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스포츠

[으라차차! 2018평창] 65조 경제가치 창출?...경기장 수익구조 구축에 달렸다

■경제지도가 바뀐다

강원도, KTX 경강선 구축으로 '제2 수도권' 기대감 속

경기장 활용·관광객 유치 묘책 없으면 장밋빛 전망 그쳐

이전 올림픽 대부분 적자...'경제올림픽' 기준 될지 관심

강원 평창군의 진부역. 평창올림픽 개·폐막식장과 설상 경기장에 인접해 있다. /연합뉴스강원 평창군의 진부역. 평창올림픽 개·폐막식장과 설상 경기장에 인접해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일 대중음악 콘서트가 열린 평창올림픽 개·폐막식장. 635억원(문화ICT관·메달플라자 등 포함)을 들여 3만5,000석 규모로 지은 이곳은 대회 뒤 대부분의 시설을 철거하고 올림픽기념관 등 문화·스포츠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연합뉴스지난 4일 대중음악 콘서트가 열린 평창올림픽 개·폐막식장. 635억원(문화ICT관·메달플라자 등 포함)을 들여 3만5,000석 규모로 지은 이곳은 대회 뒤 대부분의 시설을 철거하고 올림픽기념관 등 문화·스포츠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올림픽 스키장을 수영장으로 활용한 솔트레이크시티.올림픽 스키장을 수영장으로 활용한 솔트레이크시티.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 9월 총회에서 2024년과 2028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를 동시에 발표했다. 올림픽 역사상 처음 있는 일. 2024년 대회 개최를 놓고 경쟁하던 파리·로스앤젤레스(LA)와 합의를 통해 2024년 파리, 2028년 LA 개최로 결정한 것이다. IOC는 이를 묘안이라고 자평했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했다. 앞서 보스턴·부다페스트·함부르크·로마가 재정상의 이유로 2024년 대회 유치전에서 발을 뺐다. 막대한 돈을 투입했지만 그에 걸맞은 효과는커녕 빚만 떠안은 역대 대회들은 올림픽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남겼다. 평창이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됐던 2011년과 비교해도 상황이 많이 달라진 것이다.

이 때문에 IOC가 최근 들어 가장 강조하는 것이 바로 ‘경제올림픽’이다. 올림픽에 씌워진 ‘돈 먹는 하마’라는 오명을 씻기 위해 흑자 올림픽의 모델을 개최지에 요구하고 있다. 평창올림픽은 개최지 동시 발표라는 IOC의 상징적인 결정 이후 처음 열리는 올림픽. 잘만 준비하면 경제올림픽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매김할 수도 있다.






◇2조8,000억원과 13조원 사이=경제올림픽을 위한 계산기를 두드리려면 대회 개최비용부터 명확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 평창올림픽 개최비용을 얘기할 때 일각에서는 13조원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 가운데 10조~11조원은 철도·고속도로 등 사회기반시설(SOC) 건설에 투입되는 돈이다. 이를 뺀 순수 개최비용은 2조8,000억원 수준이다.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 측은 “10조~11조원은 강원권 개발을 위해 원래 투입될 돈인데 올림픽 개최 때문에 시기가 빨라지고 집중된 것일 뿐”이라고 설명한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도 “철도와 도로 등 교통확충은 올림픽만을 위한 사업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직전 2014 소치올림픽은 순수 개최비용만 25조원이었다. 2010 밴쿠버와 2002 솔트레이크시티는 2조9,000억원씩을 들여 올림픽을 치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순수 개최비용을 기준으로 최대 3,000억원의 적자가 예상되는 평창은 남은 기간 지출 최소화와 기업 스폰서 추가 확보, IOC 지원금 확대, 입장권 판매 등으로 균형재정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계획이다.

◇다음달부터 강원도는 제2의 수도권=올림픽 관련 SOC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KTX 확충이다. 인천공항∼서울∼평창∼강릉을 잇는 KTX ‘경강선’이 12월 중순 완전개통된다. 올림픽으로 인해 강원도에도 KTX가 달리는 것이다. 이 사업에는 2012년부터 약 3조8,700억원이 투입됐다.


경강선 KTX로 서울역에서 출발하면 진부역까지 1시간20분이면 도착한다. 진부역은 개·폐막식장이 있는 올림픽플라자와 설상 경기장에 인접해 있다. 빙상 경기가 열리는 강릉까지는 서울역에서 1시간42분 소요되며 청량리역~강릉역 구간은 1시간26분에 달린다. 무궁화열차와 비교하면 4시간 이상 단축되는 것이다. 인천공항에서 강릉역까지는 2시간23분이라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매력적이다. 또 이미 전 구간이 완성된 서울~양양고속도로 덕에 자동차로도 서울에서 양양까지 빠르면 1시간30분에 닿는다. 올림픽 효과로 강원도는 제2의 수도권이라 불릴 만큼 서울과 가까워지는 것이다. 강원권이 중심으로 진입하는 ‘경제지도’의 재편도 기대할 만하다.

관련기사



◇64조 경제적 효과? 관건은 경기장 사후활용=평창올림픽의 경제적 효과로 가장 많이 인용되는 것은 현대경제연구원이 내놓은 자료다. 이 자료에 따르면 평창올림픽의 경제적 효과는 64조9,000억원에 이른다. 경기장과 교통망, 숙박시설 등 직접적 투자의 경제적 효과가 16조4,000억원이다. 또 39만명의 외국인 관광객 방문으로 1조2,000억원의 경제적 효과와 4조7,000억원의 연관소비 지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64조라는 숫자에는 올림픽을 계기로 외국인 관광객이 향후 10년간 꾸준히 강원도를 찾는다는 전제가 따른다. 또 올림픽 뒤에도 경기장 시설로 수익을 낸다는 가정 또한 포함한다. 현실과 거리가 먼 장밋빛 전망에 그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올림픽 효과로 교통이 좋아지면 강원도를 찾는 관광객보다 오히려 강원도에서 나가는 인구가 더 많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주민들 사이에서는 나오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을 막고 강원도를 머물고 싶은 곳, 방문하고 싶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경기장 사후활용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현재 사후활용 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경기장 시설은 3곳(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 강릉 하키센터, 정선 알파인센터). 스키장을 수영장으로 바꾼 솔트레이크시티, 선수촌 등을 대학 캠퍼스로 활용하는 릴레함메르 등을 본보기 삼을 만하다. 무턱대고 외국의 사례를 따라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철저한 수요조사로 우리 사정에 맞는 묘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용철 강원도 대변인은 “엘리트 체육시설과 일반인 대상 시설 중 수익성 등에서 어떤 쪽이 나을지 경기장 사후활용법을 계속 논의 중이다. 올해 안에는 모든 경기장 시설의 사후활용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준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관련 태그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