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시장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대치쌍용2차 재건축조합이 시공사 선정에 나선다. 대치쌍용2차는 최근 서울시의 방침에 따라 재건축사업 계획의 최고 층수를 49층에서 35층으로 변경한 대치은마를 비롯해 대치우성1차·대치쌍용1차 등 대치동 일대 재건축 수주전의 전초전으로 주목받는다. 그러나 앞서 진행된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잠실 미성·크로바, 한신4지구 등 재건축조합들의 시공사 선정 입찰과정에서 건설사들의 파격 조건 제안으로 높아진 조합원들의 기준과 강화된 정부의 규제를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번 입찰에 참여하는 건설사들의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대치쌍용2차 재건축조합은 지난 6일 시공사 선정 입찰공고를 내고 오는 14일 현장설명회를 거쳐 12월29일 입찰을 마감할 예정이다. 시공사 선정은 내년 2월3일 조합원 총회를 열어 결정할 계획이다. 1983년 14층, 4개 동, 364가구로 지어진 단지는 공사비 1,821억원의 재건축사업을 통해 최고 35층, 6개 동, 560가구 규모로 지어지게 된다.
단지는 지하철3호선 학여울역과 양재천, 대치동 학원가 근처에 위치해 우수한 입지로 평가받는다. 이번 입찰에 관심을 갖고 있는 주요 건설사로는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이 거론된다. 한 건설 업계 관계자는 “재건축사업 규모가 크지 않지만 대치동이라는 입지를 감안하면 분양이 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근 대치은마의 시공사로는 삼성물산과 GS건설이 선정돼 있고 이번 대치쌍용2차를 시작으로 인접한 대치우성1차·대치쌍용1차 재건축조합의 시공사 선정이 이어질 예정이다.
올 하반기 진행된 서울 강남 주요 재건축조합들의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과열 경쟁 및 위법 지원 논란이 불거지면서 지난달 말 국토교통부는 과도한 이사비 지원 금지 등의 내용으로 시공사 선정 제도를 연말까지 개선하겠다고 밝혔고 6일부터는 서울시와 합동으로 주요 재건축조합들에 대한 현장점검에 나섰다. 이에 따라 이번 입찰은 전처럼 금전적 지원보다는 설계·조경 등 단지 건축계획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건설 업계는 대체로 전망하고 있다.
정비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의 감시와 규제가 대폭 강화됐기 때문에 전처럼 금전적 지원을 앞세운 과열 경쟁이 벌어지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입지를 감안하면 유찰 없이 2개 정도의 건설사가 참여해 조용한 경쟁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