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자산운용사인 마스턴투자운용이 과거 수차례 매각이 무산된 대형 오피스빌딩 ‘서부금융센터’ 인수에 성공했다. 애초 매각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서울 주요 3대 권역(도심·여의도·강남)에서 벗어난 신도림에 위치한 자산이라는 점을 감안해 과도한 매각차익이 아닌 안정적인 배당이 가능한 상품을 만들어 기관투자가들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아울러 마스턴운용은 직접 지분을 출자해 기관들로부터 신뢰를 얻었다.
15일 부동산금융 업계에 따르면 마스턴운용이 설립하는 리츠는 서울시 구로구 새말로 97에 위치한 서부금융센터를 약 3,000억원에 매입했다. 공제회·증권사 등이 지분(equity) 투자자로 들어왔으며 주택도시기금도 후순위대출로 참여했다. 서부금융센터는 연면적 9만2,173㎡, 지하 7층~지상 40층 규모의 대형 오피스빌딩이다.
서부금융센터는 지난 2009년 싱가포르계 투자자인 아센다스가 국내 보험사들과 힘을 합쳐 인수했으며 그간 여러 차례 매각을 타진했으나 규모가 크고 서울 핵심 권역과는 떨어져 있어 투자자를 모으기가 쉽지 않았다.
마스턴운용은 서부금융센터가 지니고 있는 단점을 오히려 장점으로 바꿔 투자자를 유치했다. 서부금융센터가 위치한 서울 남서부 지역은 서울 주요 권역에 비해 임대료가 싸고 인천·부천 등 서부 경기권에서 출퇴근이 용이해 카드 회사들의 콜센터 등이 선호하는 지역이다. 서부금융센터도 이 같은 입지의 장점을 살려 콜센터 중심으로 30개 이상의 다양한 임차인을 유치하고 있다. 단일 임차인으로 구성된 오피스빌딩의 경우 임차인 이전 시 대규모 공실이 발생할 우려가 크지만 서부금융센터와 같이 다양한 임차인으로 구성된 빌딩은 공실률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같은 장점을 활용해 마스턴운용은 우선주 투자자들에게 연평균 6%대의 안정적인 배당을 줄 수 있는 상품을 만들어 자금을 모집했다. 이는 마스턴운용의 투자 역사상 가장 큰 시세차익을 거뒀던 광화문 센터포인트 투자와 정반대의 전략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부동산금융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역과 자산의 성격에 맞는 전략을 세워 투자자를 유치한 점이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마스턴운용이 직접 보통주를 출자하면서 우선주 투자자들의 리스크를 줄이고 신뢰도를 높인 점도 호평를 받고 있다.
한편 마스턴운용은 서부금융센터의 빌딩명을 ‘센터포인트 웨스트’로 변경할 예정이다.