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30대 후반의 맞벌이 직장인입니다. 정부 대책과 아파트 입주물량 증가로 집값이 당분간 하락할 것 같아 집 구매를 미루고 직장인근 지역 새 아파트로 전세를 얻을 생각입니다. 나중에 전세가 안 빠져 전세금을 못 받을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가 있어 걱정이 큽니다.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A. 올해 4·4분기 전국에서 본격적으로 입주가 시작될 전망입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0∼12월 전국에서 12만8,692가구가 입주합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입주물량 9만1,000여가구 보다 42%가 늘었습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6만8,976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77.4% 늘었고, 지방은 전년 동기 대비 15.5% 늘어난 5만9,716가구가 입주 예정입니다. 따라서 수도권 입주물량 과다로 전세가격이 하락하면서 역전세난이 발생하면 전세 만기에 ‘깡통전세’로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깡통전세란 전세가격이 매매시세의 70% 이상이거나 보증금과 담보대출의 합계가 매매가의 70% 이상인 경우를 말하는데, 높은 전세가율을 레버리지로 투자한 대부분의 ‘갭투자’가 이에 해당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매매가가 전세가 보다 하락한다거나 집주인이 대출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경매로 집이 넘어가게 되는 식의 ‘깡통전세’도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 입주물량이 몰린 곳은 월세도 상대적으로 낮게 형성되기 때문에 보증부 월세로 거주하는 방법이 좋습니다. 월세시장이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경우 적용되는 연이율인 전월세전환율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습니다. 1~2인 가구가 주로 거주하는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 등의 공급이 늘어난 데다 금리인상으로 준월세(보증금이 낮고 월세가 높은 임대 형태)시장이 주춤해진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전세금 보증보험에 가입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전세금보증보험은 집이 경매에 넘어가거나 전세 만기일이 지났는데도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한 경우, 주택도시보증공사(HUG)나 서울보증(SGI) 등의 보증기관이 대신 전세금을 돌려주는 보험 상품입니다.
임차인이 거래가 활발할 때까지 재계약을 해준다면 좋겠지만, 재계약을 안 하고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면 임대인 입장에서도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보증보험에서 구상권을 행사하고, 3개월이 지나도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보증보험 측으로 전세금 반환이 되지 못하면 집이 경매로 넘어갈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 집주인들도 전세 만기가 다가올 경우 전세보증금 반환을 위한 여유자금 융통 준비가 필요합니다.
전세금이 수도권에서 5억원 이하, 수도권 외 지역에서 4억원 이하인 경우 이 상품을 가입할 수 있습니다. 집주인의 동의 없이 전세기간이 1년 이상 남아 있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습니다. 전세보증금 관련 상품은 HUG와 SGI서울보증보험에서 취급하고 있습니다. HUG 상품이 수수료가 더 싸고 보증신청 가능 기간이 더 길지만, 서울보증보험의 전세금 보장신용보험은 가입 한도액 제한이 없는 장점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