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초량 지역의 특성과 역사성을 잘 반영해 높은 평가를 받은 것 같습니다 ”
2017년 한국건축문화대상 일반주거부문 본상을 수상한 ‘초량도시민박’의 설계자인 오신욱(사진) 라움건축사사무소 소장은 이 같이 수상소감을 밝혔다.
오 소장은 “해양성기후에 적합한 흰색을 사용하고 피란 시절 산복도로의 판자집 이미지를 가진 송판 노출콘크리트를 활용해 부산 초량 지역의 이미지를 부각하는 데 힘썼다”며 “또 초량 일대 경사지를 최대한 활용해 건물을 설계해 주변 건물들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오 소장은 우연한 기회에 초량도시민박 설계 작업을 맡게 됐다. 싱가폴 국적의 남편과 한국 국적의 아내가 한국에 터전을 마련하기 위해 부산역 인근 초량에 도시민박(게스트하우스) 사업을 하기로 계획을 잡았는데 이 소식을 들은 오 대표가 함께 좋은 부지를 물색한 뒤 게스트하우스 건물 설계까지 맡게 됐다.
그는 “초량이라는 지역의 도시구조, 공간특성을 건축물에 담기 위해 작업을 진행했다”며 “지역의 특성과 현대디자인의 흐름을 결합하는 ‘비판적 지역주의’ 이론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오 소장은 부산을 대표하는 건축가로 잘 알려져 있다. 시선을 통제해 색다른 공간 경험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다양하게 확장하고 있다. 부산 태생 정보통신(IT)벤처 ‘마로인’ 사옥, 부산외대 건학관과 오피스텔 O+A, 더라움오피스텔 등이 그의 작품이다. 초량도시민박도 산복도로 르네상스(부산 원도심 재생사업)의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차세대 건축물로 평가받고 있다.
오 소장은 “부산 특유의 경사지 구조와 해양성 기후, 강한 햇살 등의 제약 속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공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며 “초량도시민박은 이런 고민의 산물”고 강조했다. 이어 “초량도시민박과 초량의 주변 건물들이 어우러져 선사하는 시각적 즐거움과 공간감을 잘 음미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