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검찰의 국가정보원 댓글 수사를 방해하는 데 관여한 의혹을 받는 장호중 전 부산지검장(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등 현직 검사와 서천호 전 국정원 2차장 등 전직 국정원 간부가 6일 무더기로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강부영 영장전담 판사는 이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검찰 수사기록과 각종 증거를 토대로 심사한 뒤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장 전 지검장은 영장실질심사를 포기했다. 강 판사는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 인멸 염려가 있다”고 발부 사유를 밝혔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검사)은 장 전 지검장과 고(故) 변창훈 서울고검 검사, 이제영 대전고검 검사 등 현직검사 3명과 서 전 차장, 고모 전 국정원 종합분석국장 등 전직 국정원 간부 2명을 상대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변창훈 검사는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서초동 한 법무법인 사무실에서 투신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검찰에 따르면 장 전 지검장 등은 국정원이 2013년 검찰 수사와 재판에 대응하기 위해 구성한 ‘현안 태스크포스(TF)’ 주요 인물이다. 현안 TF는 당시 압수수색에 대비해 허위 서류 등을 비치한 가짜 심리전단 사무실을 만들고 심리전단 요원이 검찰 수사와 법원 재판에서 실제와 다른 진술을 하도록 지침을 내리는 등 사건을 은폐한 혐의(의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위증교사)를 받는다. 검찰은 장 전 지검장이 당시 국정원 감찰실장으로서 국정원이 시도한 사건 은폐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직 검사장급 검찰 간부가 구속된 것은 넥슨에서 각종 특혜를 받은 혐의로 지난해 7월 구속기소 된 진경준 전 검사장에 이어 검찰 역사상 두 번째다. 장 전 지검장과 함께 현안 TF에 소속됐던 이제영 검사도 구속됐다. 단일 사건으로 현직 검찰 간부 2명이 동시에 구속된 것도 이례적이다.
법원은 같은 혐의로 영장이 청구된 국정원 간부 2명을 상대로도 구속영장을 모두 발부했다. 강 판사는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 인멸 염려가 있다”고 서천호 전 차장과 구모 전 국장에게 영장을 발부한 사유를 밝혔다.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 방해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는 김진홍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과 문정욱 전 국익정보국장을 포함해 모두 6명으로 늘었다. /정지형인턴기자 kingkong9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