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바람 잘 날 없는 메이

성추문 논란 국방장관 사임 이어

'밀실외교' 국제개발부 장관도 사퇴

브렉시트 협상도 교착…리더십 위기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AFP연합뉴스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AFP연합뉴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이끄는 내각에서 일주일 동안 장관 2명이 성추문·밀실외교 논란으로 사퇴했다. 유럽연합(EU)과의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Brexit)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져 메이 총리에 대한 리더십 논란이 영국 정치권에서 끊임없이 제기되는 와중에 뜻밖의 스캔들이 잇따라 터지면서 영국 내각의 혼란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가디언은 메이 총리가 프리티 파텔 국제개발부 장관이 제출한 사직서를 8일(현지시간) 수리했다고 보도했다. 파텔 장관은 메이 총리에게 보고하지 않은 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등 이스라엘 정치인·기업인들과 총 14차례 회동해 해외 원조 예산 중 일부를 이스라엘에 지원하기로 하는 등 외교정책을 독단적으로 결정한 혐의를 받고 있다. 파텔 장관은 사직서에서 “장관직 수행에 요구되는 높은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밝혔으며 메이 총리도 “영국과 이스라엘은 가까운 동맹이지만 협상은 공식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발표했다. 특히 사임 발표 전 메이 총리와 파텔 장관의 회담이 6분 만에 끝나 메이 총리가 이번 사태에 대해 느끼는 당혹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영국 장관의 ‘불명예 퇴진’은 지난 6월 조각 이후 두 번째다. 이달 1일에는 마이클 팰런 국방장관이 여기자 성추행 논란으로 사임했다. 더구나 메이 총리의 최측근인 데이미언 그린 국무조정실장도 성추문 의혹과 관련해 내각부의 조사를 받고 있으며 보리스 존슨 외무장관도 이란 억류 영국인의 석방에 소극적으로 대처했다는 비판에 시달리고 있어 ‘장관 줄사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관련기사



여기에 브렉시트 협상에서 영국과 EU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메이 총리의 리더십 논란은 증폭되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9~12일 브렉시트 6차 협상에서도 별다른 합의가 나오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EU가 영국에 ‘재정분담금을 내지 않으면 올해 안으로 미래 관계 협상은 없다’는 입장을 최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EU의 압박이 나날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영국 집권 보수당 내 원로들은 내부적으로 메이 총리를 당 대표직에서 끌어내리는 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변재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관련 태그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