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 번쯤 어릴 적에는 우주비행사가 되어 보고 싶어 한다. 그리고 극소수의 유능하고 행운이 따르는 미국인들은 정말로 그 꿈을 이룬다. 지난 6월 7일, NASA는 존슨 우주 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0여명의 신임 우주비행사를 선발했다고 발표했다. NASA의 제22기 우주비행사인 이들은 극소수의 사람들만이 가 본 우주에 용감하게 나아갈 것이다. 이들은 NASA 최고책임자 권한대행 로버트 라이트푸트, 존슨 우주 센터 소장 엘렌 오초아, 비행 임무 감독 브라이언 켈리, 특별 손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환영을 받았다. 오초아는 “우리는 모든 이들이 이들 한 사람 한 사람을 알아주기를 바란다. 그러나 성공적인 유인 우주 비행은 팀 스포츠라는 것 또한 강조하고 싶다”고 말한다.
나사 22기 우주비행사 후보생들의 명단은 다음과 같다.
케일라 바론(29세), 미 해군 대위, 워싱턴 주 리치랜드 출신, 미 해군 최초의 여성 잠수함 승조원.
제나 카드먼(29세), 펜실베니아 주립대학 대학원 연구원, 버지니아 주 윌리엄스버그 출신, 국립과학재단 보조금을 받아 해양과학 연구 중, NASA에서도 해양과학 연구 중에 우주 비행사 지원.
라자 차리(39세), 미 공군 중령, 아이오와 주 세다 폴스 출신, F-35 통합 시험 부대의 지휘관으로 F-35 스텔스 전투기 개발에 참여했다.
매튜 도미니크(35세), 미 해군 소령, 콜로라도 주 휘트 리지 출신, 얼마 전에만 해도 서태평양에 전개된 USS 로널드 레이건 함을 타고 일본에 있었다.
봅 하인즈(42세), NASA 존슨 우주 센터 연구 조종사, 펜실베니아 주 해리스버그 출신, 18년간 미 공군 현역과 예비군으로 복무한 다음, NASA에는 5년간 근무했다.
우디 호버그(31세), MIT 조교수, 펜실베니아 주 피츠버그 출신, MIT에서 연구팀장으로 일하던 그는 자가용 비행기 조종사로 야외에서 탐색구조 임무를 수행한 적도 있다.
조니 킴(33세), 메사추세츠 종합병원의 레지던트 의사, 캘리포니아 주 LA 출신, 미 해군 SEAL에서 복무할 당시 은성 훈장 및 동성 훈장을 받았으며, 수학 학사 학위를 받고 하버드 의대에 진학했다.
롭 쿨린(33세), 스페이스 X사의 발사 수석 엔지니어, 알래스카 주 앵커리지 출신, 스페이스 X사에 입사하기 전에는 알래스카 어부에서 남극 빙하 시추사 등 다양한 직업을 거쳤다.
재스민 모그벨리(33세), 미 해병대 소령, 뉴욕 주 볼드윈 출신, 동기들 중 유일한 해병대 출신 우주비행사, 현재 H-1 헬리콥터를 시험하고 있다.
로랄 오하라(34세), 우즈홀 해양연구소의 연구 엔지니어, 텍사스 주 슈가랜드 출신, 예전에도 NASA 아카데미의 KC-135 미세중력 비행체험 프로그램 수강생 및 제트 추진 연구소의 인턴으로 NASA 와 인연을 맺었다.
프랭크 루비오(41세), 미 육군 소령,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 출신, 블랙호크 헬리콥터 조종사 및 군의관으로 복무했다.
제시카 왓킨스(29세),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의 박사후 연구원, 콜로라도 주 라파예트 출신, 예전에 NASA 에서 화성 관련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그리고 켈리가 말했듯이, NASA는 왓킨스를 화성에 보내고자 한다.
이번 22기 우주비행사 후보생들은 합격 사실을 5월 25일에 통보받았고, 동시에 이 사실을 가족들에게만 말할 것이며, 언론에는 알리지 말 것을 요구받았다. 합격 통지날 이들은 하루 종일 휴대전화가 울리기를 기다렸다고 한다. 하지만 존슨 우주 센터에서 일하고 있던 하인즈처럼 이미 NASA에서 일하던 사람들은 다른 방식으로 합격을 통지받았다. 그의 경우에는 그와 함께 비행한 적도 있던 우주비행사국 국장 크리스 캐시디가 직접 만나 통지해 주었다고 한다.
이번 22기 후보생은 여러 모로 신기록을 세웠다. 우선 역대 가장 많은 18,353명이 지원했다. 즉 합격률이 0.05%에 불과했다는 얘기다. 지난 2013년에 모집한 바로 전 기수에는 비교적 적은 6,000명이 지원했다. 1978년 기수에는 8,000명이 지원했다. 2개월 간의 원서 접수 기간 동안 미국 내 50개주는 물론, 컬럼비아, 푸에르 토리코, 괌, 미국령 사모아에서까지 지원자가 몰려왔다.
존슨 우주센터 대변인 브랜디 딘에 따르면, NASA는 올해 지원자가 이렇게 크게 늘어난 이유를 아직도 잘 모르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녀는 올해의 경우 예년에 비해 지원이 쉬워졌음을 지적한다. 올해는 오직 인터넷으로만 지원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주를 소재로 한 책과 영화들도 큰 영향을 주었을 거라고 한다. 딘은 “수많은 사람들이 아직 가보지 못한 우주에 나아가겠다는 꿈에 부풀어 있다”고 말한다.
신입 우주비행사들도 어릴 적부터 이런 꿈에 부풀어 있었다. 오하라는 어린 시절 존슨 우주 센터 인근의 초등학교를 다녔다. 초등학교 2학년 때는 우주왕복선을 타고 우주에 다녀온 토마토 씨를 받아 키워 보기도 했다. 그녀는 “이런 어린 시절의 체험으로 나는 우주비행사가 되겠다는 꿈을 놓치지 않게 되었다”고 말한다. 모그벨리는 6학년 때 러시아 우주비행사 발렌티나 테레쉬코바에 대한 프로젝트를 하면서 우주비행사의 꿈을 키웠다고 한다. 그녀는 기자회견장에서 “지원 과정을 걸치면서 나는 우주비행사가 되는 것이 어떤 것인지 더 많이 알게 되었다. 그러나 그럴수록 우주 비행사가 되겠다는 욕구는 더욱 강해져갔다”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 역시 어린 시절 ‘우주 열병’에 걸렸다고 말하면서, 미국은 다시 한 번 우주공간에서 세계를 선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재건된 국립 우주 협의회의 의장직에 취임할 것임을 발표했다. 펜스는 “국립 우주 협의회는 미국의 개척 정신을 우주에서 되살릴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우주 비행사들을 가리켜 “여러분들은 영웅이요, 애국자요, 미국의 가장 뛰어난 전통의 선구자다”고 말했다.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할 수 있는 일자리를 원하는가? 이번 기수에 떨어졌다고 해도, 다음 기수에 계속 지원해 보자. NASA는 머큐리 계획에 참가할 미국 최초의 우주 비행사 7명을 선발한 지난 1959년부터 계속 우주비행사 지원을 받고 있다. 이후 다양한 능력과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우주비행사로 선발되었다. 1978년에는 대량 지원으로 인해 처음으로 여성, 흑인, 황색인 우주비행사가 선발되었다. 지난 2013년도 선발자들은 처음으로 남녀의 비율이 같아졌으며, 그러한 경향은 올 해에도 꽤 강하게 유지되고 있다.
그렇다면, 우주에서 가장 멋진 일을 해보기 위한 자격 조건은 무엇인가? 의외로 간단하다.
· 미국 시민
· 공인된 교육기관에서 받은 과학, 기술, 공학, 수학 관련 학사 학위
· 해당분야 직무경력 최소 3년 또는 제트기 지휘조종사 비행경력 1,000시간 이상자
물론 NASA 우주비행사라면 우주 비행의 가혹한 상황을 견뎌낼 체력도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런 비교적 간단한 자격을 지닌 사람이라도, 최종 합격까지는 멀고도 험한 길을 거쳐야 한다. 대부분의 위원이 현역 우주비행사로 이루어진 우주비행사 배점 위원회가 18,000명에 달하는 지원자 중 적격자를 고르고 또 골라 수백 명으로 압축한다. 이 수백 명의 지원서는 우주비행사 선발 위원회를 거쳐, 120명을 골라 존슨 우주 센터에서 면접을 보게 한다. 이 중에서 50명을 골라 2차 면접을 본다. 이 50명 중에서 최종 합격자가 나오는 것이다.
이렇게 선발된 최종 합격자는 1,000분의 1의 확률을 통과한 사람들이다. 그러나 이것도 시작에 불과하다. 올 8월 이들이 존슨 우주센터에 합류한 이후부터 이들의 일은 공식적으로 시작된다. 이들의 우주복은 이미 만들어져 있다. 이후 이들은 우주비행사가 되기 위한 2년간의 고된 정신적, 체력적 훈련을 받아야 한다. 이미 어느 정도 알려진 훈련은 무중력 적응 훈련, 수조 속에서의 우주유영 훈련, 국제 우주정거장의 도킹 장치 조작 훈련 등이 있다.그 외에도 생존 훈련, T-38 훈련기 조종 훈련, 러시아어 교육 등도 있다.
이번에 선택된 후보생들은 존슨 우주센터에서 교육을 시작할 것이지만. 이들이 국제 우주 정거장, NASA 오라이언 우주선, 상업용 유인 우주선 등의 승무원으로 배속되면 추가 교육이 기다리고 있다.
전 현직 우주비행사들이 제작한 환영 동영상에서, 국제 우주 정거장 제52회 원정에서 비행 엔지니어를 맡았던 잭 피셔는 “신비하고 놀라운 일들을 일상적으로 체험하고, 그것을 전 세계에 보여주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우주 탐사의 열의를 불태우는 것이 여러분의 일이다”고 말한다.
힘든 목표다. 그러나 이번에 선발된 12명은 이 목표를 이룰 자신이 있는 것 같다.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편집부 / By Aparna Nath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