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광군제 D-1] 한중 해빙기류 탔지만… 웃을 수 없는 유통가

마케팅 뒤늦게 발동 걸린데다

中 소비자 反韓감정 남아있어

이랜드차이나·아모레퍼시픽 등

실적공개 꺼리고 매출목표 낮춰





한·중 관계가 해빙 분위기로 돌아선 가운데 중국 최대 쇼핑시즌인 ‘광군제(11월 11일)’가 코 앞으로 다가 왔지만 유통가의 기대는 지난해만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드 보복 정국이 최근 걷히면서 광군제 마케팅이 뒤늦게 발동 걸린 데다 일반 소비자들 사이에 남아 있는 반한감정 때문에 매출 목표를 낮추는 업체들이 속출하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1일 광군제 하루에만 563억 원의 매출을 올려 2년 연속 국내 기업 최대 실적을 올린 이랜드그룹의 중국법인 이랜드차이나는 올해 광군제 사업 인원과 판매 물량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 맞췄다. 지난해 매출 증가율이 전년 대비 89%나 치솟았던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보수적으로 목표를 잡은 셈이다.

이랜드뿐 아니라 대다수 한국 기업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예약판매 때부터 완판, 물량 부족 등을 적극 알리던 지난해와 달리 업계 전반적으로 실적 공개를 꺼리는 분위기가 만연했다.


지난해 상하이 현지에 에잇세컨즈 플래그십스토어를 열고 한류스타 지드래곤을 모델로 기용한 삼성물산(000830) 패션도 올해 광군제 마케팅을 축소했다. 올해는 온라인 몰에서만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중국 온라인 몰에서는 광군제 당일에 프로모션을 집중적으로 진행하며 이외에 자사 온라인 몰에서는 역직구 고객들을 위해 무료배송 서비스와 사은품 증정 행사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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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팩 제조업체인 리더스코스메틱 역시 올해 예약판매에서 눈에 띄는 실적을 거두지 못해 이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지난해 티몰에서 한국 마스크팩 브랜드 가운데 당일 판매량 2위를 기록한 만큼 올해도 당일 프로모션과 판매에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아모레퍼시픽(090430)의 경우 ‘마몽드’가 예약 판매 개시 10일 만에 전년 동기 대비 133% 매출을 달성했지만 최대 브랜드인 ‘설화수’ 등에 대한 구체적인 실적은 공개하지 않았다.

‘티몰 글로벌 이마트(139480)관’에서 광군제 행사를 진행하는 이마트도 매출 목표를 지난해 40억 원에서 올해 30억 원으로 줄였다. 지난해 실제 매출액(32억 원)보다 적은 수준이다. 정관장이 주력 상품인 KGC인삼공사도 매출 최대 목표치를 지난해 수준으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올리브영 플래그숍을 통해 광군제 행사를 진행했던 CJ제일제당(097950)은 올해 아예 전용관을 마련해 대응에 나섰지만 지난해 수준의 예약판매를 뛰어넘지는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올해는 지난해 주력 제품이었던 이너비 외에 가정간편식(HMR) 등으로 품목을 대폭 늘린 만큼 물량 효과로 지난해보다 150% 매출 신장을 기대하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사드 갈등이 봉합되고 있지만 이번 광군제에서 예년과 같은 매출을 기대하는 업체는 거의 없다”며 “설령 예약 판매가 잘 되는 업체가 있다 하더라도 분위기상 이를 대놓고 드러내기는 어려운 상태”라고 귀띔했다. 한편 지난해 20조 6,700억 원를 기록한 광군제 총 매출액은 올해 22조 원 돌파가 예상된다./윤경환·변수연·박준호기자 ykh22@sedaily.com

윤경환·박준호·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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