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조성주의 스타트업 코칭] 성과급, 현금으로 할까 상품으로 할까

KAIST 경영대학 교수

직원 처우에 따라 접근법 달라야

급여, 업계 평균보다 낮으면 금전적 보상

업계 상위권 속할 땐 비금전 보상에 집중

조성주 카이스트 경영대 교수조성주 카이스트 경영대 교수


“하반기 목표를 달성하면 전 직원 해외여행을 추진하겠습니다.”

한 스타트업 대표의 선언이었다. 아시아 지역이라 적절한 선에서 예산을 확보할 수 있었다. 다행히 목표가 달성됐고 드디어 여행 준비를 할 수 있었다. 문제는 대표가 여행 준비 과정에서 몇몇 구성원의 불만을 듣게 된 것이다. ‘여행은 무슨 여행. 차라리 돈으로 주면 좋겠구먼….’ 대표는 나름대로 구성원들을 위해 보상 프로그램을 준비했다고 생각했는데 구성원들의 생각은 달랐던 것이다. 잘못하다가는 돈 쓰고 불만만 늘리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현금으로 할 걸 그랬나.”

성과급의 목적은 열심히 한 구성원들을 격려하고 동기부여를 하기 위한 것이다.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구성원들에게 현금을 선택할지, 상품을 선택할지 묻는다면 대부분 현금을 선호할 것이다. 하지만 선택의 여지 없이 현금으로 지급된 경우와 상품으로 지급된 경우 구성원의 만족도와 동기부여 차원에서 보면 상품 지급이 더 낫기도 하다. 구성원 입장에서 현금은 급여의 일부같이 느껴지고 한번 받고 나면 금방 잊힌다. 공돈 느낌도 있어 쉽게 써버리기도 한다. 반면 비금전 보상은 트로피 효과와 보상 지속성을 제공한다. 우리가 어떤 대회에 나가 수상했을 때 “트로피 받을래? 현금 받을래?”라고 물으면 현금을 선호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그에 상응하는 현금 10만원을 받는다면 저녁 식사 한 번으로 현금은 사라지고 그 기억도 금방 잊힐 것이다. 하지만 트로피는 자신의 성과를 기릴 수 있고 주위의 누군가에게 자랑하기도 좋다. 또 보상 지속성도 있다. 볼 때마다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즐거워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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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전 보상과 비금전 보상 중 하나만 제공할 필요는 없다. 회사 상황에 따라 구분해보는 것도 좋겠다.

첫째, 구성원 처우가 업계 평균보다 상당히 낮은 경우다. 이 상황에서는 비금전 보상보다 금전적 보상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당장 생활도 빡빡한데 성과급으로 해외여행이 주어지면 오히려 불만족을 느낄 가능성이 높다. 스타트업의 경우 기본적인 처우를 올리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다.

둘째, 구성원 처우가 업계 평균보다 약간 낮은 경우다. 이런 경우 상당 부분은 금전 보상으로, 일부는 비금전 보상으로 설계하면 좋을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생각할 것은 비금전 보상의 종류다. 비금전 보상의 종류를 청소기·커피머신·세탁기 같은 실용재와 고급 식기, 여행 상품권 같은 사치재(또는 경험재)로 나눠볼 수 있다. 이때 실용재들이 제시될 때 더 높은 보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셋째, 구성원 처우가 업계 평균보다 높은 경우다. 이 경우에는 비금전 보상 비율을 조금 더 늘리는 것, 보상 상품을 사치재 또는 경험재 쪽으로 늘려볼 여지가 있다. 1,000만원의 급여를 받는 사람에게는 10만원의 현금 보상보다 트로피가 더 만족스러울 것이다./sungjucho@business.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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