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3조5,000억대 LNG 입찰 담합 건설사 모두 유죄…1심 벌금형 선고

3조5,000억원에 이르는 액화천연가스(LNG) 저장탱크 건설공사를 담합한 국내 주요 건설사와 임직원들이 형사재판 1심에서 모두 유죄 선고를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김상동 부장판사)는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현대건설·대림산업·대우건설·GS건설 등 국내 건설사 10곳과 임직원 20명의 1심 선고공판을 14일 열어 이들을 모두 유죄 판결했다. 재판부는 담합을 주도한 대림산업·대우건설·GS건설·현대건설에는 각각 벌금 1억6,000만원을 선고했다. 한양은 벌금 1억4,000만원, 한화건설·SK건설은 벌금 9,000만원이 선고됐다. 담합에 소극 가담했다고 인정된 경남기업·삼부토건·동아건설은 각 2,000만원의 벌금형이 선고됐다. 함께 기소된 이들 건설사 소속 임직원도 범행 정도에 따라 각 500만~3,000만원에 이르는 벌금형을 받았다.


대림산업을 비롯해 이번에 기소된 건설사들은 한국가스공사가 발주한 LNG 저장탱크 건설 공사에 참여하면서 경쟁을 피하고 낙찰가를 높이기 위해 사전에 낙찰 기업을 합의하고 나머지는 들러리로 참여하는 식으로 담합 행위를 저질렀다. 재판부와 공정거래위원회, 검찰 등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13년까지 이들이 담합한 공사 규모는 3조5,000억원에 이른다. 앞서 공정위는 이들에 건설업계 역대 두 번째 규모인 3,51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건설사들은 서울고법에 제기한 과징금 불복 소송에서도 패했다. 가스공사는 이들 건설사를 상대로 대구지법에 2,000억원대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제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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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이들의 담합행위는 창의적인 기업활동 조장하고자 하는 법률 취지를 크게 훼손했다”며 “이들이 따낸 LNG 저장탱크 공사 낙찰가가 높았고 공공사업으로서 막대한 국가 재정이 투입된 점을 고려하면 담합으로 인한 피해는 궁극적으로 국민에게 돌아갔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건설사들이 모두 죄를 인정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한 점, 상당한 과징금이 부과됐고 향후 입찰 참가가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을 양형에 고려했다”며 “일부 회사는 기존 담합 때문에 독자적 입찰 참가가 어려워 소극적으로 담합에 가담한 점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대우건설·경남기업 등 일부 업체는 재판에서 2005년 담합건은 공소시효가 끝났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2005년, 2006년, 2009년 등 각 담합 시기별 장기간 간격이 존재한다하더라도 합의가 도중에 파기되거나 중단됐다고 볼 정황이 없어 이들의 범행은 포괄하여 하나의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를 구성한다”고 설명했다. 2005~2013년의 담합이 여러 차례 있었지만 단일 범죄로 인정되기 때문에 공소시효가 만료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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