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뉴스페이스 열린다] 나카스카 도쿄대 교수 “日은 제일 우수한 인재들이 우주공학과 온다”

일본 최고권위자에게 듣는 우주비즈니스

나카스카 신이치 항공우주공학과 교수

2003년 세계 최초로 무게 1㎏ ‘큐브셋’ 쏘아 올려

위성 통한 ‘우주 쓰레기 청소’도 연구 중

“우주 데이터에 아이디어 붙여야 부가가치 발생”

프로젝트 참여 활발히 할 수 있는 교육이 관건

나카스카 신이치 도쿄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박홍용기자나카스카 신이치 도쿄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박홍용기자




나카스카 신이치 도쿄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가 지난 2003년 세계 최초로 쏘아 올리는 데 성공한 큐브셋(Cubesat) 위성. 가로·세로·높이 각 10㎝, 무게는 1㎏ 수준에 불과하다.나카스카 신이치 도쿄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가 지난 2003년 세계 최초로 쏘아 올리는 데 성공한 큐브셋(Cubesat) 위성. 가로·세로·높이 각 10㎝, 무게는 1㎏ 수준에 불과하다.



불모지와 같았던 일본 우주산업계에 등불 같은 역할을 한 인물이 있다. 바로 그가 나카스카 신이치(56·사진) 도쿄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다.

일본 내 우주항공 분야 최고 권위자로 불리는 나카스카 교수는 2003년 세계 최초로 ‘큐브셋 위성’을 쏘아 올려 일본이 ‘우주 강국’이라는 사실을 전 세계에 알렸다. 큐브셋의 크기는 가로·세로·높이 각 10㎝, 무게는 1㎏ 수준에 불과하며 그가 쏘아 올린 소형위성 7기는 지금도 지구주위를 돌며 수백장의 데이터를 보내고 있다. 그의 가장 큰 공로는 기초과학 분야에서 길러낸 인재들을 끊임없이 민간분야로 보내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에서 소형위성을 통한 빅데이터 산업이라는 분야를 개척한 악셀스페이스의 최고경영자(CEO) 나카무랴 유야가 대표적인 그의 제자이며, 최근 전자회사임에도 위성을 쏘아 올려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캐논일렉트로닉스의 핵심 담당자도 나카스카 교수에게 가르침을 받았다.

나카스카 교수는 소형 위성이라는 큐브셋(Cubesat)을 세계 최초로 쏘아 올린 소감에 대해 “1980년대부터 유럽, 미국에서 소형위성을 쏘아 올리는 시도를 많이 했다”며 “일본에서는 1990년대 초반까지도 연구가 이뤄지지 않아 상당히 늦은 감이 있었는데 역전을 하게 돼 영광이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기자에게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일본 우주산업이 대형 위성보다는 소형위성에 강점이 있고 세계 최고라는 점을 알릴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한다”고 미소를 보였다.


그는 일본 우주산업의 강점으로 로켓, 위성, 우주정거장 3박자가 갖춰진 점을 꼽았다. 우주산업 개발의 필요조건인 3개 요소가 갖춰져 다른 선진국보다 우주산업 개발의 역사가 짧았음에도 금세 기술력 격차를 따라잡을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나카스카 교수는 “캐나다의 경우는 로켓분야에 특화돼 있다”며 “일본은 로켓, 위성, 우주정거장 등 3개 분야를 모두 담당하고 있다는 게 강점”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나카스카 교수는 큐브셋 외에도 태양광을 이용해 심우주를 탐색하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그는 “태양 빛을 이용해서 다른 연료가 없이 심우주를 탐사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며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앞으로 다른 행성을 탐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수명을 다한 폐로켓이나 폐위성 등 우주에서 발생한 쓰레기(debris)들을 위성을 통해서 밀어서(push) 대기권으로 가져오는 연구도 그의 관심사 가운데 하나다.

일본 우주공학의 대가가 바라보는 우주비즈니스의 전망은 어떨까. 그는 누가 먼저 우주 정보를 선점하고 가공하느냐에 성공 여부가 달렸다고 거듭 강조했다. 나카스카 교수는 “위성을 통해 데이터를 만들어 내는 것만으로는 비즈니스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돈이 되는 정보에 대한 아이디어를 누가 먼저 개발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데이터를 좀 더 세밀하게 관측하고 해석하기 위해 인공지능(AI)에 대한 개발수요도 늘어날 것”이라며 “여러 정보에 부가가치를 부여해서 비즈니스화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우주굴기’를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는 일본의 움직임은 아시아 개발도상국에까지 입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이미 베트남에서 온 인재 36명이 나카스카 교수를 비롯한 일본 내 5개 대학에서 우주항공 분야에 대한 교육훈련을 받기 시작했고, 카자흐스탄, 대만, 필리핀, 브라질, 오스트레일아 등의 국가와도 협력을 타진 중이다. 우주분야에 대한 일본 내 민간차원의 관심 자체가 높은 것도 부러움을 사는 대목이다. 나카스카 교수는 “도쿄대 공대에서 항공우주·천문학과에 가장 우수한 학생들이 입학한다”며 “소형위성 분야에 대해서 괄목할 만한 실적을 냈기 때문에 고등학교 때부터 항공우주학과 입학을 목표로 삼고 공부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연구실에서 자기 연구를 활발히 할 수 있도록 교육·훈련하는 게 필요하다”며 “연구실 소속이 아닌 학생이라고 할지라도 전자회로 설계와 프로젝트에 지속해서 참여시켜서 노출도를 높이는 교육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도쿄=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박홍용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