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일본 등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공모펀드가 다수 나왔지만 진정한 의미의 부동산펀드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대부분이 일본이나 미국 등 주식시장에 상장된 리츠에 투자하는 간접투자 펀드였다. 또 간혹 해외 부동산에 직접 투자하는 펀드가 만들어지기도 했지만 주로 사모로 설정돼 기관투자가들만 투자 기회를 누릴 수 있었다.
한국투자운용(대표 조홍래·사진)은 이 같은 부동산펀드 업계에서 국내 최초로 일본의 부동산 실물에 직접 투자하는 공모펀드를 출시하는 새로운 도전을 했고 이를 멋지게 성공시켰다. 이에 제2회 한국부동산금융대상에서 ‘올해의 부동산펀드’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한국투자운용이 일본 부동산 시장에 주목한 것은 지난 2013년 말부터다. 일본 부동산 시장은 장기 침체에 빠져 있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는 시장이었다. 그러나 한국투자운용은 서서히 변화하는 거시경제여건 변화 속에서 투자 기회를 찾아냈다. 아베노믹스가 겨냥하는 인플레이션, 중앙은행의 막대한 돈 풀기로 인한 초저금리가 한국투자운용이 주목한 투자 포인트였다. 한동우 한국투자운용 부장은 “미국·유럽은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 금리가 1.5~3.5% 선인 데 반해 일본은 0.6~0.8%에 불과해 레버리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며 “또 인플레이션은 자산가치를 상승시킨다는 점에서 임대수익 외에 자본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투자 아이디어를 내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이 효율적인 투자 집행이다. 특히나 개별 물건의 특성이 중요하고 거래비용이 많이 드는 부동산 투자는 더더욱 그렇다. 한국투자운용은 좋은 상업용 부동산을 찾아내기 위해 미쓰비시·미쓰이스미토모 등 대기업뿐 아니라 노무라증권, 부동산 브로커 등과의 네트워크 구축을 시작했다. 차근히 쌓은 네트워크를 통해 제안받아 검토한 물건만 수백건, 실제 가서 눈으로 확인한 물건은 80여건에 달한다. 일본과 한국의 신탁·회계·세무·법률·임대 운용사 등 10여곳이 넘는 관련 회사들과도 협상을 통해 보수를 최대한 절감하는 노하우 역시 쌓아왔다.
이렇게 기획단계부터 총 3년 반 만에 내놓은 펀드가 바로 ‘한국투자오피스 부동산투자신탁’이었다. 이 펀드는 하루 만에 모집금액 660억원의 두 배에 달하는 돈이 몰렸고 2호인 한국투자 도쿄중소형오피스 부동산투자신탁도 이틀 만에 공모 금액을 달성했다.
한국투자운용 관계자는 “이 펀드의 성공을 통해 일본 부동산투자 펀드에 대한 인식이 크게 달라지고 개인투자자들에게도 투자 기회를 제공하게 된 점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추가 펀드를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