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학습된 지진’ 울산 119 문의전화 4,500건에서 100건으로 급감

지난해 9월 12일 경북 경주시에서 발생한 규모 5.8의 지진 당시 진앙지와 가까웠던 울산은 119상황실로 4,500여 건의 문의 전화가 쏟아졌다. 일부 피해 신고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놀란 주민들이 상황 대처 방법을 묻거나 지진 여부 자체를 확인하는 내용이었다.

큰 지진을 겪은 지 1년. 15일 오후 경북 포항시에서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엔 울산 119상황실 문의전화가 100여 건에 불과하다. 진앙지와 거리가 멀고 규모도 작았지만, 실제 주민들이 느낀 흔들림은 줄어들지 않았다.

울산 중구에서 부동산업을 하는 김미선(44·여)씨는 “1층 사무실에 있는데 화분이 흔들거리고 유리창이 떨려 불안했다”며 “진동 시간은 지난해 경주 지진보다 훨씬 더 긴 1분간 흔들린 것 같았다”고 전했다. 이어 “긴급문자를 받아 규모를 보니 5.4로 경주 지진보다 약하다고 나왔지만, 실제 느낀 건 더 큰 것 같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럼에도 문의 전화가 감소한 것은 경주 지진 후 수백여 차례 계속된 여진에 시민들이 지진 행동 요령을 충분히 습득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 있다.

관련기사



울산소방본부 관계자는 “지난해 첫 지진엔 ‘이게 지진이 맞냐?’ 는 등의 확인과 함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문의하는 전화가 많았다”며 “여진이 이어질수록 이런 문의전화가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 기관의 대처도 빨라지고 있다. 이날 대전과 광주, 전남 등을 비롯해 진앙지에서 먼 지역은 지진보다 먼저 긴급재난문자을 받았다는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인근 지자체도 지역 주민에 대피 요령을 전파하고, 원전의 이상 유무도 챙겼다. 석유화학 업체를 비롯한 기업체도 자체 점검에 나서며 안전을 확인했다.

지진 당시 12층 아파트에 있었다는 주부 김효경(46)씨는 “집이 흔들리자 마자 ‘이번엔 좀 큰 지진이구나’하고 생각했다”며 “큰 흔들림이 끝나자마자 계단을 통해 아파트를 빠져 나왔다”고 침착하게 설명했다.

울산=장지승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