을 맡으며 단숨에 올 3·4분기 누적 기준 국내 M&A 자문 시장 1위에 올랐다. 블룸버그 집계를 보면 올 9월 말까지 자문한 액수는 445억달러(약 49조7,000억원)로 지난해 총액(275억7,000만달러)의 두 배 가까운 규모다. 3조원에 이르는 베인의 카버코리아 매각 계약, 1조2,000억원 규모 MBK파트너스의 대성산업가스 인수 등 올해의 굵직한 딜에 거의 빠짐없이 이름을 올렸다.


1973년 창립한 김앤장은 1970년대 대한항공(5억달러)·호남정유(2억달러) 등 기업들의 차관 도입 업무를 맡으며 성장했다. 이때부터 해외 유수의 금융기관·로펌·컨설팅업체 등과 폭넓게 쌓아올린 글로벌 네트워크가 경쟁력의 토대를 이룬다고 김앤장 M&A팀 변호사들은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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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삼성전자가 9조4,000억원에 미국 하만 인터내셔널을 합병하는 계약을 자문했던 이영민 김앤장 변호사는 “김앤장 변호사들은 출장길에 꼭 일이 없어도 현지 관계기관을 인사차 방문해 유대를 다지는 일이 일상화돼 있다”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유지·확장하는 역량이야말로 다른 국내 로펌과 차별화된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김앤장은 이러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미국·중국 등 각국 변호사 자격과 컨설팅·인적자원(HR)·회계까지 각종 전문역량을 갖춘 인력을 흡수해왔다. 이 로펌 M&A팀 실무변호사들의 ‘총괄’격인 김진오 변호사는 “M&A를 전문으로 하는 변호사가 150여명, 그중 아시아·태평양 지역 주요 기업들의 M&A를 자문할 수준의 역량을 갖춘 변호사가 50~70명에 이른다”며 “다른 국내 로펌과 비교하면 압도적인 규모”라고 설명했다.

올 상반기 베인의 휴젤 인수(9,275억원) 자문을 맡는 등 사모펀드(PEF) 주도 M&A 분야에서 손꼽히는 박 변호사도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뭉쳐 투자 기회 모색부터 M&A 사후 시너지 창출까지 돕는 게 김앤장 M&A 서비스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김앤장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인수 후 통합(PMI)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펌이기도 하다. 기업들이 M&A를 통해 달성하려는 목표를 실제로 이룰 수 있도록 법률·규제·금융부터 세무·인사·지식재산권 문제까지 인수 후 자문을 제공하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김앤장은 인수 전 피인수 기업 실사 단계부터 변호사뿐 아니라 각 분야 컨설턴트들이 참여해 인수자와의 원활한 통합 및 피인수 기업의 개선점을 모색한다”며 “법률 문제를 넘어 M&A 전 과정에 설계자로 참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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