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SK케미칼 '규모의 경제'로 PETG 선점한다

울산에 연산 3만톤 4공장 증설

中업체 도전에 초격차 전략 나서

완공 땐 연산 21만톤 생산 가능

생산비용 절감 효과 기대도 '윈윈'

페트 생산 줄이고 사업재편 가속



SK케미칼이 동종업종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고기능성 친환경 소재인 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글리콜(PETG) 등의 증설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협력 초기 단계인 만큼 자체 증설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SK케미칼은 울산에 이미 PETG를 생산하는 3개의 공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PETG가 친환경 소재로 인기를 끌며 증설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업체 가운데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시장에 공급량을 늘리기 위해 SK케미칼과 협력하려는 업체들이 있다”며 “PETG뿐 아니라 다양한 제품의 협력관계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난 4월 942억원을 들여 PETG 생산량을 연산 12만톤에서 18만톤으로 확대한 SK케미칼이 다시 증설을 검토하는 것은 PETG를 수지 부문 차세대 먹거리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PETG는 유리를 대체할 정도로 투명한데다 유해물질이 없는 친환경 소재로 고급 화장품 용기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SK케미칼은 미국 이스트먼에 이어 2001년 세계 두 번째로 상업화에 성공했다. 중국 일부 업체가 PETG 시장에 도전하고 있으나 아직은 세계 공급량 전체를 이스트먼과 SK케미칼이 7대3의 비율로 공급하고 있다.


이번에 SK케미칼이 신규로 만들 4공장은 SK케미칼의 기존 3개 공장보다 규모가 큰 연산 3만톤 이상을 생산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SK케미칼은 대규모 공장을 신설해 생산비용을 낮출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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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G는 김철 SK케미칼 대표가 공을 들이는 제품이기도 하다. 2014년 취임 이래 PETG 부문 영업이익은 2014년 100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300억원가량으로 3배나 늘어났다. 김 대표는 PETG 부문을 관할하는 수지본부장을 거쳐 SK케미칼 대표에 올랐다. 김 대표는 올 9월 추석 연휴에 독일·프랑스·스페인 화학사를 직접 찾아 PETG 신제품인 시링크 필름용 소재에 대한 반응을 살피기도 했다. SK케미칼의 PETG는 20개 글로벌 화장품 업체 중 18곳이 사용할 정도로 깐깐하기로 소문난 글로벌 화장품 업계에서도 제품력을 인정받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PETG 시장 전망은 긍정적이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PETG 수요는 2012년 25만톤 수준에서 현재 40만톤 수준으로 친환경 소재 분야 고성장 시장으로 꼽힌다. 신재훈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페트(PET) 시장은 중국이 값싼 가격을 무기로 진입하고 있는 반면 PETG는 아직 중국과 동남아 업체들의 진입장벽이 높은데다 수요는 늘고 있어 향후에도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된다”면서 “이스트먼도 이에 맞추어 지속적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알려졌다”고 말했다.

페트와 PETG를 생산하는 SK케미칼 수지사업부는 2014년부터 기존 주력상품이었던 페트 생산량을 대폭 줄이고 PETG에 집중하고 있다. SK케미칼의 수지영업부의 PETG 부문 매출 비중은 올 1·4분기 89%에서 2·4분기 94%로 증가했다.

또 SK케미칼이 신공장 증설을 검토하는 것은 PETG가 화장품, 시링크 필름 외에도 자동차 내장재, 주방용 시트(sheet) 등의 용도로 다양하게 개발돼 시장이 점차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PETG는 기존의 PC, PVC 등 범용 소재와 달리 비스페놀A와 같은 환경호르몬이나 발암물질이 발생하지 않아 북미·유럽 시장에서의 수요가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

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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