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조형예술은 어쩌면 자연 그 자체일지도 모른다. 사람의 손길에 의해 변형된 형상 대신 조물주가 남긴 원초적인 자연 그 자체가 축복일 경우가 많다. 그런 점에서 볼 때 ‘플로팅 카페 바다다’는 돋보이는 건축물이다. 설계자는 ’제주의 원초적 자연에 인공이 끼어들 자리가 있을 것인가‘라는 의문을 품고 ‘(인공을) 꼭 하여야 한다면 최소한의 건드림(touch)이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만들어진 건축물이기 때문이다. 이에 10여 년이라는 긴 시간에 걸친 작업 과정에서 최소한의 가공으로 자연의 훌륭한 경관을 건물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게 해 호평을 받은 건축이다.
‘플로팅카페 바다다’(이하 카페 바다다)는 제주 서귀포시 대포동 2380에 위치한다. 이는 제주도 남쪽 끝인데, 포구 끝자락에 바다를 향해 흘러가던 용암이 굳어져 섬의 경계가 되고 그 주변은 제주 해송(海松)에 둘러 싸여있는 곳이다. 또 제주 해안의 특징인 검은 현무암이 굳어진 바다를 넘어서서 아직도 용솟음치며 꿈틀거리는 듯한 바위들로 부지가 조성돼 있다. 즉, 빼어난 경치를 보여주며 ‘천혜의 보물 섬’이라는 제주의 본연의 특성을 잘 보여주는 부지라고 할 수 있다.
설계자는 그래서 ‘작은 건축’을 선보인다. 건축면적 약 281㎡에 지상 1층 높이에 불과한 작은 건물을 지었다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손길을 최대한 최소한으로 줄였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자연 속 쉼터의 기능을 하는 ‘정자’(亭子) 형태의 외관을 우선 취했다. 그리고 여기에 건축물이 바다에 떠 있는 느낌으로 보일 수 있는 플로팅(Floating)이란 개념을 설계에 적용해 자연에 녹아들 수 있게 했다. 내부 공간에도 커튼형 접이문인 폴딩도어(Folding Door)를 설치해 건물이 자연을 최대한 담아내도록 했다.
또 카페 바다다를 가는 과정도 자연과 하나가 되도록 하는 효과를 냈다. 이용자는 여러 둔덕을 넘어야 카페 바다다로 진입할 수 있는데 이 과정이 이용자를 자연 속으로 유도하는 것이다.
외부 마감재인 거친 유로폼 노출콘크리트와 제주 땅을 잘 보여주는 현무암 등의 재료 역시 자연에 동화되고자 하는 노력이다. 이 같이 건물과 자연의 자연스럽게 연계되는 것이 이 땅에 대한 존중이라고 설계자는 설명한다.
옥상 정원(Roof Garden)도 자연과 건물이 연장선상에 있었으면 하는 의도로 디자인됐다. 이에 옥상정원은 땅과 건축과 하늘이 맞닿는 접점이 되도록 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