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열기가 식고 있다 해도, 이 가상화폐들을 지탱하는 ‘블록체인’ 기술의 파괴력은 여전히 상당하다. 기업들은 현재 블록체인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 왜 그들은 이 기술을 무시할 수 없을까. 그 이유를 살펴본다.
필자는 어느 여름날 아침, 브루클린 거리 애틀랜틱 애비뉴 Atlantic Avenue의 한 카페에서 맥북 프로 MacBook Pro 앞에 앉았다. 전 세계 수 만대의 컴퓨터들이 나의 ‘어설픈 작업’(새로운 가상 화폐 만들기)에 관한 기록을 영원히 남길 준비를 하고 있었다. 확산되고 있는 분권화 네트워크인 이더리움 Ethereum에 나만의 디지털 토큰-본질적으로 온라인 화폐다-를 만드는 중이었다.
부쉬윅 Bushwick에 기반을 둔 이더리움 개발업체 컨센시스 ConsenSys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일하는 마이크 골딘 Mike Goldin이 필자를 코딩 프로세스의 세계로 안내했다. 그가 그날 나의 가이드(Sherpa) 역할을 했다. 그는 최대한 인내심을 갖고 나의 모든 질문에 답을 해주었다(그는 내게 “전날 소프트웨어를 다운로드 하는데 소요된 10여 시간은 모두 불필요했다”고 지적했다. 우리는 일부 해결 방안을 이용해 몇 분내에 나의 목표를 달성할 것이다).
내 가상 화폐에 어울리는 다양한 이름-‘포춘코인 Fortunecoin’, ‘해켓토큰 Hackettoken’, ‘니더 Neither’ 등등-을 고려한 뒤, 필자는 90년대 인터넷 거품의 극적인 붕괴를 떠올리게 하는 다소 장난스러운 이름을 선택했다: 바로 ‘페츠닷코인’Petsdotcoin *역주: 인터넷 거품의 대명사인 dotcom을 연상시키는 이름 이다. 필자는 ‘생성하기(Create)’하기를 클릭했다. 그러자 거래 아이디(Transaction Hash)가 나타났다: 0xc14d13893bd0f0ff997a8a701c0c8844661a6ddb921a42f2f61c8c7adb0d158c (처리 중) … (처리 중) … (처리 중) …
그리고 27초 후 하나의 거래정보 덩어리인 ‘블록 Block’ 생성이 확인됐다. 그리고 나는 신생 ‘펫츠닷코인’ 500개를 소유한 자랑스러운 주인이 됐다. 가상화폐 생성 비용은 암호 화폐 ‘이더’Ether-이더리움 네트워크의 연료 역할을 한다-로 1.57달러가 들었다. 그 (가상화폐 생성) 프로그램이 필자에게 상기시켜 준 바에 따르면, 비용이 들아갔음에도 가상화폐의 가치는 0이더 혹은 0달러였다. 가치가 전혀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만약 (0으로 표시된) 그 비트들을 일부 괜찮은 사업 아이디어와 연결했다면, 펫츠닷코인이 투자자들에게 획기적인 새 방법을 제공할 수도 있었다. 그들은 이를 통해 필자에게 투자하고, 그들의 투자금을 추적하고, 축소된 가상의 앱 경제(In-App Economy)에 참여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필자의 ‘흥미로운 가상화폐 허영심 프로젝트(Funny-Money Vanity Project)’는 경제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 가상화폐 운동에서 작지만 한 부분을 차지했다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디지털 화폐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같은 가상화폐 네트워크에서 사용되는 새로운 ‘자산 집단(AsClass)’이라 쉽게 설명할 수 있다. 이 분야는 올해 투자자들의 열광적인 관심을 받았다. 터무니 없이 폭등한 이 가상화폐들의 가치가 ‘닷컴’ 시대의 거품과 끊임없이 비교됐다(그런 이유로 ‘펫츠닷코인’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 기사가 작성될 시점엔, 모든 가상 화폐의 총 시장가치가 1,350억 달러를 돌파했다. 올해 초 200억 달러 미만에서 그 가치가 수직 상승했다.
수 백 개의 프로젝트들이 가상화폐공개(Initial Coin Offering, ICO)를 통해 총 수 십억 달러 이상을 모금했다. 지금은 상상 가능한 모든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하는 가상화폐들이 존재한다: 분권화된 클라우드 스토리지(파일 코인 FileCoin, 스톨지 Storj), 디지털 광고(베이직 어텐션 토큰 Basic Attention Token, 애드토큰 adToken), 라스 베이거스의 남성 전용 클럽(레전드 룸 Legends Room). 마리화나(포트코인 Potcoin), 풍자(폰지코 PonzICO) *역주: 폰지코 창업자는 같은 이름의 가상화폐 판매를 통해 거둬들인 수익금으로 테슬라를 구입했다. 폰지코 투자자들은 그 차의 색깔을 결정하는 권한만 가졌다. 이 프로젝트는 거의 3,000달러를 모집했다 등이 대표적인 프로젝트다. 심지어 치과의사들을 위한 가상화폐 덴타코인 DentaCoin도 있다. 최근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사진에서, 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 Floyd Mayweather는 달러로 가득 찬 개인 전용 제트기에 앉아 있었다. 그는 스톡스 Stox라 불리는 ‘예측 시장(Prediction Market)’을 위한 가상화폐를 광고하고 있었다(일부 사람들은 ‘ICO 거품이 바보스러움의 극치에 이르렀다’는 증거로 이 광고를 지켜봤다).
스마트 머니 Smart Money *역주: 전문적인 지식을 앞세워 투자 및 투기를 하는 돈 도 ‘이 웅덩이’에서 놀고 있다. 세쿼이아 Sequoia, 앤드리슨 호로비츠 Andreessen Horowitz, 유니온 스퀘어 벤처스 Union Square Ventures 같은 기존 벤처 캐피털 회사들이 수 백만 달러를 가상화폐 헤지펀드에 쏟아 붓고 있다. 가상화폐는 월가에서 매우 인기가 높다. 하지만 가상 화폐의 장기 투자자들은 요즘의 이런 과도한 열풍을 ‘본질에서 벗어난(Distraction)’ 것이라고 분명하게 비판하고 있다. 앤드리슨 호로비츠의 파트너 크리스 딕슨 Chris Dixon은 “지금은 ICO를 통해 단기 수익을 챙기는 것이 훨씬 더 쉽다”며 “불행히도 이런 점 때문에 더욱 중요한 기술 이야기가 가려지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 이야기는 이렇다: 가상화폐 열풍 뒤에서 회계라는 평범한 분야에 거대한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 이 획기적인 전자 회계에 대해 가장 낙관적인 견해를 가진 (딕슨을 포함한) 지지자들은 가상화폐 기반의 프로젝트들이 인터넷의 차세대 혁명을 공고히 다질 것이라 주장한다. 크라우드 펀딩을 받은 사업과 서비스들이 늘어나면, 광고회사나 수수료를 챙기는 중개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줄어 고객들에게 더 큰 가치를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페이스북이 아니라 이제는 토큰북 Tokenbook의 시대가 열릴 것이다.
ICO 광풍 그 너머를 봐라. 그러면 당신은 그 동일한 회계 혁명이 불러일으킨 또 다른 패러다임의 전환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금융에서 에너지, 헬스케어, 식료품까지 수많은 산업들에서 기존 기업들이 막 싹트기 시작한 기술의 껍질을 한 겹씩 벗기고 있다. 그들은 비용 절감, 더욱 효율적인 정보 공유 및 확보, 전례 없는 속도의 신제품 출시 등 그 기술의 잠재력을 보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다. 미래의 어느 순간, 그들의 생존이 중대한 기로에 설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과 클라우드, 모바일이 등장한 후 나태한 기업들이 어떻게 됐는지 목격했기 때문에, 어느 기업도 뒤처진 실패자가 되기를 원치 않고 있다.
문제의 기술은 바로 안무처럼 변화무쌍하고, 경이로운 ‘블록체인’이다.
현재 그 어떤 용어도 (블록체인보다) 더 과장되고,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은 것은 없다. 포춘이 올 여름 주최한 브레인스톰 테크 Brainstorm Tech 컨퍼런스에서, 런던에 기반을 둔 가상화페지갑 공급업체 블록체인의 CEO 피터 스미스 Peter Smith는 농반 진반으로 ‘블록체인’은 영업사원들이 실적 달성을 위해 이용하는 마케팅 용어라고 정의하기도 했다.
덜 냉소적인 정의는 다음과 같다: 블록체인은 일종의 ‘원장(Ledger)’으로, 기업들의 자산과 자본, 부채 등의 증감을 보여주는 대변과 차변(Credits and Debits)을 추적하기 위해 사용하는 표다. 그러나 그건 평범한 회계 데이터베이스가 아니다. 블록체인의 차별점 중 하나는 암호로 확인된 거래를 목록 순서(또는 ‘블록’) 별로 사슬같이 연결(또는 ‘체인화’)한다는 것이다. 이 시스템은 복잡한 수학적 함수를 사용하며, 누가 무엇을 언제 소유했는지를 분명히 기록한다. 제대로만 적용되면, 블록체인은 데이터 무결성(Data Integrity)을 보장하고, 감사 가능한 자료를 유지할 수 있다. 심지어 가장 최근 버전에선, 금융 계약서들을 프로그래밍 가능한 소프트웨어로 만들 수도 있다. 한마디로 최첨단 원장이라 할 수 있다.
지지자들은 블록체인의 개발이 복식 부기의 발명과 견줄만한 것이라 말하고 있다. 르네상스 시대에 이탈리아에서 발명된 복식부기는 자산과 부채를 표로 기록한 획기적인 방법이었다. 일부 역사가들에 따르면, 자본주의 항해에 순풍 역할을 했던 복식부기(Double-Entry Bookkeeping)는 투자자와 기업가가 한 팀을 이뤄 기업을 운영하고, 상업적 성공을 찾아 수평선 너머로 중상중의(重商主義) 배를 출항시킨 주인공이었다. 이와 유사하게, 블록체인은 ‘삼식부기 회계(Triple-Entry Accounting)’ 방식으로, ’모든 거래가 식별 가능한 암호화된 영수증‘이라는 세 번째 부기(Third Entry)를 추가하고 있다.
아마도 가장 대단한 사실은 블록체인이 라이벌들이 (누구나 접속할 수 있고, 어느 누구에 의해서도 통제되지 않는) 공동의 기록을 만드는 일에 협력하도록 만들었다는 점일 것이다. 2009년 첫 등장한 블록체인 비트코인은 확인되지 않은 창조자(또는 창조자들)로 알려진 나카모토 사토시 Satoshi Nakamoto라는 가명의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만든 천재적 작품이었다(그 후 비트코인 한 개의 가치는 4,300달러까지 폭등했다). 비트코인의 성공 비법 중 하나는 ‘합의 메커니즘’이다. 사람들은 거래 시 등록된 순서(Canonical Order) *역주: 블록이 새로 생길 때마다 자전거체인처럼 뒤로 쭉이어 붙는다 를 따르는데 동의한다. 암호화와 게임이론에 기초한 경제적 인센티브-이 모든 경우엔 은행 같은 제 3자나 중개업체가 필요 없다-를 결합시킴으로써, 이중 사용(Double Spending)과 사기를 막을 수 있다. 참여자들이 서로를 신뢰하지 않더라도, 그들의 소프트웨어 거래작동(Transactional Dance)으로 만들어진 공유 원장은 신뢰할 수 있게 된다. 사람들은 도둑들 사이에서 신뢰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단지 블록체인이 필요할 뿐이다.
비트코인이 ‘가능성’을 입증했다면, 라이벌 시스템인 이더리움은 우리가 논리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최대의 독창성을 보여주었다. 러시아 출생의 20대 컴퓨터 프로그래머 비탈릭 부테린 Vitalik Buterin(올해 포춘이 선정한 ‘40세 이하 리더 40인’에서 10위에 올랐다)은 ‘누구나 사용하도록 하자’는 목표로 이 블록체인을 만들었다. 그의 이더리움은 어떤 자산도 디지털로 표현할 수 있다. 덕분에 이더리움은 디지털 화폐 붐을 이끈 일등 공신이 되었다.
이더리움 부상은 블 록체인의 근 본적인 유연성(fundamental flexibility)을 보여줌으로써 미국 기업들의 R&D 열기에도 불을 붙였다. 수 십 개 기업들이 그들의 필요에 맞게 그 핵심 기술을 적용하고 발전시키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디지털 화폐와 공공 블록체인(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가장 대표적이다)의 ‘오픈 소스, 무료 환경’을 분석하고 있다. 그리고 훨씬 더 많은 기업들은 그런 시스템들의 근간을 이루는 기술이 그들의 사업에 어떤 부가가치를 안겨줄지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의료 기록 취합에서부터 돼지 등심의 출처 추적까지 모든 분야에 도움이 될 것이다. 많은 기업들은 ‘허가를 요하는’ 혹은 ‘사적인’ 블록체인을 만들고 있다. 이 블록체인들은 권한을 가진 운영자만 참여할 수 있는 더욱 중앙집권적 구조를 갖고 있다.
그러나 블록체인의 일부 충실한 지지자들에게 기업들의 이런 (사적인) 전용은 나카모토가 도입했던 본래의 이상적인 블록체인에 역행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가상화폐 헤지펀드 중 가장 널리 알려진 폴리체인 캐피털 Polychain Capital의 설립자 올라프 칼슨-위 Olaf Carlson-Wee는 “블록 체인이라는 단어가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것으로 잘못 쓰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체인 Chain의 CEO 애덤 루드윈 Adam Ludwin 같은 일부 기업가들은 “새로운 원장 기술이 금융과 관련 없는 아이템에 적용되면, 그것은 진정한 블록체인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블록체인 스타트업으로 출발해 금융 회사들의 연합체가 된 R3 CEV-뉴욕에 본사가 있다-는 지금은 블록체인이라는 단어 사용을 피해 자신의 회사를 ‘분산된 원장 기술’ 기업이라 부르고 있다.
그러나 용어를 둘러싼 이견이 블록체인 기술을 방해하진 않는다. 궁극적으로 암호화된 서명과 공동의 이해관계를 갖고 차세대 데이터 구축을 한다면, 그 어떤 것이든 ‘블록체인’ 범주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매킨지의 글로벌 금융사업부 파트너 매트 히긴슨 Matt Higginson은 “블록체인이 클리넥스 화장지처럼 고유명사 대열에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그것을 정의하는 용어가 무엇이든, 더 많은 기업들이 블록체인에 모여들고 있다.
작년 12월 어느 날, 프랭크 이아나스 Frank Yiannas는 아칸소 주 페이엣빌 Fayetteville에 있는 본사 인근 월마트 매장에서 슬라이스 된 망고를 산 적이 있다. 그는 월마트의 식료품 안전담당 부사장이다. 그 과일은 중요한 실험 대상 중 하나였다. 그는 망고를 사무실로 가져와 회의실 용기에 올려 놓고, 자신의 팀에게 하나의 임무를 부여했다. 그는 시간을 재며 “이 망고를 어디서 가져왔는지 찾아내라”고 지시했다.
그 답을 찾는데 6일하고도 18시간 26분이 걸렸다. 이아나스는 “다른 기업들은 때때로 몇 주가 걸리곤 한다. 그것보단 훨씬 좋은 결과”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주일에 가까운 긴 시간이 걸렸다. 식료품 관련 질병이 발생할 경우-한 매장에서 망고와 관련된 의심스러운 병균이 발생할 때-그렇게 긴 시간은 치명적인 손실을 끼칠 수 있다. 그럴 경우 월마트는 예방차원에서 모든 망고 제품을 선반에서 철수시켜야만 한다. 농부들과 유통업체 외에도 월마트 스스로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그는 수 년간 소위 ‘식료품 추적의 성배(Holy Grail)’-전체 공급망에서 제품 상태를 추적하고, 분류할 수 있는 기술-를 찾아왔지만 소득이 없었다. 이아나스는 “블록체인이 그 갭을 메워줄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에 매우 회의적이었지만, 시도는 해봤다”고 말했다. 월마트는 IBM과 파트너십을 맺고 하이퍼레저 패브릭 Hyperledger Fabric이라는 블록체인을 시험 가동했다. 이 블록체인은 리눅스 재단(Linux Foundation) 산하 하이퍼레저 그룹-기업들이 이곳에서 블록체인 R&D를 협업하고 있다-의 감독 하에 탄생했다.
월마트 테스트에서 식료품 배송은 블록체인으로 추적되고 디지털로 기록됐다(이아나스 팀의 자체 매뉴얼에서 많이 검색된 단어는 ‘통제’였다). 농장을 시작으로, 망고 상자에 식별 숫자가 부착됐다. 그 상자가 검문소들-농장에서부터 중개인, 유통업체, 매장까지-을 거칠 때마다, 상자 상태가 서명으로 기록됐다.
몇 달 뒤, 이아나스는 필자에게 IBM 데모 버전을 반복해 보여주었다. 그는 6자리 ‘품목’ 숫자를 웹 포털에 입력했다. 즉시 망고의 식별 세부정보들이 스크린에 떴다: 창모양으로 잘라진 망고로, 약 280그램짜리 ‘토미 Tommy’ 종(운반에 최적화된 재배종이다)이란 내용이었다. 그 과일은 멕시코 남부 오악사카 Oaxaca 과수원에서 4월 24일 수확됐다. 수확 하루 뒤, 혹시 있을지도 모를 외래 곤충알을 제거하기 위해 온수처리를 거쳤다. 며칠 후 4월 27일엔 수입업자가 그 배송물을 수취했다. 이어 미 관세청을 통과해 미국 가공 공장에서 5월 1일 슬라이스 처리됐다. 망고는 그곳에서 로스엔젤레스 냉동보관 시설로 옮겨졌다(마우스 클릭 한번으로 안전검사 확인서를 불러올 수 있었다). 그리고 최종 목적지 월마트 매장에 도착했다.
이 모든 정보가 취합·전달되는데 걸린 시간은 단 2초였다(이아나스가 올 여름 월마트 주주총회에서 전 과정을 시연했을 때도 비슷한 시간이 걸렸다). 대장균이나 살모넬라균 감염이 발생할 경우, 2초와 6일 이상의 시간 차이는 결정적일 수 있다. 그 시간이면 심지어 생명도 살릴 수 있다. 그러나 블록체인은 공급망 측면에서 응급대처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그 시스템 내부의 거대하고 안전한 기록들은 사기를 예방할 수 있다. 경영진이 제품 흐름을 확인하거나 감독기관들이 점검을 할 때, 사용이 쉬운 인터페이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
이아나스는 “블록체인은 단순히 반짝이는 동전을 쫓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풀어야 하는 사업 과제들을 해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기업들도 현재 물류 개선을 위해 블록체인의 잠재력을 실험하고 있다. 덴마크 해운 화물운송 대기업 머스크 Maersk는 배송물을 추적하고, 세관 관료들과 협력하기 위해 블록체인을 테스트하기 시작했다. 프랑스 항공 제작업체 에어버스 Airbus는 제트기 제작에 들어가는 많은 복잡한 부품들의 모니터링에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독일 자동차 제조사 다임러 Daimler도 자동차에 비슷한 것을 적용할 수 있는지 가능성을 조사 중이다.
그 잠재력은 자동차 유리 와이퍼나 수박 같은 제품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많은 기업과 정부들은 블록체인이 사실상 어떤 데이터도 저장할 수 있는, 부정 조작이 불가능한 시스템을 만드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영국 방산업체 BAE 시스템스는 블록체인으로 사이버 보안 위협 데이터를 공유하는 방법을 모색 중이다. 포킷독 Pokitdok과 젬 Gem은 전자 의료기록 관리 개선을 모색하고 있다. 그리고 액센추어 Accenture는 마이크로소프트, 한 UN 기구와 팀을 결성해 공인 서류가 부족한 난민에게 유용한 디지털 신분증을 제공하는 블록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이런 잠재적 응용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블록체인 기술의 가용성(혹은 위험성)이 금융업보다 더 뚜렷한 산업은 없다.
앰버 발데 Amber Baldet의 책상 뒤에 놓인 잘 지워지는 유리 보드에는, 평범한 스케치가 테이프로 붙어있다. 거기에는 네 개의 원, 네 개의 정사각형, 연결된 몇 개의 선들, 그리고 SRI, UTAH, UCLA 같은 연구 기관들의 약자들이 검은색으로 연결되어 있다.
그 이미지는 현대 인터넷의 원조인 아르파넷 Arpanet의 초기 모습을 묘사한 것이다. 제이피모건에서 블록체인 그룹을 이끌고 있는 발데(포춘 선정 ‘40세 이하 리더 40인’ 중 31위)는 자신의 업무를 매우 비슷한 개발 단계로 보고 있다. 그녀는 “지금은 기업들에게 1969년과 같다. 그들은 인터넷만큼 중요할 수 있는 기술을 어설프게 다루고 있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의 화폐적 뿌리를 고려하면, 금융은 블록체인 기술이 가장 명백하게 확장할 수 있는 분야다. 무역금융, 보안허가 및 결제, 국가간 지급, 그리고 보험 분야가 개선되면 더욱 많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무역의 자금 흐름을 디지털 및 자동화하기 위해 BOA와 블록체인 관련 협업을 하고 있다. HSBC, ING, U.S. 뱅크, 그리고 8개 다른 은행들도 최근 동일한 목적으로 R3의 코르다 Corda 원장에 시범 적용을 완료했다. 그 뿐만이 아니다. 자산운용사 노던 트러스트 Northern Trust는 사모펀드의 거래기록 관리를 위해 하이퍼레저 패브릭을 사용하고 있다. 리플 Ripple은 해외은행간 송금 서비스 SWIFT에 필적할 만한 대체 시스템을 이미 개발했다. 소비자들이 더 빠른 거래와 낮은 비용을 요구하는 레드오션 분야에서 최고의 블록체인 쥐덫(mousetrap) 설치하는 건 엄청난 보상이 따를 수 있다. 그렇게 안 할 경우 비례적으로 큰 고통이 따를 수도 있다.
발데의 팀은 제이피모건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이더리움 블록체인의 소위 ‘인가 받은 변형(permissioned variant)’을 만들었다. 제이피모건은 작년 말 ‘일반공중 사용허가서(General Public License)’ 하에서 그 블록체인 코드를 공개했다. 그 결과 이젠 누구든지 그 디자인을 활용하거나 시스템에 기여할 수 있다. 쿼럼 Quorum이라 불리는 이 변형 블록체인은 제이피모건이 이런 방식으로 출시한 첫 번째 소프트웨어다. 회사 자산을 내부적으로 비밀리에 활용했던 은행 입장에선 이례적인 조치라 할 수 있다. 제이피모건은 비용 감축을 위한 공동 플랫폼 구축에 모든 이해당사자들이 참여하면, 큰 장점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발데는 최근 매사추세츠 주 케임브리지 Cambridge에서 열린 MIT 테크놀로지 리뷰 MIT Technology Review 행사에서 “우리는 상대방이나 고객들과 거래를 하기 위해 엄청난 비용을 쓰고 있다”며 “그런 일을 무료로 하면 할수록 우리에게 더 많은 이득이 돌아온다”고 설명했다.
제이피모건 팀은 이미 가동되고 있다. 그들은 민간 블록체인과 공공 블록체인의 주요 차이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쿼럼은 지난 3월부터 ‘영지식 증명(Zero Knowledge Proof·ZKP)’ *역주: 익명성 보장 차원에서 정보를 전혀 주지 않고 상대방에게 정보를 알고 있음을 증명하는 방법 에 힘을 보태기 시작했다. 이는 ‘제트캐시 Zcash’ 가상화폐를 만든 제로코인 일렉트릭 코인 컴퍼니 Zerocoin Electric Coin Co가 상업화한 고급 암호기법이다. 이 암호 기법에선 최첨단 프라이버시 기능들이 작동한다(공공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유지하는 스위스 비영리단체 이더리움 재단이 계획만 갖고 실행하지 못하는 일이기도 하다). 제이피모건은 특히 데이터 비밀 보장 및 확장성에 기업들의 수요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기 위해 쿼럼을 디자인하고 있다. 현재 이 분야에서 민간 블록체인은 탁월한 성과를 보이고 있는 반면, 공공 블록체인은 고전하고 있다.
그럼에도 많은 업계 내부자들은 공공과 민간이 결국 교집합을 형성할 것이라 믿고 있다(내부 네트워크들이 수십년 전에 공공 인터넷과 공존하며 성장했던 방식과 유사하다). 컨센시스 의장이자 엔터프라이즈 이더리움 얼라이언스 Enterprise Ethereum Alliance(제이피모건이 포함된 금융 및 IT 기술 단체로 기업용 이더리움 기반의 블록체인을 추진 중이다)의 이사회 창립 멤버인 제러미 밀러 Jeremy Millar는 “공공 블록체인과 민간 블록체인의 구분이 향후 2~3년 내에 사라질 것”이라며 “우리는 결국 글로벌 블록체인과 산업·기업 블록체인의 대결을 이야기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최근 맨해튼에서 개최한 블록체인 행사에서, 필자는 한 무리의 대표들에게 그들도 비슷하게 (블록체인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지를 물었다. 반응은 ‘당연하다’부터 ‘모르겠다’까지 다양했다. 그 때 쿼럼의 수석 엔지니어 패트릭 닐슨 Patrick Nielsen이 필자의 질문을 엿들었다. 그는 사자 같은 인상적인 턱수염 속에 자신의 웃음을 감출 수 없었다. 그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일부 교육 기관과 방위 연구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초기 단계 인터넷의 위상(Topology)을 언급하면서 “네트워크에 몇 개의 노드 Node *역주: 네트워크 간의 연결점만 추가하면 되는 등 매우 긍정적인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 모든 노드(연결점)들이 자리를 잡으면, 인간과 기업, 그리고 그들의 데이터가 구성되는 방식에 커다란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 블록체인 토론에서 거론되는 유사점들 가운데 아마도 가장 자주 언급되는 건 1970년대 TCP/IP-인터넷 표준 프로토콜로, 컴퓨터가 서로에게 말하고 데이터와 정보를 교환할 수 있게 하는데 아주 중요한 계기가 됐다-의 디자인일 것이다. 이 기술은 벨 Bell 시대를 지배했던 ‘점 대 점 방식(Point to Point)’의 전화선을 뒤집는데에도 도움이 됐다. 네트워크들의 네트워크 역할을 담당했던 ‘인터넷’의 길이 마련된 것이었다.
인터넷이 네트워크들을 연결시킨 상위 네트워크(Supranetwork)라면, 가장 순수한 형태의 블록체인은 이런 네트워크들을 분권화된 시장으로 만드는 하나의 방식일 것이다. 20세기 경제학자 로널드 코스 Ronald Coase는 기업들의 존재 이유를 공식화한 공로를 인정 받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그는 “기업들의 존재 이유는 비즈니스와 시장 협상에서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거래가 집단으로 이뤄질 때 더욱 생산적이 된다”고 강조했다. 블록체인은 그 원리를 수용해 효율성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릴 수 있다.
그런 비전과 현실 사이에는 많은 기술적, 문화적 도전과 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자. 가상화폐 붐은 블록체인의 일부 단점과 한계에 대한 관심을 유도했다. 실제로 순수한 투기목적(많은 사람들이 투자하지만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이외에, 실제 비즈니스 거래에선 가상화폐에 대한 현재 수요가 부족하고, 보안상의 취약점도 존재한다(후자에 대해 더 알고 싶으면, ‘21세기 은행 강도’ 기사를 참고하라).
TCP/IP의 공동 설계자 중 한 명으로, 현재 구글 부사장 겸 ‘최고인터넷전도사(Chief Internet Evangelist)’를 맡고 있는 빈트 서프 Vint Cerf도 부정적인 입장을 가진 사람이다. 그는 포춘과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블록체인이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주장들은 대부분 과장되어 있다”며 “일부 블록체인 지지들에게 일종의 환각을 일으키는 ‘마법의 가루(Pixie Dust)’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서프 또한 블록체인의 잠재력을 인정하고 있다. 그는 “그 시스템에 참여한 당사자들이 유명해지고 인정 받을 수 있는 이유는 블록체인이 가진 안전성과 신뢰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프의 조심스러운 예상들이 그대로 현실로 옮겨진다면, 기업들은 가상화폐 광풍이 일시적 유행으로 입증되더라도, 블록체인의 도움을 받아 혁신과 성장을 일궈낼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펫츠닷코인은 차세대 대형 히트작이 안될 것이다. 그러나 ‘블록체인이 장기적으로 기업, 정부, 그리고 사회를 개조할 수 있다’는 믿음은 지나친 과장이 아니다. 지난 세기 인터넷이, 그리고 수 세기 전 복식부기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미래의 어느 순간엔 당신이 문자 그대로 블록체인을 신뢰하게 될지도 모른다.
■ 실생활 내의 블록체인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둘러싼 거품 논란 속에선, 블록체인-가상화폐들의 기반이 되는 기술-이 주요 산업들을 어떻게 바꿔 놓고 있는지 간과하기 십상이다. 기업 입장에선 공급망을 확보하고, 중개업체를 건너뛰고,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기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블록체인이 적용되는 다섯 사례를 소개한다. -Jeff John Roberts
해운
세계 최대 해운업체 머스크는 올 봄 블록체인을 활용해 화물을 추적하는 첫 테스트를 마쳤다. 그 테스트에는 머스크 뿐만 아니라 여러 제3자들-화주, 네덜란드 세관, 그리고 미국 국토안보국-도 참여했다. 이들은 원격으로 컨테이너를 추적했다. 블록체인 기술이 암호화 서명을 강화해 이동 중인 화물의 잘못된 적재나 화물 정보 조작이 일어나지 않도록 가능성을 줄였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화물 운송 시간도 줄일 수 있다.
금융업
(기술적) 정교함에도 불구하고, 금융업계는 주식 매매나 송금 같은 기본 거래 확인에 몇 시간 혹은 며칠이 걸리는 거북이 시스템 때문에 여전히 비난을 받고 있다. 하지만 바클레이즈-2016년 버터를 포함해 획기적인 수출 거래를 진행했다-같은 기관들이 계속 블록체인 기술을 채택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런 상황이 변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가까운 미래에 은행의 서비스 속도가 빨라지고, 브로커와 어음 교환소 같은 중개업체들은 몰락할 것이다. 대형 은행들은 블록체인을 활용해 해외 송금에 사용되는 SWIFT 시스템을 재편하겠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가축
당신은 월마트를 블록체인의 선구자로 생각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소매 대기업은 2016년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 그들의 공급망을 통해 미국 식탁에 오르는 중국산 돼지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더 작은 소매업체들도 월마트의 뒤를 따르고 있다. 아칸소 농부 조합은 지난 8월 닭 운송 상자에 QR 코드를 붙여 그들의 가축 거래를 추적했다. 이 모든 시도는 기업들이 식료품 부패를 줄이고, 질병 발생을 방지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법
모든 종류의 합의-주택 판매부터 기업 인수, 그리고 고용 계약서까지-는 집행을 할 때 변호사와 법원이 필요하다. 그러나 많은 기업들이 현재 스스로 집행하는 ‘스마트 계약서’를 실험 중이다: 일례로, 블록체인 시스템은 일단 계약 당사자가 행동을 이행하면, 에스크로에서 돈을 지급할 수 있다. 일자리를 걱정하는 변호사들은 스마트 계약서가 아직은 생소한 아이템이기 때문에, 지금 당장은 안심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풍경이 곧 바뀔지도 모른다. 애리조나 같은 주들이 스마트 계약서의 법적 효력을 보증하는 법을 통과시켰기 때문이다.
다이아몬드
다이아몬드 사업은 촘촘하게 연결된 산업이다. 기업과 고객 모두 다이아몬드의 원산지와 진품 여부를 걱정한다. 에버레저 Everledger가 성공한 배경이 바로 여기에 있다. 이 회사는 색깔과 투명성을 포함해 다이아몬드의 40개 감별 특징들을 기록, 블록체인에 등록하고 있다. 에버레저는 100만개 이상의 다이아몬드를 디지털로 기록했다. 더 뛰어난 복제방지 기록이 필요한 다른 산업(구체적으로 고급 포도주)으로도 사업을 확장할 계획을 갖고 있다.
■ 델러웨어의 디지털 업무
미국 상법의 사실상 수도인 델라웨어주가 블록체인의 중심(blockchain bug)으로 떠올랐다.
지난 8월 1일 새로 제정된 한 법안이 델라웨어 소재 기업들-포춘 500대 기업 3분의 2 이상이 이곳에 법인을 설립했다-의 주주 명부를 블록체인에 기록ㆍ보관하는 것을 허용했다.
블록체인 법 지지자들은 기업들이 주주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사용하는 엑셀 스프레드시트와 SQL 데이터베이스가 블록체인으로 대체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이 신규 법안은 ‘기업의 기록보관 혁명’의 시작점일 뿐이다. 델라웨어 주가 기업들의 법인 설립 관련 서류 제출부터 주식 등록까지 모든 것을 블록체인으로 대체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델라웨어 주에 공급하는 뉴욕에 기반을 둔 심비언트 Symbiont의 마크 스미스 Mark Smith CEO에 따르면, 로펌들과 등록된 에이전트들(Registered Agents)의 네트워크는 이미 기업들에게 델라웨어 블록체인에 기록을 저장하는데 도움을 주는 툴을 구축해 놓았다. 만약 성공한다면, 그 툴은 기업이 대리 투표부터 주식 분할까지 어떤 것이든 할 수 있도록 효율적인 새로운 방법을 제공할 것이다. 기업들은 또 블록체인 속에 있는 암호화 기능을 사용해 감독기관이나 투자자들에게 사례별 비밀 자료에 대한 안전하고 일시적인 접근권을 허용할 수 있다.
온라인 종합쇼핑몰 오버스톡닷컴 Overstock.com의 벤처 캐피털 사업부는 기록을 델라웨어 블록체인 서비스로 이관하기로 이미 약속을 했다. 다른 기업들도 머지 않아 여기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그럴 경우 기업들은 큰 혜택을 볼 수 있다: 매년 기록 보관 및 거래 비용 수 백 만 달러를 절약할 수 있고, 더욱 신속한 조사 절차도 밞을 수 있다.
더욱 광범위하게 보면, 델라웨어 프로젝트는 기업 기록을 위한 ‘원 스톱 숍 One Stop Shop’을 만들길 바라고 있다. 그럴 경우 (블록체인 기술 특징 중 하나인) 부정 조작이 불가능해지고, 상시적인 접근성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한편, 기록 접근은 웹사이트를 통해서도 가능해질 것이다. 일반인들이 기록을 학습하는 데에도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델라웨어의 야심은 크지만, 다른 주들의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다.
예컨대 버몬트 주는 2015년 모든 부동산 기록을 블록체인에 보관하겠다고 한바탕 소동을 벌였다. 하지만 과도한 비용이 든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일 년 후 곧바로 그 계획을 철회했다.
스미스는 델라웨어가 블록체인을 구축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공무원들이 아닌 자신의 회사를 이용하기 때문에 그와는 다를 것이라고 주장한다. 한편 일부 사람들이 ‘블록체인의 왕후’라 부르는 주 공무원 안드레아 티니아나우 Andrea Tinianow는 “델라웨어 기록에 대한 전면적 변화는 몇 년 뒤가 아니라 2018년 당장 완료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 J.J.R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 / BY ROBERT HACKE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