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단독]대형로펌 태평양 사상 첫 경력 공채

이재용·퀄컴 등 굵직한 소송에

인력난 심화...전문가 수혈 나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소송을 담당하고 있는 법무법인 태평양이 최근 경력 변호사를 공개 모집했다. 태평양의 경력 공채는 이번이 처음인데다 국내 5대 대형 로펌이 경력 공채를 실시했다는 점도 로펌 업계에선 이례적인 일이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태평양은 지난달 경력 변호사 공개 채용을 실시해 최근 일부 변호사를 선발했다. 채용 분야는 증권금융·기업법무·공정거래·경영권분쟁 등이다. 태평양은 최종 채용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최근 업무 과다로 인력이 부족한 전문분야가 많아 전문가를 일시에 다수 수혈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사상 첫 공채 배경을 설명했다.

태평양을 비롯해 김앤장·광장·세종·율촌 등 국내 대형 로펌은 경력 변호사를 스카우트 등 비공개로 뽑았다. 따라서 변호사들 사이에서 태평양의 경력 공채가 관심을 모았다. 태평양은 올해 이 부회장과 삼성그룹 최고위 임원들의 뇌물 재판을 거의 전담해 변호하고 있다. 국정농단 피고인으로 기소되진 않았지만 SK그룹도 수사에 대비해 태평양을 대리인으로 선임했다.


앞서 태평양은 지난 9월 이 부회장 항소심을 앞두고 해외 연수 중이던 소속 변호사 일부를 조기에 귀국시켜 소송에 투입하기도 했다. 그만큼 각종 굵직한 소송을 잇달아 맡으면서 변호사 부족 현상이 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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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서초동 법조인 사이에서는 이 부회장 재판에 매달린 변호사 수가 태평양 소속을 합쳐 70명을 웃돈다는 얘기도 돌았다. 게다가 태평양은 퀄컴과 공정거래위원회의 1조원대 반(反) 독점 과징금·시정명령 불복 소송에서도 보조참가인인 삼성전자·애플을 대리하고 있다.

태평양의 경력 공채가 국내 변호사 시장의 달라진 풍경을 보여준다는 분석도 나온다. 로펌 간 경쟁이 심해지면서 ‘대형 로펌=안정적 직장’이라는 공식이 깨지고 대형 로펌에서도 인력 이동이 잦아졌다는 얘기다. 태평양 관계자는 “법조 시장이 예전과 달라져 종래 개별적 인재영입에 더해 공채를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며 “앞으로도 수시 모집과 공채를 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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