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피의 숙청' 빈살만, 사우디 왕좌계승 임박?

현지방송매체, 국왕 양위설 보도

"대규모 숙청은 사전작업" 분석도

예멘반군이 쏜 미사일 이란産인듯

反이란 성향 빈살만 강경대응 나설듯

에마뉘엘 마크롱(왼쪽) 프랑스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에서 왕위 계승서열 1위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회담을 하고 있다. /리야드=AP연합뉴스에마뉘엘 마크롱(왼쪽) 프랑스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에서 왕위 계승서열 1위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회담을 하고 있다. /리야드=AP연합뉴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레바논 간에 전운이 드리운 가운데 사우디의 양위가 임박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중동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사우디와 쿠웨이트가 자국민들에게 레바논을 즉시 떠나라고 권고하면서 중동에 또 하나의 전쟁이 임박했다는 우려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중동의 양대 맹주 중 하나인 사우디의 권력구도 변화라는 불확실성마저 부각되며 전 세계의 시선이 중동을 향하고 있다.

러시아 스푸트니크통신은 9일(현지시간) 81세로 고령인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이 며칠 내로 왕좌에서 내려올 수 있다고 보도했다. 사우디 방송매체 알아라비야도 전날 트위터를 통해 살만 국왕이 48시간 내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에게 왕위를 넘길 예정이라고 전했다. 해당 트윗은 곧바로 삭제됐다. 살만 국왕이 물러나면 그의 아들이자 왕위계승 서열 1위인 빈 살만 왕세자가 왕위를 물려받게 된다. 사우디 정부는 국왕 퇴위설에 대해 공식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양위가 임박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지난주 말부터 부패청산을 내세워 진행된 대규모 숙청이 빈 살만 왕세자를 새 국왕으로 추대하기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부패혐의로 체포된 인사 중에는 알둘라 전 국왕의 아들로 사우디 군부의 핵심인물인 미테프 빈 알둘라 왕자가 포함돼 이 같은 설명에 무게가 실린다. BBC에 따르면 이날 셰이크 사우드 알 모제브 사우디 검찰총장은 지난 4일 시작된 부패 수사로 현재 201명이 횡령 등의 혐의로 구금돼 조사 중이며 1,000억달러(약 111조원) 규모의 횡령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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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살만 왕세자로의 조기 양위가 현실화할 경우 가뜩이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중동에 허리케인급 충격을 몰고 올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빈 살만 왕세자는 여성 운전 허용이나 비키니착용가능특구 설치 등 개혁적인 면모를 보이지만 어릴 적부터 손자병법을 읽는 등 호전적인 성격의 야심가로 알려져 있다. 영국 인디펜던스지에 따르면 사우디의 예멘 내전 개입을 결정한 인물도 빈 살만 왕세자다.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는 그동안 시리아 내전에 개입해 영향력을 키워온 헤즈볼라와 이란에 적대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더구나 4일 예멘 후티반군이 사우디 수도 리야드 인근으로 쏜 미사일이 이란산이라는 것을 확인했다는 미 공군의 공식 발표가 10일 나오면서 빈 살만 왕세자가 이란에 군사 옵션을 포함한 보다 강경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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