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합종연횡이 가속화되고 있다. PC 시장의 라이벌인 인텔과 AMD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업계의 최강자 엔비디아 공략을 위해 손을 맞잡았고 퀄컴 인수에 나선 세계 4위 반도체 업체 브로드컴은 위임장 대결도 불사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 인텔은 자사 프로세서에 AMD의 라데온그래픽을 합친 노트북용 칩 개발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칩은 이르면 내년 1·4분기 출시될 예정이다.
인텔이 PC 프로세서 시장에서 수십년간 라이벌로 지낸 AMD와 손잡은 것은 GPU 업계의 최강자 엔비디아를 따라잡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시장조사 업체 JPR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글로벌 GPU 시장 점유율은 2·4분기 기준 70.6%로 압도적이다. AMD는 이번 협업으로 그래픽카드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인텔은 인공지능(AI) 반도체 칩 시장에서 주요 경쟁사로 부상 중인 엔비디아를 견제하려는 노림수라는 것이다.
한편 이날 퀄컴 인수를 공식화한 브로드컴은 인수 성공을 위해 위임장 대결도 불사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4위 반도체 업체인 브로드컴은 퀄컴에 정보기술(IT) 업계 사상 최대인 총 1,300억달러 규모의 인수합병(M&A)을 제안했다. 합병에 성공하면 브로드컴은 세계 통신반도체 시장에서 독점에 가까운 체제를 구축하며 삼성전자와 인텔의 뒤를 바짝 추격하는 글로벌 매출 3위 기업으로 거듭나게 된다.
퀄컴 측은 일단 낮은 인수가를 이유로 브로드컴의 제안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브로드컴은 인수 성공을 위해 표 대결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WSJ에 따르면 브로드컴은 자사에 우호적인 이사들을 퀄컴에 앉히고 내년 3월 열리는 퀄컴 주주총회에서 위임장 대결을 벌이는 방법 등으로 적대적 M&A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호크 탄 브로드컴 최고경영자(CEO)는 “일반 고객들이 합병을 받아들일 것이라는 확신이 없었다면 이번 제안을 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합병안 통과를 자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