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최저임금을 인상함에 따라 전국적으로 1만명이 넘는 경비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실태조사 결과가 나왔다.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 6,470원보다 16.4% 오른 7,530원으로 결정됨에 따라 인건비가 늘어나게 됐고 곧 아파트 경비원 등의 해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15일 오전 민주노총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이 참여한 ‘서울지역 아파트 경비노동자 고용안정·처우개선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는 서울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해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추진위가 지난 2∼10일 서울지역 경비노동자 총 5,310명을 대면 조사한 결과 감원 없이 현업 근무가 확정된 인원은 2,196명에 이르렀다. 감원이 확정되거나 예상되는 인원은 139명으로 현업 유지 인원 대비 감원 예상비율은 5.9%로 나타났다. 아직 감원 여부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응답자는 2,418명으로 집계됐다. 감원 예상비율(5.9%)을 전체 경비노동자 인원(18만 명)에 적용해보면 전국적으로 1만715명이 해고 위기에 놓인 것이다. 서울지역에서만 3만5,000명 가운데 2,083명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
추진위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단지들은 12월 중순까지 대체로 감원 규모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경비노동자 고(故) 이만수씨의 분신 이후 경비노동자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감원에 신중해진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장 경비노동자 인력이 이미 줄어들 만큼 줄어든 상황이라 더는 줄이는 것이 불가하다”면서 “경비노동자의 노동 강도 강화가 심각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은평 뉴타운의 경우 345개 동의 근무자는 143명으로 교대 근무를 고려할 경우 1명이 평균 4.8개 동을 관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진위는 “경비노동자들이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일하면서도 해고 위기에 시달리고 있다”며 “편법적인 해고가 이뤄지는지 점검하고 장기적인 고용안정·처우개선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김연주인턴기자 yeonju185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