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서경펠로·전문가 한미정상회담 진단]"트럼프, 방위비 등 민감이슈 폭탄발언 없어...韓 기대이상 성과"

■외교안보

품격·절제 발언속 굳건한 한미동맹 재확인

전작권 전환·전술핵 재배치 등은 숙제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1박 2일 국빈 방한과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외교안보 분야 서경 펠로와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우리 정부가 미국 측과 사전 조율을 통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불안정한 동북아 정세 하에서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트럼프 대통령의 입을 통해 대내외적으로 재확인시켰을 뿐 아니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이나 방위비 분담 등 예민한 양국 이슈에 대한 ‘폭탄 발언’도 없었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 기간 동안 미국산 무기 구매 문제를 거론하기는 했지만 이에 대해서도 한국의 방위력 증강과 향후 속도를 낼 한미 FTA 재협상을 고려하면 무조건 나쁘게 볼 사안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왔다. 다만 북한의 핵 위협이 커지는 상황에서 전술핵 재배치나 전략자산 상시 배치 등 미국의 핵우산 강화에 대한 언급이 없었던 점은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떠난 후 남은 과제로는 한반도 정세 안정을 위해 일본·중국·러시아 등 주변국들과 관계를 어떤 식으로 구체화할지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왔다.

서경 펠로인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가 생각하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라는 기본 원칙을 고려해 수위 조절을 했고 한미동맹을 재확인하는 성과가 있었다”며 “군사 옵션이나 선제 공격보다 대화를 통해 풀어가는 기조로 갔고 이 덕분에 한국이 우려했던 한반도 긴장이 좀 해소됐다”고 평가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일본에서는 결례를 범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와서는 절도 있는 지도자의 품격을 보여줬고 경제적 이익에 대한 노골적 요구도 자제했다”며 “한국의 외교력이 그만큼 성장했음을 알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홍 교수는 “한미 정상회담이 이런 식으로 잘 마무리됐기 때문에 한국 외교의 위상이 올라갔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성린 전 의원도 “우리에게 불이익이 오지 않을까 걱정이 많았던 게 사실이나 한미 FTA나 대북 문제에 있어 폭탄선언이 나오지 않아 다행”이라며 “단기적이지만 정부와 청와대의 외교적 노력 덕분이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기존 미국 지도자들과 대북 인식에 있어 큰 차이점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돌출 발언이나 자극적 발언은 하지 않았기에 잘 넘어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무기 구매에 대해서는 방위력 증강과 전시작전권 전환, 한미 FTA 개정 협상 등을 고려할 때 마냥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평가가 많았다. 홍현익 수석연구위원은 “한미 FTA 재협상 문제도 파국으로 가지 않고 폐기라는 단어가 안 나오게 우리 정부가 잘 통제했다”며 “무기 구매와 무역적자를 연계해 말했었던 만큼 향후 한미 FTA 재협상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상일 전 국회의원은 “미국 전략자산 구매가 미국의 무기 판매를 위한 것이라는 평도 있지만 우리 방위력을 튼튼히 하는 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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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방한 후 남겨진 숙제가 많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미주연구부 교수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지만 추후 한미 FTA, 전작권 전환 등 할 일이 많다”며 “특히 최근 러시아가 중요한 카드로 부상했는데 한러관계 강화 등을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이 나름대로 립서비스를 많이 했다. 우리 역시 마찬가지였다”며 “하지만 립서비스 외교가 끝나고 나면 이견이 노출 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우리 이익을 지키기 위한 구체적 노력이 필요한 시기”라고 지적했다. 또 홍현익 수석연구위원은 “전술핵 재배치, 전략자산 상시 배치 등 미국의 핵우산 강화에 대한 언급이 없어 아쉬웠다”며 “북핵 위협이 실제적인 만큼 이런 부분에 대해 우리 정부가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정영현·박효정·류호기자 yhchung@sedaily.com

정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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