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 성폭행 폭로글’에 이어 기업체와 대학가에서도 성범죄 피해를 입었다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피해자에게 격려를 보내고 자신의 피해 사실도 알리는 성범죄 고발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참여 바람이 국내서도 거세지는 양상이다.
자신을 ‘금융계 H카드 소속 직원’이라고 밝힌 네티즌 A씨는 6일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올려 “지난 4월 직장 상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A씨는 “회사에 수차례 도움을 요청했지만 돌아온 답은 ‘남녀 사이의 사적인 일이니 퇴사와 인사이동은 안 된다’는 내용이었다”고 밝혔다. 성폭행 사실을 알렸음에도 회사에서 무시했다는 주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두 사람 사이에 사적인 일이 있었고 남성이 무혐의 판결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회사는 최대한 피해자가 검경 조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고 해명했다.
대학 MT에서 학과 선배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사례도 나왔다. 대학생 B씨는 4일 울산의 한 대학 온라인 게시판에 글을 올려 “MT에서 남자 선배에게 2시간가량 성추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MT에서 술을 마시고 취해 있었는데 한 선배가 다가 와 몸을 만지고 추행했다는 내용이다. B씨는 “이대로 놔두면 더 많은 피해자가 생길 것 같아 글을 적었다”고 폭로 이유를 밝혔다. 학교 관계자는 “진상 파악을 한 뒤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의혹이 사실이라면 학생 지도위원회를 거쳐 처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종합가구 업체 한샘 소속의 한 직원은 회사 선배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게시글을 4일 인터넷 게시판에 올렸다. 사건을 재수사하자며 역시 4일 청와대 게시판에 올라온 ‘한샘 성폭행 사건에 대해 올바른 수사를 요청합니다’라는 국민청원 제안에 6일까지 1만6,000여명이 참여했다.
이와 관련해 고용노동부는 한샘에 대해 근로감독을 실시하기로 했다. 사업장 관할 관서인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이 7일부터 15일까지 수시근로감독을 실시한다. 김종철 고용부 여성고용정책과장은 “회사가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을 제대로 실시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이라며 “그 외에 임산부 야간 및 휴일근로 위반, 시간 외 근로 위반, 임금 체불 등에 대해서도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