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증권 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최근 리서치센터 내 편집팀을 없앴다. 언론사 출신을 포함해 6명으로 꾸렸던 팀은 비상근 직원 2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직원들은 회사를 떠났다.
한화투자증권의 편집국은 지난 2015년 주 전 사장이 만들며 화제를 모았다. 증권사의 리서치 보고서 등 자료를 일반 고객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였다. 편집국은 리서치 보고서는 물론 홈페이지 공지글 등 고객 대상 자료를 모두 감수했다. 언론인 출신과 소설가 등을 영입해 전문성을 갖추려고도 했다.
한화투자증권의 색다른 시도는 업계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내놓는 리포트가 어려운 용어와 비논리적인 문장들이 산재해 투자자들이 쉽게 이해하지 못한다는 점을 타개하려는 시도는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주 전 사장의 시도는 좋지만 현실성을 무시한다는 사내 비판을 받았다. 하루에도 수백 건 이상의 문건들이 쏟아져 나오는 증권업의 특성상 실효성은 없었다는 평가다. 다만 주 전 사장이 떠난 후에도 한화투자증권은 사내 편집국을 리서치센터 편집팀으로 전환해 애널리스트들의 전문용어를 순화하는 등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증권 업계에서는 편집국이 해체되며 한화투자증권의 주진형 사장의 그림자가 대부분 사라진 것으로 보고 있다. 주 전 사장은 취임 이후 매도 리포트 확대, 구간별 주식수수료 차등 적용, 과당 매매 제한, 직무별 연봉제 도입, 서비스 선택제 도입 등 기존의 틀을 바꾸는 등 획기적인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주 전 사장의 시도들이 현실과 동떨어져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에 점점 힘이 실렸고 그가 회사를 떠난 뒤 하나둘 원상태로 돌아갔다.
이에 대해 한화투자증권 측은 “그동안 훈련을 통해 리서치 인력 등의 글쓰기 실력이 늘어 더 이상 편집국이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해 없앤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