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종교인 과세 시행착오 없게 세밀한 준비를

종교인 과세가 예정대로 내년부터 시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획재정부와 개신교 단체 간 간담회에서 과세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던 보수 개신교계가 “보완이 잘 이뤄진다면 내년 시행에 반대하지 않는다”며 조건부 수용 의사를 밝혔다. 정부가 제시한 보완 방안에 상당 부분 공감했다는 것이 수용 이유다. 정부나 종교계가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시범실시 또는 1~2년 유예를 주장했던 기존 입장에서 한 발짝 물러선 모습이다. 수십년간 논란의 대상이었던 종교인 과세에 드디어 종착점이 보이는 듯해 다행이다.


종교인 과세는 1968년 처음 거론된 후 끊임없이 논란이 돼왔다. 2014년에는 소득세법 시행령, 2015년에는 관련법 개정을 마쳤지만 각각 1년과 2년 연기됐다. 길게는 50년, 짧게는 3년의 준비기간을 거친 셈이다. 그동안 정부는 필요 경비율 범위를 20~80%까지 차등화하고 원천징수를 선택할 수 있게 하는 등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했다. 종교인 과세를 위한 기반은 마련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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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장애물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개신교계는 ‘보완이 잘 이뤄진다면’이라는 전제조건을 달았다. 현 소득세법에 대해 아직 불만이 남아 있다는 표현이다. 정부가 종교활동에 사용한 금액을 과세 대상에서 제외하는 규정을 새로 넣는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 경우 종교활동 범위를 어디까지 규정해야 하는지 논란이 될 소지가 있다.

정부는 종교인 과세가 종교활동을 위축시키거나 정부가 개입하는 것으로 나타나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맞는 말이지만 여기에도 전제가 필요하다. 국민들이 충분히 납득하고 이해할 만한 보완이어야 한다는 점이 그것이다. 세무조사를 완화한다거나 과세 제외 대상을 지나치게 넓힌다면 또 다른 특혜 시비를 낳을지도 모른다. 종교인 과세가 내년 1월1일 시행될 때는 잡음이 나지 않도록 세심하고 철저한 보완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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