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스포츠 문화

[단독]트럼프 맞아 청와대가 공수해 건 그림은?

한국화가 김보희 작품 영부인 환담 빛내

트럼프 대통령 방명록 사인 뒤에 오병욱 그림

민화작가 박무생 '모란'은 만찬 장식

김보희 ‘향하여(Towards)’ 180x280cm 천 위에 그린 채색화. /사진제공=학고재갤러리김보희 ‘향하여(Towards)’ 180x280cm 천 위에 그린 채색화. /사진제공=학고재갤러리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7일 오후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한국화가 김보희의 작품 ‘향하여(Towards)’를 배경으로 환담하고 있다. /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7일 오후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한국화가 김보희의 작품 ‘향하여(Towards)’를 배경으로 환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부인 김정숙 여사와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남편들의 정상회담이 진행 중이던 7일 오후 청와대 본관 영부인 접견실에서 환담의 시간을 가졌다. 한옥식 인테리어를 갖춘 이 방에서 유독 눈길을 끈 것은 두 영부인 사이에 걸린 그림 한 점이었다. 한국화가 김보희(65·이화여대 교수)의 ‘향하여(Towards)’. 김 작가가 제주도 작업실에서 바라본 실제 풍광에 작가적 상상력을 뒤섞어 그린 풍경화다. 제주 지역을 중심으로 서식하는 병솔나무, 귤나무, 소철 등이 이국적이며 독특한 장면을 연출한다. 외국인의 경우 프랑스 화가 앙리 루소의 그림 같은 강렬한 인상을 받지만 한국화를 전공한 김 작가 특유의 정제미와 깊이감이 드러나는 작품이다.

청와대는 이날 새벽 일찍 종로구 삼청로 학고재갤러리에서 이 그림을 대여해 간 것으로 알려졌다. 대여료는 미술은행과 동일하게 작품값의 0.5%로 책정됐다. 학고재 측 관계자는 “국빈을 맞는 청와대에서 손님맞이를 위해 내보이기에 손색없는 그림”이라며 “이 작품과 함께 민화작가 서정 박무생 화백의 모란도 병풍도 대여해 갔는데 만찬 등 연회장에 두기 좋은 그림”이라고 밝혔다. 부귀영화를 기원하는 ‘모란’ 그림은 조선시대 왕실에서 병풍으로 제작해 국가 중요행사 때 사용했고 이후 부유층을 중심으로 한 민화가 확산됐다.

청와대를 국빈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부인 멜라니아가 지켜보는 가운데 방명록을 쓰고 있다. 그의 뒤로 오병욱 작가의 바다 그림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청와대를 국빈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부인 멜라니아가 지켜보는 가운데 방명록을 쓰고 있다. 그의 뒤로 오병욱 작가의 바다 그림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앞서 트럼프 대통령 부부가 청와대 본관에 도착해 방명록에 서명할 당시 책상 뒤에 걸린 작품은 작가 오병욱(58)의 ‘바다’였다. 햇빛이 바닷물에 비쳐 눈부시게 반짝이는 ‘사진 같은 그림’으로 물과 빛을 아우르는 투명한 느낌이 특징이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을 진행한 충무실 입구에는 운보 김기창의 ‘청록산수’가 보이기도 했다.


청와대 소장 미술품은 비공개로 베일에 싸여있다. 청와대 대통령비서실과 대통령경호처가 소장한 작품 등을 모두 합쳐 1,000여 점 이상일 것으로 추산된다. 또한 청와대는 필요에 따라 국립현대미술관 등 국가기관 소유의 작품을 걸기도 한다. 한때 청와대 전담 학예사가 있기도 했으나 현재는 국립현대미술관의 학예사가 파견 근무하며 영빈관과 대통령 집무실 등 주요 공간의 그림을 바꿔 전시한다. 상·하반기 연중 최소 2회 이상 혹은 분기별로 당시 분위기를 고려해 작품을 교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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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 달에는 청와대 소장 미술품인 전혁림(1916~2010)의 ‘통영항’이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수리·보수 작업을 거쳐 청와대 본관 인왕실에 다시 걸렸다. 2005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전 화백의 전시를 직접 보고 작품을 주문해 청와대 영빈관에 걸었던 인연이 있는 그림이다.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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