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경기침체의 지속과 보호무역주의 확대로 국내외 철강업체들의 경영환경이 악화되면서 철강업체들은 수익성 확보라는 과제에 직면해있다. 현대제철(004020)은 이 같은 환경 속에서도 지난해 매출액 16조6,915억원, 영업이익 1조4,450억원, 8.7%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안정적인 수익 창출 배경에는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와 활발한 연구·개발(R&D)활동을 통한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실적이 뒷받침 되고 있다. 주가는 코스피 상승장에서 다소 뒤처진다. 하지만 9월말 5만900원에서 바닥을 확인한 후 상승세를 타며 5만7,300원까지 회복했다. 주요 증권사들은 그 동안 철강가격 상승세를 이끌었던 중국의 철강 감산에 따른 과잉공급 해소에 더해 향후 글로벌 경기 회복세에 따른 수요증가, 투자성과 가시화까지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전기로와 고로를 함께 보유한 현대제철은 봉형강류와 판재류를 아우르는 다양한 제품을 생산한다. 철근과 형강, 강널말뚝, 레일, 스테인리스(STS) 등의 제품은 전기로에서, 열연강판과 냉연강판, 후판 등은 고로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각 제품군에 따른 다양한 강종의 제품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5년 현대하이스코와의 합병을 통해 강관, 차량경량화제품 등이 편입되면서 현대제철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주요 수요산업인 건설과 자동차, 조선 등 각 산업군의 시황 변화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으며, 해양구조물 등 대형 건설프로젝트에 드는 다양한 철강재의 패키지판매를 통해 시너지를 확대하고 있다. 예를 들어 조선산업의 침체로 관련 업계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음에도 비교적 시황이 좋은 건설·자동차 부문에서 수익성을 보전하며 전체적인 수익구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고로와 전기로를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현대제철만이 가진 경쟁력인 셈이다.
현대제철이 꾸준한 연구개발(R&D)를 통해 개발한 ‘전략제품’의 판매도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전략제품은 현재의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고 미래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하이 밸류(High Value) 제품’으로, 고강도 철근과 내진용 강재, 핫스탬핑강, 고부가 강관용 소재 등이 해당한다. 이 같은 전략제품의 판매량은 2015년 767만톤에서 지난해 825만톤으로 늘었으며, 올해는 866만톤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에 적용되는 초고장력강판의 판매량과 적용비율도 증가세로, 2014년 109만톤에서 지난해 154만톤으로 늘었으며 같은 기간 적용비율도 22%에서 31%로 확대됐다. 최근 대규모 지진의 발생으로 관심이 높아진 내진용강재의 판매량도 늘고 있다. 내진용강재인 SHN재의 판매량은 지난 2014년 28만톤에서 2015년 48만톤, 지난해 59만톤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현대제철은 현재 고유 강종인 3세대 자동차강판(AMP강)의 개발 및 신소재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고객의 니즈를 적극 반영하고 미래 자동차강판 시장을 선도함으로써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한다는 전략이다.
안정적인 수익성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글로벌 철강업체의 영업이익률을 보면 아르셀로미탈가 -1.1%로 적자를 기록했으며 티센크룹과 NSSMC, JFE는 각각 3.1%, 1.8%, 1.4%로 적자를 겨우 면했다. 반면 현대제철은 8.9%로 안정적인 수익성을 나타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글로벌 철강경기 침체라는 공통된 상황을 고려할 때 제품 믹스(Product Mix) 개선과 고객 니즈를 반영한 제품개발 등 현대제철의 지속적이고 다양한 노력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현대제철의 매출구조 가운데 자동차 부문과 함께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건설 부문은 올해도 기존 계약 프로젝트의 활발한 진행에 힘입어 지난해 수준 이상의 경영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판매량은 철근 321만톤, H형강 152만톤으로 각각 최대 판매량을 달성했다. 지난해 말부터 계속되고는 있는 봉형강 제품과 열연, 후판 등 제품 가격 상승세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원료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중국을 중심으로 국제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