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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idi Cullen,Heidi Cullen,





예일 대학에서 최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중 70%가 지구 온난화를 현재 진행 중인 실제 사건으로 믿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미국인 중 60%는 지구 온난화가 미국의 기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같은 조사에 따르면, 지구 온난화를 직접 체감하는 미국인의 비율은 1/3밖에 되지 않는다. 비영리기구 ‘클라이밋 센트럴’의 수석 과학자인 하이디 컬린은 이러한 괴리를 예민하게 받아들였다. “이미 지구 온난화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그 사실을 받아들이기 전까지는 누구도 지구 온난화를 문제라고 생각지 않을 것이다.” 올해로 창립된지 9년째를 맞는 ‘클라이밋 센트럴’은 연구 허브이면서 동시에 언론 기관이기도 하다. 사람들의 생활에 기후 변화를 연관시키려는 특이한 잡종 기구인 셈이다.

이 기구의 최근 프로젝트인 ‘세계 기후 귀인’에는 극한 기후와 지구 온난화간의 직접 연관을 밝히고 있다. 컬린과 그녀의 팀은 극한 기후의 원인을 밝히는 도구가 진화되고 있지만, 그 도구를 사용해 나온 결과는 사람들의 담론에 영향을 미치기에는 너무 늦게 나온다는 점을 깨달은 후 이 프로젝트를 준비했다. 컬린은 극한 기후를 다루는 언론도 너무 오래된 정보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오랜 정보로는 사람들이 극한 기후를 지구 온난화와 연결시킬 수 없다. 그러나 컬린은 “이제 기술이 확보되었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녀는 사람들에게 객관적인 해답을 신속하게 제시하려한다. ‘클라이밋 센트럴’과 세계 여러 다른 기관 출신 연구자들은 기후 모델, 현장 관측, 다양한 동료 검토 연구에서 나온 정보를 취합해 자신들의 보고서의 증거물로 사용했다. 최근 그녀의 팀은 미국의 2017년 2월이 예년의 3배나 더 따뜻했던 이유를 지구 온난화로 돌렸다.


과학과 일반인들의 생활을 연관시키려는 것은 컬린의 두번째 본능과도 같다. 그러나 언제나 그랬던 것은 아니다. 지난 2002년 그녀가 콜로라도 주 보울더의 국립 대기 연구 본부에서 가뭄을 예보했을 때, ‘기상 채널’의 제작자가 전화를 했다. 방송에 나갈 기후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영화 ‘불편한 진실’이 개봉되기 4년 전이었고, 많은 미국인들이 지구 온난화에 대해 막 알아가기 시작할 때였다. 컬린은 “정말 중요한 순간 같았다”고 말하고 짐을 꾸려 애틀란타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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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린은 ‘기상 채널’에 왔을 때 커뮤니케이션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몰랐다. 과학적 지식을 간결하게 설명하는 방법도 잘 몰랐고, 텔레비전 출연자에게 맞는 메이크업 등 외모 꾸미는 방법도 몰랐다. 그녀는 짧은 방송을 위해 대본을 써서 프로듀서에게 보여주었지만, 지나치게 복잡하고 전문용어로 만든 대본을 본 프로듀서는 고개를 내저었다. 그녀는 이렇게 회상한다. “방송국 복도를 걷고 있는데, 방송국 사람들이 이런 노래를 불렀다. ‘그녀는 과학으로 나를 눈멀게 했다’” 그러나 컬린은 결국 프로가 되어 매주 방송 진행자로 출연하고 있다.

지난 2008년 프린스턴 대학의 생태학자인 스티븐 파칼라는 컬린에게 ‘클라이밋 센트럴’에 가입할 것을 권유했다. 컬린이 처음으로 맡은 프로젝트는 기상학자들이 국지 기후와 지구 온난화 간의 관련을 찾도록 도와주는 것이었다. ‘세계 기후 기인’을 위해서도 컬린은 연구를 할 것이다. 이 연구는 다른 연구자들의 연구 결과에 기반한 보고서 작성에 활용될 것이다. 컬린은 지구 온난화의 무서운 진실을 오랫 동안 탐구해 왔음에도 매우 긍정적이다. 그녀는 두 가지를 믿고 있다. 우선 기분을 즐겁게 해 주는 검증된 수단인 강아지를 가지고 있다. 그녀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맹인안내견 훈련 프로그램인 ‘시잉 아이’에서 강아지를 훈련시켰다. 그녀는 현재 래브라도와 골든 리트리버의 잡종인 ‘얼’이라는 이름의 개를 맡고 있다. “개 훈련은 지구 온난화의 진실을 이길 수 있게 해 준다.” 그리고 또 하나는 그녀의 학문 분야의 특수성이다. “여기서는 뭐든 장기적인 관점으로 봐야 한다.” 덕분에 그녀는 과학 분야를 공격하는 트럼프 행정부도 잘 견딜 수 있다. “4년은 그리 긴 시간이 아니다.”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편집부 / by Hillary Rosner, photograph by Marius Bugge

Hillary Ros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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