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이 3·4분기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여파에 따른 중국 운항의 어려움 속에서도 고공 성장세가 이어진 것이다. 업계에서는 일본과 동남아 등 공격적인 신규 취항 전략이 먹혀들었고 30호기를 도입하는 등 규모의 경제를 구축한 것이 호실적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한다.
제주항공은 7일 3·4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3% 늘어난 2,666억원, 영업이익은 5.9% 증가한 404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당기순이익은 321억원으로 같은 기간 12.7% 성장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이다. 3·4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587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영업이익(587억원)을 넘어섰다.
3분기는 항공업계에서는 최대 성수기다. 7~8월 여름 휴가철에 9월 중하순 추석연휴까지 있어 해외여행 수요가 몰리는 기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녹록지 않은 환경이었다. 사드 여파로 한국을 찾는 중국 여행객이 급감했고 최장 10일의 추석 연휴마저 10월이어서 3·4분기 실적에 잡히지 않았다. 국제유가 역시 지난해 3·4분기보다 10%가량 상승하며 부담으로 작용했다.
그런데도 제주항공이 역대 최고의 실적을 기록한 것은 일본과 동남아 노선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신규 취항의 효과가 컸다. 제주항공은 6월 인천~대만 가오슝 노선 신설을 시작으로 7월 베트남 냐짱,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도 항공기를 띄웠다. 지난해 3·4분기에 비해 일본 노선과 동남아 노선의 매출은 각각 47%, 31% 늘었다.
올해 들어 신규 항공기 4대를 추가로 도입하며 총 30대로 편대 규모를 키운 것도 실적 상승의 밑받침이 됐다. 당장 분기 기준 운항 횟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00여회 늘었다. 또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면서 정비비와 리스료 등 항공기 대당 고정비용이 줄었다.
다른 항공사들과 차별화된 부가 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앞좌석 유료 판매나 유료 기내식 및 유료 수화물 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3·4분기 전체 매출 중 부가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7.6%로 1년 전보다 1.3%포인트 늘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회사 설립 12주년이 넘어가면서 사업모델이 안정화되고 외부 변수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들고 있다”면서 “항공기 보유 대수를 지속적으로 늘려 규모의 경제 효과를 더욱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