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화제의 책]'체육대생, 해부학·생리학도 배웠다.'

조선말 시찰단이 기록한 일본의 근대교육기관 시찰기록 첫 번역

대학의 학제·학과 등 세부 정리, 도서관·박물관 설립기준도 소개

■문부성 소할목록(우물이 있는 집 펴냄)

■조준영 편역, 신창호 번역



한국의 근대적인 고등교육 체계의 발자취와 오늘을 이해할 수 있는 고문서가 번역, 출간됐다. 고종 18년(1881년) 일본에 파견한 시찰단이 쓴 ‘문부성 소할목록(우물이 있는 집 펴냄)’이다. 행호군(行護軍) 조준영의 필사본을 신창호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가 번역한 것. 책은 일본이 서양의 교육제도를 도입하면서 국가적인 차원의 통합적인 관리와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1871년(메이지 明治 4년) 설립한 문부성(한국의 교육부에 해당)의 연혁·직제·교육령 등 기관에 대한 개괄의 설명으로 시작하고 있다. 법학·이학·문학 등 세 개의 학부로 구분한 대학의 편제를 비롯해 사범대학교, 여자 사범대학교, 외국어학교 등 고등교육의 교칙, 과정과 그리고 부속 유치원 설립의 기준 등이 자세하게 기록했다. 아울러 도서관, 교육박물관, 체조전습실(체육학 교원양성소) 등 고등교육 과정에 필요한 기관에 대한 규칙과 응시자격 그리고 교과목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번역을 맡은 신창호 교수는 “19세기 후반 메이지 유신은 일본이 근대국가로 나아가는 데 총력을 기울인 시기였다. 서구 열강의 부국강병의 모습을 따라잡기 위해 사회 전반에 걸친 대개혁을 모색했고, 근대화를 달성하기 위해 서구문명을 수용하기를 간절히 바랬다”면서 “이 기록은 지금 봐도 체계적으로 국가의 교육체계를 수립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당시 강한 일본을 만들기 위해 준비했던 일본 지성인들의 치열한 자세를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일본에 파견된 시찰단의 치밀한 기록에서 그들의 각오와 절박함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21세기 전 세계적으로 불어닥친 4차산업혁명과 이로 인한 사회적 변화로 융복합적인 인재 육성이 시대적 요구인 만큼 교육에 대한 변혁을 모색해야 할 중대한 시점이다. 이 책은 140여년 전 서양으로부터 휘몰아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가려면 교육정책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시사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정부가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이 책은 현재 우리의 교육체계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그 역사를 확실히 이해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다. 아울러 에도시대의 사무라이가 힘을 발휘하던 시대를 벗어나 근대 입헌군주제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동아시아에서 근대적인 제도를 최초로 만든 일본의 지식인들이 교육체계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사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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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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