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묘한일상-집사가 되는 과정] <3>어떻게 데려올까

인터넷카페 통한 유기묘·가정 분양 활발

전문 브리더와 거래 땐 건강상태 체크를

묘한일상컷


잘 알지 못하는 일을 하게 되면 우린 종종 검색 엔진에 의존하게 됩니다. 뱐려묘를 데려올 때도 마찬가지일 수 있죠. 자신의 ‘이상형 고양이’를 찾고자 많은 사이트를 돌아다니고 직접 브리더, 애묘숍을 찾아 발품을 팔기도 합니다. 예쁘고 건강한 고양이를 적정한 가격으로 분양하는 곳도 많습니다. 또 분양 후 3~6개월간 고양이 건강상의 문제를 책임지는 곳도 있지요.

그러나 잦은 출산 등으로 어미묘를 혹사시켜 공장이라 불리는 곳에서 고양이를 받아오는 몰지각한 브리더의 존재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수의사 선생님들이 브리더를 통해 입양한 고양이를 더욱 세심하게 진찰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취향 존중’의 시대, 어떤 선택이든 사랑과 책임감만 있으면 되겠죠.

제가 대학에 다닐 시절, 교정엔 길고양이가 무척 많았습니다. 어미와 새끼가 함께 있는 고양이 가족도 있지만 어떤 새끼 고양이는 무리에서 떨어진 듯 구슬피 울며 돌아다니기도 했죠. 그런 고양이를 위해 먹을 것과 물을 챙겨주는 학우도 있었습니다. 한 후배는 “데려가지 못해 미안하다”며 한참을 울더니 며칠 후 작심한 듯 직접 데려가 기르기도 했습니다. 요새 이런 모습은 더욱 흔해졌습니다. 동물보호센터 활동도 활발하고 길고양이를 임시 보호하는 분들도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제 후배와 같은 ‘묻지마 입양’은 사람과 고양이 모두에게 올바른 선택은 아닐 겁니다. 특히 성묘의 경우엔 이미 자신만의 개성이 형성됐겠죠. 오랜 바깥 생활에 익숙해져 집에서의 생활에 적응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렇게 데려온 지인의 고양이가 사료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사람 음식만 먹으려는 경우도 봤습니다. 이런 측은지심도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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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 보호 중인 유기묘를 깐깐한 절차를 통해 분양하는 인터넷 카페. 입양 후에도 사후 조치를 요구하며 버려지는 악순환을 막고자 노력합니다.임시 보호 중인 유기묘를 깐깐한 절차를 통해 분양하는 인터넷 카페. 입양 후에도 사후 조치를 요구하며 버려지는 악순환을 막고자 노력합니다.


유명한 애묘인 인터넷 카페가 있습니다. 회원수 52만여명에 이르는 이곳의 입양 게시판은 전부 임시 보호자들의 글로 가득합니다. 접종을 비롯한 기본적 의료 조치를 끝낸 상태에서 2개월 이상의 고양이의 새 가족을 찾고 있죠. 생명이 버려지는 일이 없게끔 카페 운영진이 보호자의 글 업로드를 철저히 관리하고 입양자 역시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입양 후에도 성장 과정 ‘인증샷’도 필수죠. 그만큼 확실히 믿을 만한 고양이를 데려올 수 있겠습니다.

동물구조관리협회, 수의사, 관할 지자체 등과 연계, 실종된 고양이를 돌려주거나 새로운 가족을 찾아주는 모바일 앱입니다. 고양이뿐만 아니라 강아지, 햄스터, 도마뱀 등 각종 반려동물 역시 구조하기도 한답니다.동물구조관리협회, 수의사, 관할 지자체 등과 연계, 실종된 고양이를 돌려주거나 새로운 가족을 찾아주는 모바일 앱입니다. 고양이뿐만 아니라 강아지, 햄스터, 도마뱀 등 각종 반려동물 역시 구조하기도 한답니다.


유기묘 입양을 돕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도 다양합니다. 동물구조관리협회나 동물병원에서 보호 중인 고양이들이죠. 실종된 동물을 가족 품에 돌려주기도 하고 일정 기한이 지나면 원하는 이에게 분양합니다. 묘종·성격·신체 특이사항 등을 상세히 기술해 선택을 돕습니다.

개인 간 고양이 분양을 중개하는 인터넷 카페의 게시판. 다양한 묘종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접할 수 있지만 고양이의 건강 상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개인 간 고양이 분양을 중개하는 인터넷 카페의 게시판. 다양한 묘종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접할 수 있지만 고양이의 건강 상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암컷과 수컷 고양이를 기르는 가정에서 새끼를 분양하기도 합니다. 이런 가정 분양은 일부 ‘공장’ 출신의 고양이들보다는 튼튼한 경우가 많겠죠. 이를 중개하는 인터넷 카페도 있습니다. 때론 개인적 사정으로 새 가족을 찾는 글도 심심찮게 올라옵니다.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다양한 묘종을 전문숍보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거래합니다. 회원 간 댓글 소통, 정보공유도 가능해 ‘악덕 업자’의 진입을 일부 막기도 합니다. 다만 개인 간 거래이니 만큼 고양이의 건강을 확인하기엔 다소 애로가 있습니다. 거래 전 의료 책임에 관한 기간을 미리 매듭짓는 편이 깔끔하겠습니다.

반려묘를 데려오는 몇 가지 경로를 말씀드렸습니다. 어떤 선택이든 개인이 결정할 일이겠죠. 유기묘 입양만이 숭고한 것도, 비싼 돈을 들여 분양받았다고 지탄받을 일도 아닐 겁니다. 다만 처음 입양할 때의 책임감을 마지막 이별을 고할 때까지 잘 간직하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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