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한국건축문화대상 본상을 수상한 롯데월드타워 & 월드몰은 한국 건축역사를 새로 썼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허가에 대한 숱한 논란과 안전에 대한 우려 등 진통 끝에 123층 555m높이로 세워진 롯데월드 타워는 준공 이후 건축적 아름다움과 도시경관으로서의 가치 등을 평가받으며 서울의 새로운 얼굴이 됐다. 시공 측면에서도 초고층 건축의 기술적 도전을 극복했을 뿐만 아니라 타워 형태가 세계 여러 초고층 건축 중에서도 빼어나게 디자인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의 전통적인 곡선미를 우아하게 표현하면서도 붓으로 한 획을 그은 듯 단순미를 극대화한 형태의 타워 설계가 인상적이다. 이같은 외관 설계가 최종적으로 태어나기 위해 ‘방패연’ ‘삼태극’ ‘대나무’ ‘엽전’ ‘전통 문살’ ‘첨성대’ ‘가야금’ ‘도자기’ 등 무려 24차례나 다른 디자인으로 바꾸는 산고를 거쳤다.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이 뉴욕의 상징이 되고, 동방명주가 상하이를 대표하는 얼굴이 되듯이 롯데월드타워 역시 한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디자인이 되기에 손색이 없다.
월드타워의 미끈하게 빠진 외관 시공은 고난이도의 기술력이 요구됐다. 총 2만1,000장의 커튼월 유리가 사용됐는데 이중 1만6,000장의 규격이 다르게 설계됐다. 타워가 위로 갈수록 좁아지는 원통뿔 모양이다 보니 같은 규격의 유리를 반복해서 쓸 수 없었다. 100층 이상 건물의 형상에 맞게 정밀하게 커튼월을 설계하는 기술은 안타깝게도 아직 국내에 충분히 갖춰지지 않아 일본업체가 맡았다.
또 555m를 수직으로 뽑아 올리는 것도 특별한 시공 기술이 필요했다. 고층으로 갈 수록 좌우로 흔들리는 와중에도 중심축을 오차 없이 유지하기 위해 잠실 상공의 인공위성 4대를 이용했다.
서울 남동부 쪽에 위치하고 있는 월드타워의 지리적 위치를 상징적으로 도심과 연계하기 위한 디자인도 도입됐다. 타워 남북의 갈라진 틈은 서울 전체와 하나의 축을 이루며 옛 서울의 중심인 경복궁과 남산을 바라본다. 타워 외벽 커튼월 사이에 같은 간격으로 배치된 수직 안전핀(Vertical fin)은 빛 반사를 저감하면서 건물의 외관을 고급스럽고 은은한 분위기로 감싼다. 또 최상부 구조물인 랜턴은 야간 조명을 통해 왕관과 같은 형태로 빛나고 있다.
내부 시설로는 세계 3위 높이의 전망대를 비롯하여 파노라마 뷰를 가진 프라이빗 오피스,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디자인의 236객실 6성급 호텔, 동양적 절제미를 살린 최고급 레지던스, 첨단 프라임 오피스, 갤러리 및 편의시설 등 다양한 용도 구성을 통해 수직도시의 면모를 갖추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저층부에서 과도한 상업공간의 개발로 로비공간이 타워의 규모에 비해 충분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심사위원들은 “저층 상업공간과 타워의 연계 그리고 지층부의 도시구조와의 연계가 아쉽다”며 “상층부 역시 관람객들을 위한 여러 배려 장치가 돋보이기는 하지만 정돈되지 못한 느낌”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