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10일 발표한 ‘3·4분기 제조업 국내공급동향’에 따르면 3·4분기 제조업 국내공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 증가했다. 국산은 4.0%, 수입은 11.8% 늘었다. 국산·수입 증가율 격차가 7.8%포인트에 이르는 것이다.
수입 증가율 격차는 올해 매분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1·4분기엔 13.8%포인트, 2·4분기는 15.3%포인트였다. 2015년과 2016년엔 이 수치가 각각 1.1%포인트, 0.8%포인트에 불과했다. 이런 영향으로 국내에 공급된 제조업 제품 중 수입산 비중 역시 33.3%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입산 비중은 올해 1·4분기부터 매 분기 최고 기록을 깨고 있다. 올 들어 수입산 고공 행진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우리나라의 반도체 호황의 반사 효과 때문이다. 생산에 쓰이는 기계·장비 등을 이르는 자본재 공급은 반도체 호조 덕분에 올 3·4분기 21.9% 증가했는데 특히 수입 자본재는 36.3%나 뛰었다. 국산 자본재는 13.3% 증가에 그쳤다. 수입 자본재 점유율 역시 3·4분기 42.1%에 이르러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7.6%보다도 5%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업종별로 봐도 수입산 기계·장비는 3·4분기 40.3% 늘어 국산(15.8%)을 압도했다. 기계·장비는 대부분이 반도체 관련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국산 자본재, 기계·장비 자급률을 높여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발표에서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은 담배 수입 점유율이 확 뛰었다는 것이다. 이 수치는 1·4분기 15.5%에 그쳤으나 2·4분기 28.9%로 올랐고 3·4분기엔 42.2%까지 치솟았다. 역시 역대 최고 수치다. 메비우스 등을 만드는 일본의 JTI가 최근 생산 공장을 한국에서 필리핀으로 옮긴 탓에다 담배 원료 수입도 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자동차 국내 공급은 3·4분기 9.6% 늘었다. 2012년 이후 분기 기준으로 가장 큰 증가율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자동차 파업으로 6.3% 감소를 기록했던 기저 효과의 영향이 컸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