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불길 치솟는데 소방차진입 막힌 주택가…골든타임 놓친다

충북 소방차 진입 곤란 지역 전국 1,469곳 달해

위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이 없습니다. /연합뉴스위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이 없습니다. /연합뉴스


소방관들이 이면도로에 주차된 승용차들로 인해 화재현장 진입에 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휴일 저녁이었던 지난 11일 오후 8시 58분께 충주소방서로 긴급 출동 지령이 내려졌다. 화재 장소는 가정집이 밀집한 봉방동의 한 주택가에 자리를 잡은 포장업체였다. 장비를 챙기고 소방서를 나선 20여명의 소방대원이 14대의 화재 진압 차를 타고 현장에 불과 5분여 만에 도착했다. 현장은 이미 아수라장이었고 화염과 유독가스를 뿜어내고 있었다. 순식간에 옆 건물까지 불이 번지자 인근 지역 주민 70여명이 대피까지 할 정도로 상황은 급박했다.

위기의 순간, 진화작업에 나서려는 소방대원들을 애먹인 것은 소방대원들을 가로막은 골목길과 주택가 이면도로에 주차된 승용차들이었다. 공간이 협소하다 보니 출동한 대형 소방차는 사실상 무용지물이었다. 자리를 잡기가 사실상 불가능했다. 가까스로 중형소방펌프차 4대가 좁은 길 사이에 비집고 들어가 진화작업을 벌일 수가 있었다. 하지만 비좁은 공간 탓에 소방대원들이 차량 사이 사이에 낀 채로 작업을 벌여야만 했다.


어쩔 수 없이 소방대원들은 일단 골목길에 주차된 차들을 빼기로 결정, 차주들을 불러냈다. 연락을 받고 부랴부랴 현장으로 나온 차주들은 화재현장 밖으로 모두 차를 뺐다. 승용차 1대는 심하게 훼손된 나머지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소방대원들이 힘을 모아 마지막으로 남은 차량 1대를 밀어내고서야 화재진화에 집중할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이 확보됐다. 주차된 차를 빼는 데만 20분 정도가 소요됐다고 소방관계자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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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소방서 관계자는 “불이 난 업체 내부에 가연성 물질이 많아 애를 먹은 것도 있지만 비좁은 골목길과 주차된 차량을 빼내느라 진화작업에 어려움을 겪은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날 화재는 발생한 지 6시간 만인 지난 12일 오전 3시 30분께 정리가 마무리됐다.

충북도소방본부에 따르면 도내에는 소방차 진입이 곤란한 지역이 21곳에 달한다. 그중 청주가 10곳으로 가장 많았다. 증평 5곳, 영동 4곳, 충주·제천 각 1곳으로 길이로 따지면 5.3㎞에 달한다.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지역은 중형펌프차가 들어가는 최소 도로 폭인 2.5m 이하 구간이거나 상습 주정차, 급경사 구간 등이다. 소방차의 진입이 어렵거나 불가능한 지역은 전국적으로도 1,469곳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샛별인턴기자 setja@sedaily.com

손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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