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방송된 KBS2 예능드라마 ‘고백부부’ 10화 ‘당연한 건 없다’에서는 18년이라는 세월을 함께 하며 사랑과 아픔을 함께 했던 장나라와 손호준의 진한 가족애가 돈으로 살 수 없는 진정성의 무게를 느끼게 했다. 그동안 손호준의 진심이 변한 적은 없었다. 단지 조금씩 어긋났던 상황들이 안 좋은 결과로 치달으며 장나라-손호준 부부에게 진심 따위는 중요하지 않게 된 것이었다. 그 과정을 확인하는 자리는 아프고 안타까웠다. 특히, 장나라가 엄마 김미경의 임종을 못 지킨 이유로 위험에 처한 학생을 지나치지 못하고 경찰서에 가게 된 손호준의 사연이 공개되며 어긋난 이들의 마음은 안타까움을 더하게 했다.
최반도(손호준 분)와 마진주(장나라 분)는 친구들과 떠난 강릉 여행에서 과거 반딧불을 보러 단 둘이 사랑을 속삭였던 추억에 젖는다. 진주는 전날 밤 얼결에 정남길(장기용 분)과 반딧불을 봤지만, 산책을 했다고 둘러대고, 반도는 “이래나 저래나 봤으니까 됐고, 좋으니까 됐고”라며 애틋한 마음을 드러낸다. 진주 역시 남길에게 친구들이 있는 술자리에 가야 한다며 서둘러 반도와의 추억이 서린 장소를 떠났었다.
두 사람은 곳곳에서 서로의 익숙함과 부족함을 느꼈다. 진주는 반도에게 “또 면도 대충했냐?”라고 묻는가 하면, 반도는 진주가 허리를 두드리며 걸어가는 모습만 보고도 “한동안 고생하겠네”라며 생리통을 눈치챈다. 반도는 진주를 위해 약과 위생용품을 사서 여자 화장실에 전해주다 수난을 겪지만, 걱정이 되어 빈 강의실에서 진주의 허리를 두드려준다. “누가 보면 어떡하냐”는 진주에게 “죄 지었냐”라며 “키스할까?”라고 다가선다. 진주가 잠시 심쿵한 사이 반도는 “이 정도 되야 죄지”라고 얼버무리고, 진주 역시 “아재”라고 장난으로 넘기지만, 두 사람은 결혼해 함께 사는 동안 반도가 진주의 약을 챙겨주고 허리를 두드려준 추억을 자연스레 떠올린다.
10회에서는 그동안 철없고 장난스럽기만 해 보였던 반도가 숨겨왔던 절절한 마음이 폭발하듯 드러나 시청자들을 눈물샘을 폭발시켰다. 반도는 우연히 김예림(이도연 분)으로부터 박현석(임지규 분)이 진주에게 행패를 부렸다는 이야기를 듣고 서영(고보결 분)과의 약속도 펑크 낸 채 현석에게 달려간다. “내가 진짜 병신이라 너 같은 새끼한테 당한 줄 아냐. 누굴 건드려?”라며 그를 흠씬 때려준다. 반도가 미래에 현석의 내연녀 관리까지 하고 누명까지 쓰면서도 현석 앞에서 웃고만 있던 이유는 바로 진주를 위해서였고, 가족을 위해 그 모든 수난을 감내했던 것.
반도가 장모 고은숙(김미경 분)의 임종을 지키지 못했던 이유도 드디어 드러났다. 담배를 피우는 청소년들이 친구를 괴롭히자 반도는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괴롭힘 당하던 청소년을 구해주고, 훈계를 하다 시비에 휘말렸던 것이다. 착한 마음이었지만, 진주는 “너 때문에 우리 엄마 내 얼굴도 못 보고 갔어”라며 원망을 하고 서운한 마음을 쌓아갔다. 반도는 힘들어하는 진주 앞에 내색하지 않고 밝은 모습으로 진주를 위로해주려 했지만, 진주는 그런 반도의 모습이 슬퍼 보이지 않는다고 오해했었다.
하지만, 진주를 향한 진실한 마음이 자꾸만 어긋나는 결과를 가져온 데에 가슴 가득 답답함과 안타까움이 넘쳐버린 반도는 진주의 집을 찾아간다. 장모가 좋아하는 포도를 들고 간 반도는 “난 왜 이 모양이냐. 난 왜 마음처럼 되는 게 없냐. 한 번도 진심이 아니었던 적이 없는데, 죽어라 노력했는데, 10년 전 오늘처럼 다 엉망 진창이야”라고 절절한 눈물을 흘린다. 반도와 진주는 은숙의 임종을 지키지 못한 날을 떠올리며 가슴 아파하고, 반도는 “왜 다 잘 살아보려고 죽을 만큼 노력했는데, 왜 맨날 죄송하고 미안하고… 나도 너처럼 장모님 보고 싶었다고!”라고 울부짖고 이에 집 밖으로 나온 은숙은 두 사람의 대화에 “무슨 이야기냐”며 깜짝 놀라 다음주 방송에 대해 궁금증을 높였다.
장나라와 손호준은 절절한 오열 연기로 미친 연기력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줬다. 손호준은 장나라를 향한 다정한 눈빛부터 임지규를 대할 때 분노에 찬 눈빛, 김미경을 회상하며 미안함과 속상함과 그리움을 한꺼번에 담은 눈빛으로 ‘눈빛 천재’다운 연기력을 보이며,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극대화시켰다. 장나라는 역시 눈물의 여왕이었다. 원망 가득한 눈물, 애틋한 눈물, 슬픔에 가득 찬 눈물 등 결이 다른 눈물 연기로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매번 폭발시켰다.
한편, ‘고백부부’는 매주 토, 일요일 오후 11시 방송된다.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