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자연의 어떠한 공격도 막을 수 있는 집

토네이도는 미국 중서부를 휩쓸고 다닌다. 허리케인과 해수면 상승은 해안 지역을 위협한다. 산불은 남서부를 불태운다. 북부는 눈보라로 얼어붙었다. 언제나 자연 환경은 인간의 집을 공격해 올 수 있다. 그러나 첨단 건축 기술과 소재를 통해 이런 자연의 공격에도 끄떡없는 집을 만들 수 있다. 물론 여러 가지 다른 소재와 공법을 사용한 창과 벽으로 이루어진 집이 현실적이라는 뜻은 아니다. 여기 나온 대로 똑같이 집을 지을 필요가 없다. 미국 내의 어느 지역도 이런 모든 기상 재해를 동시에 겪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집을 만드는 데 들어간 기술은 현실에 존재한다. 때문에 자연 재해에 대비하고 싶다면, 여기 소개된 설계 중 적합한 것을 골라 쓰는 것도 고려해 보길 바란다.








1) 토대
집이 땅 속으로 가라앉는 것을 방지하는 토대는 보통 단단한 일체형이다. 그러나 배출구가 있는 설계를 사용하면 범람한 물이 집 아래로 흐르게 된다. 또는 집을 돌 무더기 위에 세우고 홍수 시 파괴되는 파쇄형 벽으로 빈틈을 메우는 방법도 있다.

2) 나무
나무는 집에서 최소 6m 떨어진 곳에 심어야 한다. 그래야 꺾인 가지가 바람을 타고 날아와도 집에 피해가 가지 않는다.

3) 에어갭 외장
바람과 비가 몰고 오는 많은 물을 사이딩을 넘어 집의 골조를 적신다. 해결책은 섬유-시멘트 사이딩 패널과 가옥 사이에 공기층을 만드는 것이다. 빗물이 사이딩을 넘어와도 아래로 배수될 것이다.

4) 세라믹 창
화재시 소방관이 소방호스로 쏜 차가운 물은 열충격을 일으켜 기존의 유리를 깰 수 있다. 유리가 깨지면 가정 내부 화재에 산소가 공급된다. 그러나 투명 세라믹으로 만들어진 유리는 섭씨 704도까지도 팽창이나 수축 없이 버틴다.

5) 깨지지 않는 창
이 유리창은 허리케인이 몰고 온 파편에 충돌해도 깨지지 않는다. 두 장의 유리 사이에 깨지지 않는 폴리머 층이 있기 때문이다. 금은 가더라도 깨지지는 않는다. 이

폴리머는 다양한 강도로 만들 수 있으며, 제일 강한 것은 총알도 막는다.

6) 부서지지 않는 셔터
창과 문을 보호하는 접는식 폭풍 셔터는 문 닫은 가게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여닫는 방식은 모터나 수동식이다. 알루미늄으로 되어 있으므로 완전히 닫아 바닥에 고정시키면 그야말로 철벽이 되어 준다. 사용하지 않을 때면 말려서 15cm 박스 안에 수납된다.

7) 강철 사이딩
산불이 걱정되는가? 그러면 집에 방화 패널을 달아라. 금속제 외피 안에 밀폐 기포 방염 발포재를 적층시킨 이 사이딩은 집을 산불로부터 지켜줄 뿐 아니라 최고의 단열재 역할도 한다.

8) 콘크리트 벽
방화 성능이나 방풍 성능만 놓고 보면 콘크리트만한 게 없다. 그러나 콘크리트 판은 자연광을 통과시키지 못하고, 너무 무거워 문을 만들 수도 없다. 때문에 화재가 잘 일어나는 곳에서는 콘크리트와 강철 사이드를 혼합 사용하는 대안을 쓸 수 있다.

9) 지붕
추운 지역에서는 대부분의 가옥 지붕이 경사져 있다. 이래야 지붕에 쌓였던 눈이 자연스럽게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 지붕이 평평하면 쌓인 눈이 녹았다 얼었다를 반복하면서 가옥의 구조물에 압력을 가하고, 결국은 물이 새게 된다. 지붕에 쌓인 눈이 녹지 않게 하려면 다락방을 차갑게 해야 한다. 환기를 잘 시키고 서까래가 아닌 다락방 바닥에 단열을 해야 한다.

10) 잔디밭
잔디밭은 산불을 막아내는 숨은 공신이다. 용설란, 실난초, 선인장 등 물을 저장해 두는 다육식물들을 심고, 집 근처에 있는 마른 식물이나 죽은 식물은 모두 없애 버려라. 그리고 나무 가지치기를 할 때 지면으로부터 1.8m 높이까지 있는 가지는 모두 없애라. 그래야 낮게 퍼져가는 산불의 불길을 옮기지 않는다. 건조한 가연성의 조경용품이나 뿌리 덮개도 모두 없애라.



■ 대피소


21세기에 지하 벙커를 대피소로 쓸 필요는 없다. 사실 지하 벙커는 대피소로 별로 좋지 않다. 사람들이 별로 사용하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피소 시공 업체들의 주장에 따르면 모든 대피소는 편안하고, 쉽게 갈 수 있고, 한 번 들어가면 수 시간 동안 나오고 싶지 않을 만큼 안락한 곳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물론 시속 400km로 몰아치는 카테고리 EF-4 토네이도도 견딜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관련기사









거의 파괴할 수 없는 단열 콘크리트 발포재(ICF)가 벽체의 재료로 가장 이상적이다. 중심부는 콘크리트와 철근으로 되어 있고, 그 외부는 발포재, 최종 외장은 건식벽체 등으로 되어

있다. ICF는 화재의 열기와 폭풍의 충격에 강할 뿐 아니라 외부의 소음도 잘 막아준다.

공기 공급
대피소는 적절한 수동 환기가 필요하다. 즉, 정전으로 인해 공조 장치가 작동을 멈춘 다음에도 공기가 순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환기 장치는 건물 옥상과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대피소를 제외한 주택의 다른 곳이 무너져도 대피소는 신선한 산소를 공급받을 수 있다.

인테리어
대피소는 들어가기 쉽고 편안한 환경이어야 한다. 재해 상황 하에서 어린 아이도 편안하게 느낄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벽장, 식량저장소(물론 식량도 포함), 화장실 등을 설치하고 있다. 이 화장실은 비상 상황에서도 안전한 물이 나온다.

토대
대피소는 특제 콘크리트 푸팅이나 주택의 기존 토대와 확고히 연결되어야 한다. 후자의 경우 일반 주택의 토대에 흔히 사용되는 J형 볼트보다도 더욱 튼튼한 에폭시 앵커 볼트를 쓰는 것이 좋다. 2.2m2 면적의 대피소를 이런 볼트 19개를 사용해 토대에 고정하면 최대 90톤의 힘에도 빠지지 않는다.


경찰 영화에도 흔히 나오듯이, 문은 벽에서 제일 약하다. 따라서 대피소의 문에는 여러 개의 잠금 장치가 필요하다. 어떤 것은 굵기 2.5cm의 철제 빗장 6개를 사용해 문을 문틀에 결합하기도 한다. 그리고 문은 안쪽으로 열려야 장애물이 문 앞을 막고 있어도 열고 나갈 수 있다.



■ 돔 주택

엄청난 강풍이 자주 일어나는 지역에서는 집을 지을 때 화재나 폭설 관련 대책은 우선순위가 떨어진다. 그보다는 강풍이 불어도 날아가지 않는 집을 짓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어떤 건축가들은 이 목표를 매우 창의적이고 이목을 잡아끌며 매우 튼튼한 방식으로 달성했다. 그 방식은 주택을 돔 모양으로 만드는 것이다.







대부분의 건물에는 강풍이 불면 날아가는 것들이 많다. 지붕도 거기에 포함된다. 그러나 이 거대한 콘크리트 돔은 아무리 센 강풍이 불어도 날아가지 않을 것이다. 일체형 콘크리트 덩어리로 주택을 만들면 거친 기후에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일반적인 상자 모양의 집이 무너지는 타격에도 이 곡선으로 이루어진 일체형 돔 형태는 끄떡없다. 그러나 이 집의 진정한 강점은 그 형상에 있다. 구조물의 형상이 구와 유사할수록 충격을 받았을 때 그 충격력이 곡선의 표면을 따라 분산되기 때문이다.따라서 일반적인 주택의 이음매를 부술 정도의 힘에도 이 돔형 주택은 약점을 찾기 어려운 것이다. 완벽한 구형을 만들기 위해 건축업자들은 외벽 모양의 큰 풍선을 부풀렸다. 그리고 그 위에 발포우레탄 단열재를 7.6cm 두께로 입히고, 이것이 다 건조된 다음 철근 콘크리트를 7.6cm 두께로 입혔다. 이는 수영장을 만드는 방식을 거꾸로 한 것과도 같다. 이러한 설계는 어느 정도 효과적인가? 지난 2003년 플로리다 주 펜사콜라 해변에 만들어진 구형 건물은 2004년 그 동네를 무너뜨린 허리케인 <이반>의 공격에도 견뎠다. 그 건물은 이후 두 번의 대 폭풍을 또 견뎠다. 구형 건물이 견딜 수 있는 것은 폭풍만이 아니다. 지난 2003년 2,270kg에 달하는 폭탄이 이라크의 모스크에서 폭발했다. 이 폭발로 건물 내의 모든 것이 파괴되었으나 돔 형태의 이 구조물의 외부는 멀쩡했다. 대부분의 집주인들은 익숙한 형태의 집을 찾지만 생존주의자 및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는 프레퍼 족들은 안전한 건물을 선호한다. 갈수록 많은 사람들이 상자 모양의 집에서 벗어나 돔 모양의 집으로 들어가고 있다. 돔 모양의 주택은 지하 대피소의 모든 장점을 지니고 있으면서 지하 대피소에는 절대 없는 일광도 받을 수 있다.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편집부 / by Harlan Murphy

Harlan Murphy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